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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표면에 남아 있는 충돌 크레이터

지구표면에는 170개가 넘는 큰 충돌 크레이터들이 남아있는데 이들은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것들이다. 왜냐하면 지구표면에서는 기상현상과 지질활동 등이 활발하게 일어나 크레이터의 흔적들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발견된 가장 큰 충돌 크레이터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는 브레드포트 크레이터이며 직경이 250~300km이다. 가장 오래된 것은 러시아 수아브야르비 크레이터(Suavjärvi crater)로 24억 년 전의 것이다.

운석 충돌은 원자폭탄을 능가하는 에너지를 방출한다

물체의 운동에너지는 속도의 제곱에 비례하는데 우주로부터 지구로 떨어지는 물체의 속도는 초속 10 km가 넘는다. 지구의 대기는 떨어지는 물체의 속도를 감속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무게가 1000톤을 넘으면 그 영향은 별로 크지 않아서 원자폭탄을 능가하는 큰 에너지가 방출된다.

커다란 운석이 대기권에 돌입하면 대기와의 마찰로 엄청난 열이 발생하여 온도가 극히 높아지고 압력도 높아져서 콘드라이트질 운석은 지표면에 닿기도 전에 파괴될 정도가 된다. 운석이 지표와 충돌하면 공기, 물, 암석 등이 압축되어 플라스마 상태로 바뀐 다음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며 식어간다. 이 때 충돌 부스러기들은 플라스마와 함께 주변에 뿌려지고 일부는 행성간 공간으로 올라가서 행성 주변을 떠돌다가 다시 떨어지기도 한다. 기화되었던 암석은 다시 응결되어 유리질로 된 물방울 모양의 텍타이트를 형성하여 넓은 지역에 흩뿌려진다. 거대한 운석이 바다에 떨어졌다면 해저밑바닥까지 도달하며 수십~수백 m 높이의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킨다.

만들어지는 충돌 크레이터의 지름은 운석 지름의 20~50배나 된다. 하지만 큰 충돌 크레이터 내에서 큰 운석이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고 크레이터 주변에서 동심원상으로 흩어진 매우 작은 파편으로 발견된다. 왜냐하면 큰 크레이터를 만들 정도로 강력한 충돌은 운석을 거의 증발시키거나 녹이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룡의 멸종은 치크수럽 크레이터를 만든 운석 충돌 때문?

약 6500만 년 전 백악기 말에는 공룡을 비롯한 지구생명체의 약 70%가 멸종하였는데, 이를 K-T 대량멸종 사건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그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1980년 미국의 알바레즈(Alvarez) 부자가 천체충돌이 K-T 대량멸종을 불러왔다는 주장을 제기하여 주목을 받았다. 그들의 주장은 천체의 충돌이 해일․지진․폭풍과 같은 천재지변을 유발하였고, 특히 충돌로 대기상층으로 솟아오른 먼지가 태양 빛을 완전히 가려서 한동안 지구를 어둡게 만들어 지구의 온도를 내려가게 하여 식물을 말라 죽게 만들고 동물도 멸종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는 것이다. 그 후 학자들은 당시의 천체충돌의 증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 현재는 시기와 규모가 일치하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 끝에 있는 치크수럽(Chicxulub) 크레이터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