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늘에서 붉은색 눈이 내려요’ 미국서 경찰출동 소동 > 초현상/초자연

[쿠키 톡톡] ‘우리나라는 함박눈, 미국은 붉은 눈’

2009년 마지막 날 미국에서 ‘붉은 눈’ 소동이 벌어졌다.

펜실베이니아주 힐타운 경찰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캘프론트 도로에 인접한 리버스 자동차길 주변에 온통 붉은색 눈이 내렸다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현지 매체인 필리버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매튜 라이스 경관은 “땅은 물론 지붕이고 풀밭이고 온통 붉그스름한 색의 눈이 덮여 있었다. 대체 뭔 일인지 당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라이스 경관은 혹시 비행기에서 뭔가 이상한 물질이 투척 됐나 싶어 연방항공국(FAA)에 문의까지 했다.

“땅에 있던 눈을 들어 살펴봤죠.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았어요.”

이상한 눈의 정체는 인근 주민이 인터넷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을 검색해본 이후에 밝혀졌다.

붉으스름한 눈은 잉크나 화학약품 등 인위적으로 제작되거나 인간의 혈액이 포함된 것이 아니었다. 생화학테러를 걱정한 주민들은 일단 안심했다.

이같은 현상은 ‘빙설조(Snow algae)’가 원인이었다.

즉 고산지대나 극지방에서 하절기에 주로 자라는 해조류가 물과 함께 증발돼 구름으로 떠다니다 지상으로 떨어질 때 각양각색의 빛을 띤다는 것이다.

조류의 종류에 따라 붉은색은 물론 초록색이나 노란색 등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붉은 눈의 경우 일부에서는 수박 냄새가 나 ‘수박 눈(watermelon snow)’으로도 불린다.

색깔이 있는 눈은 수천년 간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인식돼 왔다. 일부 학자들은 미네랄 성분이 섞였거나 특이한 암석에서 나온 물 때문인 것으로 주장했지만 19세기말 광학현미경이 발명된 이후 미스터리가 풀렸다.

인터넷에서는 주로 남극과 북극 등 극지방이나 고산지대에서나 관측되던 빙설조가 미국 주택가에서 발견된 현상을 놓고 올해 미국에 기후학적인 위기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target="_blank" rel="noreferrer noopener">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