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전자계산기 > 초능력/최면

톰 파라라고 하는 70세의 이 늙은 노예는 교육을 받은 적도 없지만 현대문명의 이기라 할 전자계산기도 못 미칠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톰 노인은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노예상인에게 잡혀 버지니아로 팔려갔다. 60세가 될 때까지 방아를 찧는 일 이외에는 이렇다 할 특별한 일을 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1779년 8월, 어느 무더운 날 오후 톰은 버지니아 농원의 울타리 한 모퉁이에 서서 감독이 다른 작업을 지시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누더기를 걸친 일곱 명의 노예와 함께 감독과 농장주가 복잡한 계산을 하느라고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을 지켜보며 참을성 있게, 그리고 묵묵히 서있었다.
이 농장에서 생산되는 곡물을 담배의 시가로 환산하면 얼마가 되는가?
농장주는 그 나름대로 하나의 계산이 나왔고 감독은 감독대로 다른 계산이 나왔다.
두 사람모두 다른 면에서는 명석한 판단력으로 예리하게 일을 처리하면서도 계산에는 밝지 못했다. 몇 번인가 서로의 계산을 대조하다가 입씨름이 오가고 끝내는 욕지거리를 하며 서류를 내동댕이쳤다.
톰 노인은 좀 낡은 펠트 모자에 손을 대면서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나으리."
하고 그는 주눅들린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그 계산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
깜짝 놀란 농장주는 더 가까이 오게 해서 정말로 정확한 계산인지 아닌지 답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톰은 술술 숫자를 엮어댔다.
톰 노인의 답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얼마 후 확인되었다. 즉 농장주나 감독의 계산은 모두 틀렸다는 결론이다.
톰의 답을 검산해본 학교 교사는 그 무식한 늙은 노예를 테스트하려고 농장으로 왔다가 먼저보다 더욱 놀랍고 기이한 수수께끼를 안고 물러나고 말았다. 톰 노인은 문제를 듣기가 무섭게 해답을 냈던 것이다.
문제 중의 하나는 교사가 미리 계산해 두었던 것인데, 70년 12월 12시간을 초로 환산하는 것이었다. 톰 노인은 불과 90초안에 답을 냈다.
너무나 기막힌 재능에 교사와 농장주는 놀랐다. 그들로서는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재능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늙은 노예의 해답은 그들이 낸 해답과 일치하질 않았다. 그들의 해답이 틀린 것이다. 그들은 윤년의 계산을 빠뜨렸다.
그러자 잇속있는 일에는 빈틈없는 흥행사가 재빠르게 몰려와 톰을 비싼 값으로 사가겠다고 했으나 그를 자랑거리로 여기는 농장주는 어떤 조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학자들의 내방을 허용해서 톰을 테스트시켰다.
오는 학자들마다 자기들이 출제한 문제의 해답을 얻고 돌아갔다.
하지만 늙은 노예가 어떻게 해서 인간 전자계산기 같은 노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은 영영 얻어내지 못했다.
과학이 오히려 물러서리만큼 불가사의한 재능을 지닌 또 다른 흑인 한 사람은 녹스빌에 살던 찰스 칸스라이다. 그는 지방법원의 배심원이기도 했고 녹스빌의 흑인 고등학교 오틴의 교장이기도 했다.
1915년의 늦가을에 칸스라는 미국 내를 여행하며 그의 놀라운 재능을 공개했다.
수백만 단위의 숫자를 외우고 즉석에서 자승한 수를 대답할 수 있었다. 당시에 있던 최상의 계산기라 할지라도 그의 비상한 능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가 가장 감명을 주는 일은 항상 공중의 면전에서 계산을 해 보이는 일이었다.
눈가리개를 하고 칠판을 등지고 선다. 구경꾼이 칠판에 긴 숫자를 쓴다. 그러면 칸스라는 눈가리개를 떼고 칠판으로 다가가서 칠판 위에 그 숫자의 합계를 정확하게 쓴다.
칠판까지 다가가는 불과 3∼4초 사이에 합계를 암산으로 해내는 것이다. 참으로 놀라운 재능이라 아니할 수가 없었다.
칸스라가 상당히 높은 지식을 가졌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인간계산기들의 지식수준은 낮다는 특징에 비추어 볼 때 현저하게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톰 파라 노인처럼 주디어 박스튼도 역시 무학이었다. 그는 1707년 런던에서 태어나 학교교육은 받지 못했으나 언제나 수에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도 수프 속에 있는 완두콩의 수효를 헤아린다거나 지하실 속에 몇 그램이 소금이 들어가는 지를 계산하기도 했다.
교회에 나가면 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조용히 앉아 있기는 해도 예배가 끝났을 때 박스튼에게는 목사가 설교한 말의 수효 이외에는 아무 것도 머리에 남는 것이 없었다.
밭의 둘레만 한번 돌아보고 그 밭이 몇 평방미터인지 대답할 수도 있었다.
그전에 그는 기분전환을 위해서 영국 화폐 1파링을 139번 제곱하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보았다. 파운드로 환산해서 그 답은 39자리의 수가 되었다.
터무니없이 많은 액수를 다시 제곱을 했다.
두 달 반 후에 정확한 답을 내고 그 동안 한가한 시간을 이용해서 차근차근 계산해 보았노라고 설명했다.
박스튼의 두뇌작용의 특이성은 일단 복잡한 계산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도 한때 그것을 잊고 보통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놀랄 만한 사례는 아직도 많이 있다. 그러나 어느 것이건 종래의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
태어나면서부터 두드러지게 뛰어난 정신력, 그것은 또 인간정신의 미답의 영역에 숨겨져 있는 신비스러운 사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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