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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혈귀를 물리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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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수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212회 작성일 02-08-0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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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큘라 전설이 서양의 흡혈귀 전설이라면 동양에는 강시라고 하는 중국의 귀신이 있다. 이런 귀신의 공통점은 산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흡혈이 거의 불가능해진 요즘 그 귀신들은 짐승의 피를 빨기 시작했다. 흡혈귀신이 붙은 여자를 고쳐준 일이 있어 여기에 소개해 본다 >


다녀간 사람의 소개로 법장을 찾아 온 30후반 여자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않았다. 어딘가 시무룩하고 화가 난 얼굴로 연방 껌을 씹어 댔다.
껌 씹는 여자가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초면의 사람을 대할 때 예의에 어긋나고 그 사람의 인품이 낮다는 것을 은연중에 암시한다.

그러더니 하는 말이 정말 당돌하다.

" 선생님은 하루에 몇 번 여자를 만나십니까 ? "

난데없이 무슨 말인가 싶었다. 잘못 들은 말 같아 되물었다.

" 선생님은 하루에 여자 손님을 몇 번 만나십니까 ?"

눈동자에 희미한 살기를 품은 여자가 갑자기 당돌하고 의미도 없는 질문을 하니까 이는 필시 귀신이 시키는 대로 말하는 것이다.


법장은 마음을 꿰뚫어 보는 독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심의 경지는 말을 하지 않고 하는 무언의 독심과, 말을 하면서 하는 <대화병행독심>이 있다.

그러나 그 여자는 가만히 앉아서 이번에는 핸드백에서 뭔가 꺼내 들고 껌을 뱉어 재떨이에 버리더니 쭉쭉 빨아먹는다.

" 이 봐요. 운명을 보러 왔으면 정중하게 생년월일을 대고 가만히 물을 것을 챙기면 되지 여기가 식당이요 아니면 휴게실이요 ? 이게 뭐하는 짓이요 ? 그럴려거든 나가시요."

그러자 그 여자는 제 정신을 차린 듯이 마시던 우유 팩을 내려놓고서는 법장을 유심히 관찰한다.

다음 순간에 여자의 마음이 들여다보이는 것이다.

---" 저는 피를 마시고 싶어요. 피를 마시고 싶어요. 저는 피가 없으면 못 살아요---"---

"원 세상에 이런 귀신이 다 있는가 ? 흡혈귀가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진짜로 내 앞에 나타나다니"

법정은 머리를 가로 저었다. 여자는 뱃속에 흡혈귀신을 안고 살아가는 중이었다.

놀랍게도 투시해 보니까 우유팩속에 담은 것은 우유가 아니라 시뻘건 짐승 피였다.
말을 이어가는 여자의 입술에서는 피가 엉긴 자국이 선명하게 비쳐 보이며 법장의 시야를 흐려 놓았다.
그리고 뱃속에서는 귀신이 그 피를 받아먹고 있다.

말하자면 징그럽고 자극적인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영력이 흔들리게 하려는 흡혈귀의 수작이었다.

그렇지만 법장은 속내를 이미 간파하고 있는 터라 진지하게 받아넘기면서 미스전이라고 자칭하는 여자의 시선을 내리꽂듯이 계속 응시하며 다음 단계로 들어갔다.


귀신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는 일념으로 영세계에 숨어 있는 그 자를 불러내었다.

" 나를 보려고 하는가 ?"

이윽고 그의 말이 들려왔다. 그 남자는 흰 가운을 입고 있었다.

" 너는 누구이기에 이 여자에게 씌여져서 매일 피를 빨고 있느냐 ? 고얀 놈이구나 !"

흡혈귀신은 법장을 슬쩍 쳐다보다가 다시 그녀의 뱃속으로 숨어들었다. 이번에는 불러내어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꺼내 보려면 꺼내 보라는 귀신의 배짱인 것이다.

그때 갑자기 미스천은 나뒹굴면서 소리 질렀다.

" 아이구 배야. 아이구 배야---응 응 "

신음 소리와 함께 나뒹굴면서 입에서는 피거품을 토해 낸다.

법장은 빨리 제자를 불러 그녀를 일으켜 앉히고 물을 먹였다.

소향(蘇香)을 달인 물이라서 웬만한 잡귀들은 이 물을 마시면 이내 곯아떨어지게 되어있다.
그녀의 몸속에서 흡혈귀가 활동을 멈춘 동안 그녀에게 일이 어찌된 것인지 자초지종을 물었다.

" 저는 병원의 간호사였습니다. 그때 같은 병원에서 알게된 외과의사와 사랑하게 되었어요. 우리 둘은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했어요. 그분은 50줄이고 부인이 계셨는데 나이가 많아서 저를 사랑하기에 너무나 힘이 달려 보이기에 우리는 함께 주말마다 강원도 산장으로 사슴피를 마시러 다녔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분이 교통사고를 당하여 반신불수가 되더니 일년쯤 지나서 죽고 말았어요. 저는 그때부터 이상한 버릇이 하나 생겼어요. 아니죠. 저는 사슴피든 자라피든 생피를 마셔야만 기운을 차리는 이상한 병에 걸리고 말았어요 "


미스 전은 아무리 보아도 20대 후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아주 젊은 피부와 용모를 가지고 있었으나, 어딘가 모르게 음습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양쪽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법장은 귀기로 밖에 볼 수 없는 그녀의 용태를 빨리 고쳐야 귀신이 자리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귀신이 거처할 집을 고쳐야만 빠른 시간 내에 이 병이 나을 수 있다는 확신에서 그녀의 영적 장애가 되는 빙의성 아스트랄체(겉으로 드러난 기체)를 걷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흡혈귀가 가장 싫어하는 빛을 그녀에게 쏘였다.

태양광과 적외선을 번갈아 가면서 비추자 이윽고 그 정체를 드러내면서 밖으로 뛰쳐나왔다.

-- 니가 나를 죽이는구나, 남의 애인을 빼앗으려고 그러는 거지 ? 내 애인을 뺏었다가는 그냥 두지 않을 거야 !"

법장의 눈에는 흡혈귀신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가련한 존재인데도 아직 그는 자신이 마치 살아 있는 남성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의 애인을 마음대로 뺏어 가려는 수작을 벌인다고 까지 생각한다.

" 야이 미친 잡귀신아. 네 놈이 이 여자에게 못된 버릇을 들여서 흡혈귀로 만들어 놓고나서 지금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기생충 같이 붙어 있냐 ? 야, 이 못된 썩을 놈의 잡귀야 !"

적외선이 강한 투사력에 몸을 가누지 못하던 흡혈귀신은 법장의 목을 향하여 세차게 밀쳐 들어오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달려들려는 순간 영체가 파괴되어 갈갈이 찢긴 채 허공으로 분산되면서 파령이 끝나버렸다.

그러자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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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엽님의 댓글

조수범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자 그녀는 목을 축 늘어뜨리면서 그제서야 오랜 시간의 빙의에서 벗어나 빙그레 웃기 시작했다.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2년을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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