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령 > 유령/혼령/유령

최근 들어서 수호령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렇지만 누구나 수호령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못된 짓을 일삼고 남을 위하여 일하는 체 하면서 사실은 땅을 가지고 투기를 일삼는 등 사리사욕에만 급급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유형의 사람에게는 수호령이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못된 짓을 많이 한 조상령이나 그밖의 악인연을 가진 영혼들이 가까이에 다가와서 그들로 하여금 더욱더 욕망을 부추겨서 나쁜 짓을 하게 만들고 종말에 가서는 그들이 과거세에서 그랬던 것처럼 사회적인 생명력을 상실하게 만든다. 본인은 그런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게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이렇게 충고한다.
"댁에게는 욕심이 많은 조상령들이 수호령이랍시고 엄청나게 많이 따라 다니는군요. 지금은 괜찮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폐단이 점점 커질텐데 나중에는 어쩌시렵니까 ?"
하지만 당사자들은 그런 나의 경고를 듣고서도 감당할 수 없는 나쁜 일을 저지르고는 나중에 다시 나타나는 일이 많다. 하지만 욕심으로 가득찬 수호령은 진정한 수호령이 아니므로 끝끝내 따라 다니며 당사자의 헛된 욕심을 역이용하며 전생에서의 탐욕을 다시금 실현하려고 애쓴다.
이처럼 해로운 영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도움을 주는 영혼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다시금 영혼의 세계를 되돌아 보게 만든다. 여기서 말하는 해로운 영혼이란 지금까지 밝혀온 원한령이라든가 지박령 또는 음란령 같은 유형의 영체들인데, 대체로 탐욕에 젖은 상태 그대로 영계에 머물면서 우리 같은 현계의 인간을 욕망으로 유혹하여 결과적으로 해치고 마는 일이 많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도움을 주는 영혼도 무수히 많다. 우리는 그러한 우호적인 영혼을 가리켜 수호령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수호령의 성공적인 도움과 본인의 정성 어린 노력은 때때로 기적과 같은 성공을 이룩해 내는 일이 많다. 여기서 하나의 사례를 들어보자.

전세계에 명성을 떨치고 있는 H그룹의 C회장은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어머니는 40여년전 한일은행 삼선교 지점에서 식당 일을 책임 맡고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인심이 후했던지 은행원들은 모두 그녀를 어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직원들이 배가 고프다고 하면 근무시간이 아니라도 밥을 정성껏 준비하여 먹여주고, 이따금 누릉지도 긁어 가지고 서비스 해주는 마음씨 좋은 아줌마였다. 그뿐 아니라 조석으로 찾아오는 거지에게도 음식을 대접해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었다. C회장의 어머니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녀의 공덕으로 현재의 H그룹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말하자면 조상의 공덕이 훌륭한 기업가를 키워내게 한 밑거름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처럼 인심이 후한 어머니가 나오게 되기까지는 그 집안의 조상들이 가진 인자한 심성과 후덕함이 또한 그 몇 백배 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조상령들과 그 집안 사람들이 베푼 공덕의 은혜를 잊지 못하는 다른 수호령들이 C회장을 돌보게 된 것도 사실은 그 어머니의 자비로운 마음씨 때문이었다. 60년대 중엽에 C회장 형제가 월남에서 운수사업으로 큰돈을 모을 때, 수없이 많은 사람이 그들을 에워싸고 포탄이 날아오는 가운데서도 생명을 지켜 주었으며 목숨을 바쳐 오늘의 H그룹이 생길수 있는 모태를 형성해 주었다. 50년대초반에 인천에서 조그마한 운송업을 운영하던 시대와는 차원이 다른 수호령들의 도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H그룹도 이제 세월이 흘러서 당시의 창업공신들이 자리를 물러 나야할 시점에 이르러 모두들 2세를 위한 퇴진을 서두르고 있다. 무상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혹시 조상의 공덕과 더불어 나타났던 많은 수호령의 퇴진도 함께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 왜냐하면 개인이건 기업이건 간에 순조롭게 성장발전하며 잘 되어 나가다가 갑자기 쇠퇴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때까지 그를 지켜주던 수호령이 갑자기 떠나는데 있기 때문이다. 수호령들은 외부의 인사들을 간접적으로 후원하도록 동원하여 그 기업이 성장하는 촉진역할을 해줄 뿐만이 아니라, 중대한 기로에 섰을 때에 기업의 총수로 하여금 현명한 판단을 하도록 그의 마음 속에서 충분한 상담역할을 담당해 낸다. 그뿐 아니라 정치적인 바람이 강하게 불어 닥칠 때는 그런 위기를 막아줄 사람을 만나게 만든다.

옛날 우리의 선현들이 벼슬길에 나서기에 앞서 반드시 사당에 절을 하고 목숨을 바쳐 나라에 충성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거나, 장군이 출사에 앞서 종묘사직에 그 뜻을 미리 올리고 호국신장에게 배례하던 일도 단순한 미신적 행사라고만 치부하기 어렵다. 그렇게 수호령들에게 다짐을 함으로써 더욱더 마음을 굳건히 하고 신명을 바쳐 임무를 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현대생활에서 종교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이와 같은 수호령적인 의미를 무시하고는 참으로 수용하기 힘든 것이다. 위대한 신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인간적으로 잘 형성된 사람에게만 해당된다. 악인에게는 악령이 도움을 주고 선인에게는 선령이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출처 : (http://cafe.daum.net/singi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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