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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렸다고? 무녀가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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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3건 조회 1,800회 작성일 08-11-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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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귀신 불러들인 여인의 외로운 눈물

【서울=뉴시스】

◇재미있는 귀신 이야기

그녀와 처음 마주 앉았을 때 그녀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듯했다. 멍한 두 눈으로 한참 동안이나 허공을 바라보던 그녀가 먼저 말을 꺼냈다. “얼마 전에 다른 곳에서 점을 봤는데요, 신이 온다고 신을 받으라고 해서요.” 그녀의 작은 입에서 안타까운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신을 받는 일은 하고 싶다고 해서 또는 하기 싫다고 해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사주를 알려 주세요.”

나는 감정에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이런 일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종종 자신에게 신이 내린다고 혼동하는 사람들을 봐왔기 때문이다.

30대 초반의 그녀의 사주에는 외로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작은 체구의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니 그녀의 외로움과 고독함이 내 손끝으로 전해져 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 들어오는 힘없고 지친 두 영혼들의 모습이 보였다. 두 영혼은 약을 먹고 죽었는지 괴로운 표정으로 입으로 피를 토하며 들어와 그녀 뒤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녀에게 말을 건네는 동안에도 수없이 많은 영혼들이 그녀의 뒤를 따라왔고, 아무 연고 없는 영혼들조차 그녀를 따라와 그녀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듯했다.

“부모님께서 약을 드시고 돌아가셨네요.” 그녀는 내 말에 혼란스러워 했다. “꿈이 잘 맞거나 죽은 사람이 눈에 보인다고 해서 모두 다 신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착각할 수 있을 법하게 K씨에게 수많은 영가들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은 아닙니다.”

그녀가 무엇인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어린 시절에 그녀의 부모는 자살했고, 혼자 남겨진 그녀는 할머니에게 맡겨져 자라왔다고 했다.

“할머니와 지내던 어느날 꿈을 꾸었는데요, 꿈속에서 엄마가 나타났었어요. 엄마가 자꾸 손에 무언가를 쥐어주고 사라지시곤 했어요. 그리고 난 뒤 얼마 후부터 조금씩 귀신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처음 봤던 영혼은 꼬마 아이였는데 대문 뒤에 숨어서 저를 훔쳐보더라구요.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어요. 이후로 동네에 초상이 나거나 친구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그 영혼이 제 눈에는 꼭 보이곤 했어요. 그리고 어느 곳에서든지 점을 보거나 하면 신내림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곤 했는데요, 며칠 전에도 꿈자리가 하도 어수선 해서 점을 보러 갔더니 신내림 굿을 하라고 하길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여기까지 왔어요.”

그녀의 목이 메어왔다. 마침내 힘 없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울음을 터트렸다. 귀신은 자신을 찾고 알아주는 것을 좋아한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홀로 세상에 남겨진 그녀는 혼자 외로움을 견디고 살아남아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외로움을 달래고자 스스로 귀신을 불러 들인 듯했다.

어린 소녀의 순수한 마음이 이승을 떠도는 수많은 귀신과 친구가 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부터는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가 희미해졌던 것 같았다.

“산 사람은 이승에서 살고 죽은 사람은 저승에서 살아야지요. 주변에 맴돌고 있는 죽은 영혼들을 떠나보내시구요, 살아 있는 사람들을 만나세요.”

며칠 뒤 그녀와 나는 천도재를 지내기 위해 산에 올랐다. 굿을 하는 동안에도 그녀는 자신 에게 머물러 있던 영혼이 떠나가는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 하며 울고 또 울었다. 굿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내게 말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이력서를 써야겠어요. 그동안 너무 오래 일을 안 했어요. 취직부터 하려구요. 돈도 벌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 보려구요.”

어차피 슬픔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인 듯하다. 그녀가 앞으로 외로움을 잘 견디고 살아가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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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혼땅님의 댓글

혼땅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신이 내린다는 건 별 믿기지가 않습니다. 무슨 최영 장군이니 맥아더 장군이니 신령님이니 영 신통치 않아서...이런 분들이 어디 그리 할 일이 없어서 인간계에 내려와서 그러겠어요? 신이 참 할 일도 없다 여겨집니다. <br />개인적으로 이런 신 내림은 정말 신이 아닌 잡귀, 기타 지박령들의 소행이 아닐까 하네요. 물론 영적 세계가 있다는 전제하에서요..

사회병리약자님의 댓글

혼땅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잡귀가 선신으로 행세하는걸 무슨 눈으로 가려낸단 말입니까. 잡귀들로 가득찬 세상이니 조심해야지요. 공자님이 멀리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잡귀들린 무당네들 천지인걸 모르는줄 아시오? 잡귀도 사람 뒤안길 어느 정도는 알지않습니까. 미래를 안다고요? 미래는 고정되있지 않다고 최고높은 신이 얘기했습니다. 만만하니까 달려드는것 아닙니까. 기운이 강하면 범접못한다고 하쟎아요? 양기로 가득하면 근처에 오지도 못할것들이. 사람이 중심이지 귀신이 중심 아닙니다. 기독유치교처럼 무조건 부정하란것도 아닙니다. 자기가 높아져야지 이런것들을 가려내고 잡귀들로부터 자유로워질수 있다는 법칙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조상과 자손문제가 큰건데 마찬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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