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호이겐스 탐사선이 지난 2005년 토성의 최대 위성 타이탄에서 촬영한 사진 중에, 액체 방울 사진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17일 해외 과학 매체들의 화제에 올랐다.

애초 과학자들은 사진 속의 하얀 점들은 크기가 일정하고 가장자리가 매끄러워 빗방울처럼 보이지만 실은 우주선(宇宙線)이 남긴 자국일 뿐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런데 학술지 ‘이카루스’에 관련 논문을 게재한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의 에릭 카코슈카 등 연구팀의 주장에 따르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하얀 점들 중 맨 아래 것은 실제 액체 방울이다. 작은 점들(짧은 화살표)은 우주선의 노이즈 때문에 생긴 것이 맞지만 맨 아래 점 (긴 화살표)은 크기가 커서 우주선일 가능성은 없고 메탄 이슬방울이며 호이겐스 탐사선의 차가운 몸체에 생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호이겐스 탐사선은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지구 밖에 행성에서 액체 방울의 모습을 포착하는 쾌거를 이룬 셈이다. 얼음에 비해 액체가 생명체의 서식 공간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사진: 오른쪽 맨 아래의 긴 화살표가 가리키는 점이 ‘액체방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