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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를 물리치는 조선의 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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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환도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8회 작성일 06-10-02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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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요원님께서 재앙과 사귀를 물리치는 칼의 위력에 대해 더 잘알고 싶다고 하신 글이 마음에 남아있어서, 앞에 설명드렸던 신령한 힘을 가진 칼과 왜 그 칼들이 그러한 위력을 갖게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올립니다.

단, 이글의 내용들은 기존의 글들과는 달리, 괴력난신 관련 이야기라기 보다는 칼이라는 기물이 어떤 원리로서 벽사의 힘을 갖게 되고, 조상님들은 어떤 정신적, 철학적 체계하에 그러한 힘을 깃들이고자 했는지에 관한 설명입니다. 경험담류의 어느 정도 재미있는 이야기적 요소가 아닌, 학술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들이라 조금은 읽는데, 지루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벽사의 기물에 대한 원리를 안다는 것은 영혼, 신령과 같은 신이한 존재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근본적이고, 필수적인 지식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올리오니 넓은 이해 있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순양검이란 칼이 있습니다. 순양검은 말 그대로 순수한 '양(陽)'의 기운이 깃든 칼이며, 그 순양(純陽)의 힘으로 재앙을 막고, 귀신을 물리치는 힘을 갖춘 칼입니다. 순양검에 관한 기록은 중국 25사 중 송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송사' 열선전, 여동빈 조에 나옵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 .....(상략)..... 관서지방의 은자(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지내는 사람) 여동빈은 검술을 알았다.... 여동빈은 신령으로 부터 검술을 전수받아 요귀를 베고(斬妖) 마를 물리쳤다(除魔).... (하략)..... "

여동빈은 신인으로 부터 검술을 배웠고, 그 검술로서 '참요제마' 했다는 것인데 그가 사용했다는 칼이 특별한 칼이었습니다. 그 칼은,

" ..... (상략)..... 남쪽의 협사들을 살펴보면 여동빈이 이 검을 애호하였는데, (이는) 순양검으로서 간사함을 제거하고(除奸) 악을 없앴다(鋤惡)....(하략)..... "



즉, 여동빈이 사용했던 칼은 순양검으로, 순양검은 '요귀(사귀)를 베고, 마(재앙)를 물리치며, 간사함(삿됨)을 제거하고, 악을 없애는 능력'을 담고 있는 칼입니다.

이러한 여동빈이 사용했던 순양검의 능력은 앞에 이름들었던 사인검, 삼인검등과 비교됩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사인검, 삼인검 관련기록인 '재앙을 물리치는 도구(연산군 실록 7년의 기사), 재앙을 물리치기 위한 것(중종실록 37년의 기사), 사귀를 물리칠 수 있다(숙종실록 12년의 기사)와 같은 내용에서 볼 수 있듯이, 사인검, 삼인검을 만든 목적과 용도, 칼이 가진 위력이 순양검의 그것과 기본적으로 일치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순양검의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 순양검은 사상(일월성신)과 주역의 이치가 들어있는 칼로서 인의(仁義)로 나라 다스림을 이루게 한다."

라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 설명드리겠지만, 사인검, 삼인검과 같은 인검의 오행분류상 성질은 '의(義)' 이고, 사진검, 삼진검과 같은 진검의 오행분류상 성질은 '인(仁)' 인것 또한 순양검의 정의속에 규정된 속성과 그대로 일치합니다. 이와 같은 순양검과 조선의 인검, 진검간의 일치점과 공통분모등을 비교, 판단한다면 조선의 인검과 진검은 고대로 부터 내려오는 동양의 순양검 개념과 기능이 계승 발전된 또 다른 형식의 '조선식 순양검' 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어떻게 인검과 진검이 순양검으로서의 힘을 얻고, 재앙과 사귀를 물리치는 벽사의 위력을 갖추게 되는가에 대한 부분인데, 그 힘을 얻기 위해 조선에서는 음양오행과 천간지지를 기본으로 한 동양철학의 원리를 적용했던 것입니다.

그럼, 사인검, 사진검에 관한 이해를 위하여 기본적인 사항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사인검은 인년(寅年), 인월(寅月), 인일(寅日), 인시(寅時) 에 제작되는 칼이고, 사진검은 진년(辰년), 진월(辰月), 진일(辰日), 진시(辰時) 에 제작되는 칼입니다.

'인'은 호랑이, '진'은 용을 의미한다는 것은 이미 아실것이며, 년월일시를 맟추어 제작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칼을 제작하게 되면, 칼을 만드는 시기는 통상 12년 마다 돌아오게 됩니다. 단, 인년, 인월은 한해에 한번이지만, 인일은 주기에 따라 인월에 두번내지 세번 생깁니다. 인시는 인일에서 한번이므로, 사인검을 만들 수 있는 때는 인년인월에 두번내지 세번이 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인시(寅時)'는 통상 2시간이며, 이 두시간내에 칼에 관한 제작이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칼날' 만을 두드려 만들게 됩니다. 즉, 칼의 핵심인 칼날에 순양의 기운과 정기를 불어넣기 위한 작업만 이루어 지게 되는 겁니다. 인시의 시간안에 순양의 칼날을 완성하게 되면, 나중에 두세달간에 걸쳐, 장식을 만들고, 칼날에 입사를 하고, 칼날의 표면연마와 날세우기 등을 하면서 마무리 작업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즉, 세간에서 말하는 '두시간에 걸쳐 사인검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칼날만을 의미하는 것이며, 그것도 표면연마나 광택처리가 안된, 원초적인 칼날의 형태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결코 즉시 사용가능한 모든 내장과 외장까지의 결합이 끝난, 세팅이 완료된 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인검, 삼인검에 대한 인터넷의 설에는 부정확한 내용과 억측, 허구의 상상력이 동원된 내용이 많으므로, 이러한 내용을 잘못 이해하시면 그 실체를 제대로 이해하기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설들을 만든 주체가 문헌과 기물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미비한 상태에서 다른 이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무책임하게 써버린 내용을 재탕, 삼탕하고, 그것을 다시 한데모아 짜집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어떤 경우는, 무기에 대한 책자에서도 그대로 설을 답습한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런 경우는, 학계의 논문을 카피하여 문헌과 이론을 베끼는 가운데, 자신의 모방을 감추기 위하여 또다른 허위의 추론을 더하여, 더더욱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진위와 옥석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속설에 대한 부분은 차후 기회가 된다면, 이번 글에 올려드린 내용이 완료된 후 다시 한번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첫글을 여기서 마무리 하고 빠른 시간내에 두번째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두번째 글은 사인검, 사진검에 순양의 기운이 깃들어지는 원리에 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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