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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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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1건 조회 3,126회 작성일 01-03-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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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사바의 뜻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중 고등학교의 풍습이 하나 있다. 바로 "분신사마"이다.

삼삼오오 모여 볼펜을 손에 쥔 학생을 중심으로 둘러 앉아 귀신을 불러내는 장면.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자신은 정작 겁이나서 하지 못하고, 늘상 하는 친구가 따로 있었던 것도 이 소환술의 특징이기도 하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

이 주문에서 오잇데 구다사이(お言で くたさい)는 일본어의 "말씀 해 주십시요"라는 뜻이 확실하지만 분신사바 또는 분신사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오딧세이 그라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정확하지 않다. 오잇데 구다사이가 정확한 주문임을 밝히는 바이다.)

우선 <분신>이 分身인지 焚身인지 명확하지 않다. 처음의 分身도, 주문을 외우는 자신의 몸을 나눈다는 뜻과 어떤 귀신의 分身을 뜻하는 것으로 나뉘어 진다. 그리고 焚身도 자신의 몸을 焚身해서(불태워서) 바친다는 뜻으로 쓴 것인지 아니면 焚身死한 귀신(불타 죽은 귀신)을 뜻하는 것인지도 확실치 않다.

사바 또는 사마는 더욱 미궁이다. 어떤 사람들은 불교에서 쓰이는 주문 중 사바세계를 뜻하는 "사바"를 뜻한다는 사람도 있으며 "사바"가 "삽아(揷我)"라는 사람도 있다. 만약 사바를 삽아로 본다면 分身揷我라는 뜻은, "어떤 分身에게 나를 삽입(揷入)시킨다" 즉, 빙의당한다는 소리로 볼 수 있다. 또는 "내 몸을 나누어 나를 (귀신에게)삽입시킨다"로 볼 수도 있는데 뜻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사바가 아니라 사마라는 사람은 그것은 일본어 "상"의 높임말이라고도 한다. "분신님이시여 어서 오십시오." 또는 "불에 타죽은 귀신이시여 어서 오십시오" 정도로 해석 될 수 있겠다.



"분신사바"하는 방법

이 분신사바를 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3∼4명이 둘러앉은 다음 영매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주위를 집중시키고 귀신을 부르는데 우선 흰 종이위에 볼펜을 수직으로 들고 영매역할을 할 친구가 그 손을 또 잡는다.

그 다음 오른쪽으로 3번 원을 그리며 주문을 외운다. 귀신이 왔으면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다시 귀신을 돌려 보내는 형식으로 이뤄진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빨간색 펜을 이용해 ○×로 귀신을 불러 내는 것이다. 귀신을 부르는 공통주술인 `분신사바분신사바 오잇데 구다사이'를 외우면 주위에 있는 한사람이 빨간펜을 든 영매의 손을 잡는다. 영매의 손이 떨릴때까지 기다린다. 팔이 떨리기 시작하면 귀신이 온 것을 의미한다.


그때 주위사람이 영매에게 궁금한 질문을 한다. `대학을 가겠느냐?', `오래 살겠느냐?', `현재 여자친구와 나중에 결혼할 수 있겠느냐?' 등 등. 그러면 빨간펜이 ○,×로 이동해 가능여부를 판가름해준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종이의 상하에 ㄱ,ㄴ,ㄷ,ㄹ, 등의 자 모음과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써놓은 글자판을 만든다. 주문을 외어 귀신을 불러낸 다음 구체적인 이름이나 숫자를 묻는다. 예를 들어 '미래의 남편의 성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을 때 '김'씨가 대답이면 영매의 손이 ㄱ,ㅣ, ㅁ의 순으로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 분신사바의 주술은 전형적인 영 소환술이라고 볼 수 있다.



분신사바와 심리분석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이 귀신부르기가 계속 유행하고 있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청소년기의 학생들이 갖기 쉬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이런 방법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한가지 주목해야 될 것은 요즘 현대인들이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고 무엇인가에 의지하려고 하는 의존성의 표출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같은 또래의 친구들외에는 대화의 통로가 막힌 상태여서 더 그렇다. 어찌보면 이들의 고민을 제대로 들어주지 못하는 기성세대와 사회가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이 영 소환술에 빠져드는 학생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겁이 나기도 하지만 점괘가 맞아떨어질 때의 쾌감 때문에 쉽게 그만두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것을 바꿔 말하면, 자신의 말을 충실히 들어주고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귀신이 부모나 친구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소리이다.

다음 회에선 분신사바 귀신의 특징과 외국의 귀신 소환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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