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비 또 땀흘렸다'

[속보, 사회] 2004년 03월 17일 (수) 11:52




[일간스포츠 김정민 기자] '사명대사의 영험, 사상 초유의 3.12 탄핵정국을 예견했다(?)'

국가지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진 경남 밀양시 무안면 홍제사의 표충비(경상남도 지방문화재 15호)가 최근 2회에 걸쳐 많은 양의 땀을 쏟아낸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홍제사 관리인에 따르면 표충비는 지난달 21일 오후 9시부터 22일 오전 11시까지 30ℓ상당의 땀을 흘린 데 이어 같은달 29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약 20ℓ의 땀을 흘렸다. 지역 주민들은 표충비가 땀을 흘린 것과 관련, '사명대사의 영험이 100년 만의 3월 폭설로 인한 피해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등 국가의 흉사를 예견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진왜란에서 승병을 이끈 사명대사 유정의 충정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1742년 건립된 표충비는 화성암의 일종인 오석으로 만들어졌으며 높이 380cm, 너비 98cm의 대형비석. 특히 나라에 흉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려 '임진왜란 때 왜병을 물리친 사명대사의 구국충정이 변고를 미리 예언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표충비는 1894년 동학농민전쟁 때 땀을 흘린 것을 시작으로 1910년 한일합방, 1945년 8.15 광복, 1950년 한국전쟁, 1961년 5.16 쿠데타, 1979년 10.26 박정희 대통령 암살과 12.12 쿠데타, 1997년 IMF 환란 등 나라에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어김 없이 땀을 흘린 것으로 전해진다.


표충비의 땀에 대해서는 '자연현상을 교묘히 꿰어 맞춘 견강부회'라는 주장과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전자는 '비석이 염기성 화성암으로 만들어져 습기를 머금는 성질을 지녔고 이로 인해 바깥 온도와의 기온 차이가 5도 이상 나면 습기를 분출할 수 있다'며 '땀이 짭잘한 맛이 나는 것도 비석의 재질이 띄고 있는 염분이 수분에 녹아들은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표충비를 '신비의 비석'이라고 믿는 이들은 '일교차가 심하지 않은 한겨울에도 땀이 나며 얼지 않고 송송 맺혀 있는 데다 글자의 홈을 피해 아래로 흐르는 점'을 근거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라고 맞서고 있다. '표충비의 영험'을 믿는 이들은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국란이라는 IMF 구제금융을 전후로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며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진 사회 혼란이 IMF 환란에 못지 않은 국가적 재앙이 될 것임을 사명대사가 2차례에 걸쳐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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