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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대교 괴담흉흉 '어찌하오리까'


[스포츠서울] 또다시 한강, 그리고 반포대교….

4월13일 오후 한 불량만두 제조업체 사장이 반포대교에서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한 가운데 ‘반포대교 괴담’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과 서초구 반포동을 잇는 반포대교에서는 올 들어 3월 11일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4월 29일 박태영 전남지사가 몸을 던졌고, 지난 4일에는 이준원 파주시장이 투신 자살했다.

대형사건에 연관된 사회 지도급 인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투신하자 인근 주민들은 ‘무서워서 밤길 통행을 자제한다’ ‘한강둔치에 나가 반포대교를 보면 왠지 오싹하다’며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승용차로 송파구 방이동에서 서울 시청으로 출퇴근하는 김진중씨(42)는 “예전에는 반포대교를 거너 시내로 들어오곤 했는데 요즘에는 동호대교나 한남대교를 이용한다”며 “왠지 반포대교는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신모씨(33)는 “잊어질 만하면 발생하는 투신 사건으로 솔직히 불안하다“며 “동네와 인접한 다리에서 투신자살 사건이 자주 일어나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일부 풍수연구가들은 반포대교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2001년 7월 서초구 원지동 일대가 화장장인 추모공원 용지로 선정된 이후 ‘청계산의 기’를 흔들어 놓아 풍수에 어긋났기 때문이라는 것. 예부터 청계산에는 묘를 쓰지 않는 것이 관습이었고, 현재 이곳에 남아 있는 6기의 묘도 후손이 끊기는 등 자손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모공원 건립 논의 자체가 청계산 풍수를 혼란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현재 추모공원 건립은 주민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런가 하면 심리적인 혼란상태가 반포대교를 투신자살 장소로 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반포대교 남단에는 법원이 자리잡고 있어 각종 조사를 받으러 가거나 조사를 받은 뒤 울적한 상태에서 다리를 건널 때 ‘일을 저지른다’는 것.

용인정신병원 하지현 진료과장은 “사회적인 관심을 받던 인사들은 은연중에 자신의 답답한 처지를 알리려고 반포대교를 택할 수 있다”며 “일반인은 유명인이 죽은 다음 동조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 때문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부쩍 투신자살이 늘자 관할인 용산경찰서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또 반포대교인가’라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용산서 생활안전계 모 경장은 “8일부터 2인 1조로 오후 1~5시에 순찰을 한다”며 “순찰할 때마다 으스스한 기분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리 난간이 1.2m로 너무 낮아 난간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돌할머니’로 알려진 역술인 김백순씨(52)는 “먼저 간 귀신이 이곳을 지나는 사람을 잡아당긴다”며 “천도제와 용신제를 지내야 한다”고 역술인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원한기자 raz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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