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론 Part1 > 초현상/초자연

천사의 본성

천사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엇을 떠 올릴까? 착한 정령? 아기예수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아기의 모습? 이것은 우리가 천사의 극히 일부분의 속성만 본 것이다. '에녹書(Enoch)'같은 옛 문헌을 조금만 자세히 본다면 천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 무섭고 잔인한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들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들이 극도로 순수한 선(善)의 정점이라는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악한 모습을 보여도 가차없이 징벌을 내리는 것이다. 조금 과장되게 말한다면 판별력이 없는 로봇이라고나 할까? 선(善; 실제로는 선이 아니라 그들의 주인인 야훼의 뜻)이라는 프로그램만 입력된 컴퓨터인 것이다. 본격적인 천사얘기를 하기에 앞서 그로 인해 벌어진 무차별 적인 천사들의 만행(?)을 잠깐 짚고 넘어가 보자

그들에게 이렇게 당했다

<열왕기>에 보면 신의 뜻을 거역한 앗시리아 병사 18만 5천명이 거짓말 안 보태고 하룻밤 사이에 전멸당한 기록이 나온다. 무시무시하지 않은가? 또 <출애굽기>에 보면 이집트 사람의 장자와 가축을 학살한 예도 있다. 슬픈 일이다. 성미에 안 맞는다고 죽여버리다니...

천사들이 행한 가장 방대한 학살은 창세기의 대 홍수이다. 명목상으로는 타락한 인간을 없애기 위했다고는하나 나쁘게 말하면 수 틀린 주인의 명을 따른 것이다.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생물들이 멸종했겠는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천사도 계급이 있다?

그렇지만 따지고 보면 천사가 무슨 죄가 있겠는가? 주인이 하라면 해야지. 천사는 흔히 신의 사자, 신과 인간, 천국과 지상세계의 중재자라고 한다. 신의 영역이지만 이들도 조직이고 보니 엄한 위계가 있다. 하긴 신분제도를 타파하려던 임꺽정 집단 조차 두령과 졸개로 나뉘어 졌으니 도올 선생 말씀처럼 '계급'이라는 것은 없어질래야 없어질수 없는 영원한 테마인 것 같다.

어쨌든 천사들에게는 아홉가지의 품계가 있다고 한다. 상품3대, 중품3대, 하품3대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구성은 다음과 같다.

천사들의 계급표(chori angeli)

상품3대 천사계급
1. 치품천사(熾品天使): Seraphim
2. 지품천사(智品天使): Cherubim
3. 좌품천사(座品天使): Ofanim

중품3대 천사계급
4. 주품천사(主品天使): Dominions
5. 역품천사(力品天使): Virtues
6. 능품천사(能品天使):Puissance

하품3대 천사계급
7. 권품천사(權品天使): Principalites
8. 대천사(大天使): Archangel
9. 천사(天使): Angel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가장 윗 단계는 치품천사(熾品天使) 이다. 원어로는 세라핌(Seraphim)이라고 한다. 흔히들 알고 있듯 대천사가 가장 상위 그룹의 천사가 아니다. 대천사는 Archangels라고 해서 천사 품계의 8번째 일 뿐이다.

지금은 악마지만 그 유명한 루시퍼도 치품천사였다. 나중에 악마편에서 따로 설명하겠지만 루시퍼는 총 여섯쌍의 날개를 가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총 12개이다. 어쨌든 엄청나게 강한 천사였다고 하는데, 얼마나 강했으면 전 천사 병력의 1/3과 맞붙어도 모두 때려잡을 정도였다니 엄청나지 않은가? 말을 타면 종을 부리고 싶은 법, 힘이 있으니 권력을 잡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루시퍼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동료 천사들과 더불어 야훼(여호와)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격퇴를 당했던 것이다.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야훼의 용병술은 어찌보면 계산된 무자비라고 볼 수 도 있다. 조금만 딴 생각을 품거나 힘이 커지면 가차없이 타락천사라는 누명을 씌워 쫓아 보냈으니 말이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적으로 돌린 천사가 기록에 따라서 틀리지만 전 천사의 1/3이라고 하며, 좀 심한 문서에서는 90%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야훼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카리스마도 그렇고, 2인자를 인정하지 않는 정치구도 등이 특히 그렇다. 야훼는 아무리 생각해도 뛰어난 용병술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4대 천사의 면면

4대 천사하면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을 뜻한다. 문헌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여기에 카무엘, 요피엘, 샤티엘이 끼면 7대 천사가 되는 것이다. 신의 판결을 전달하는 사자인 대천사 미카엘은 칼을 가진 전사로 묘사되고, 신의 자비를 전달하는 대천사 가브리엘은 "수태고지(受胎告知)"의 그림에서 백합을 손에 들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신의 치유와 수호를 전달하는 대천사 라파엘은 호리병과 지팡이를 들고 있는 순례자의 모습이고, 대천사 우리엘은 신의 불, 예언, 지혜를 나타내는데 우주의 비밀이 담겨져 있는 두루마리 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선장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6-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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