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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뇌 과학계를 뒤흔든 대사고 / 쇠막대가 머리를 뚫고 간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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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1,198회 작성일 15-03-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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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뇌 과학계를 뒤흔든 대사고
[서평] 쇠막대가 머리를 뚫고 간 사나이
http://www.sciencetimes.co.kr/?p=96901&post_typ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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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쇠막대의 길이는 1m가 넘었고, 무게는 6kg이나 나갔다. 그리고 굵고 둥그스름한 밑동은 지름이 3cm 정도 됐다. 도서출판 논장에서 출판한 <쇠막대가 머리를 뚫고 간 사나이>는 이 무시무시한 쇠막대가 머리를 뚫고 간 한 사나이에 대한 기록으로 1848년 처음 사고를 당할 당시부터 1859년 죽을 때까지의 삶을 추적했다. 그리고 이 비극적 사고가 과학과 의학의 발달에 미친 영향을 네 장(章)에 걸쳐 풀어놓았다.

이 책의 덕목은 과학사상 가장 흥미로운 사건을 실제 당시로 돌아간 것처럼 현장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진 및 일러스트 등의 적절한 시각 자료가 독자의 이해를 확실하게 돕는다는 것이다.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독자들은 19세기 뇌 과학계를 뒤흔든 결정적 사고의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피니어스의 머리를 관통한 쇠막대

피니어스 게이지는 철도 건설 현장의 작업반장이었다. 발파 작업 전문가인 그는 일꾼들이 바위에 구멍을 뚫으면 조수와 함께 화약을 설치했다.

사고가 난 9월 13일, 피니어스는 버몬트 주의 그린 산맥을 뚫기 위해 크고 단단한 바위를 발파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의 머리를 관통한 쇠막대는 발파 일꾼들이 화약을 재어 넣을 때 쓰는 전문 도구였다. 둥근 밑동으로는 화약을 다져 넣고 뾰족한 끝 부분은 화약에 구멍을 뚫어 도화선을 밀어 넣을 때 썼다. 이후 모래를 붓고 다진 다음,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미친 듯이 달리면 모든 것이 만사형통이었다.



▲ 도서출판 논장에서 출판한 <쇠막대가 머리를 뚫고 간 사나이>
그런데 그날따라 무엇인가 어긋나 버렸다. 구멍에 모래가 부어지지 않은 상태로 화약에 불이 붙은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피니어스는 그 타이밍에 한눈을 팔고 있었다.

‘쾅!’ 하는 순간 쇠막대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솟아올랐다. 그리고 피니어스의 왼쪽 광대뼈 밑에서 들어와 앞머리를 관통해 하늘로 날아가버렸다.

놀랍게도, 피니어스는 살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자기 힘으로 앉아 폭발이 일어났다고 태연하게 이야기했다.

본래 쾌활한 성격이었던 피니어스는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사고에 전혀 영향을 받은 것 같지 않았다. 의사가 도착했을 때 그가 건넨 말이 이를 증명한다. “할 일이 많겠습니다. 의사 선생님.”

그러나 그를 치료하기 위해 달려 온 할로 박사는 쾌활하지 못했다. 피니어스의 머리뼈는 깨져 있었고, 입천장에는 쇠막대가 지나간 구멍이 보였다.

다행히 할로 박사의 노력으로 목숨을 건진 피니어스는 이후 보스턴에 가서 의사들 앞에 서게 됐다. 변방에서 일어난 믿지 못할 사건이 뇌 과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완전히 달라진 성격, 도대체 무슨 일이?

피니어스 게이지 사건이 의사들에게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단지 머리에 쇠막대가 통과했음에도 그가 살아남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 사건 이후 피니어스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던 것이다.

평소 유쾌하고 일꾼들과 잘 어울리던 피니어스는 그날 이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대신 변덕이 심하고, 상스러운 말을 내뱉으며, 무례하기 짝이 없는 청년이 됐다. 결국 그는 친구들과 멀어졌으며 철도 건설현장에서도 쫓겨났다. 결과적으로 뇌의 일부분이 물리적으로 손상되자 마음(성격)이 바뀌게 된 것이다.

이는 뇌와 마음에 관해 연구하던 학자들을 열광케 할 만한 요소였다. 특히 서로 경쟁하던 두 학파의 의사들이 그랬는데, 이들은 둘 다 피니어스의 사례가 자신들의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믿었다.

뇌 전체가 서로 연결돼 하나의 ‘정신’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 첫 번째 학파는 뇌의 한 부위가 손상을 입으면 그 곳에서 담당하는 기능이나 생각이 다른 부위로 넘어간다고 믿었다. 그들은 “뇌의 어떤 기능이 반드시 특정한 영역에서만 일어난다면 피니어스는 죽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쇠막대가 뇌를 뚫고 지나가면서 뇌의 일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이 보기에 피니어스는 걷고, 말하고, 자기 몸을 돌볼 줄 알았다. 이는 뇌 전체가 어떤 기능이든 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

한편 골상학자들은 뇌에 대해 특정한 일을 맡고 있는 여러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보기에 피니어스가 살 수 있었던 것은 쇠막대가 생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을 통과했기 때문이며, 무뢰한이 된 것은 쇠막대가 ‘자비심’과 ‘존경심’을 담당하는 기관을 지나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연구는 두 가지 가설이 모두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인간의 뇌는 기능이 나눠져 있으면서도 각 부분이 서로 연결돼 있다. 특정한 부분이 특정한 기능이나 행동을 맡고 있지만, 이들은 뇌의 다른 부분과 서로 작용하면서 조절되기도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결과적으로 쇠막대가 피니어스의 뇌를 통과한 지점은 대뇌 피질의 전두엽이었다. 이는 예측하고, 결정을 내리고, 사회적으로 상호 작용을 하는 능력을 담당한다. 저명한 뇌 연구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와 한나 다마지오 부부에 따르면 피니어스가 보인 증상은 전두엽 피질에 손상이 있는 환자들과 동일했는데, 이들은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거의 이해하지 못했다.

이렇게 뇌 과학의 발전으로 피니어스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지만, 이 사건은 또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뇌에서 소리를 듣거나 숨 쉬는 일을 맡은 곳이 있다면, 인간다운 사회적 행동을 일으키는 곳도 따로 있을까? 만약 그곳을 다치면,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닌 것일까?(p.86)”

종종 과학적 사실들은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던지기도 한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인 존 플라이슈만은 인간답게 행동한다는 것에 대해 “감정과 행동, 일상적인 습관, 관습, 예의범절, 말, 표정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전두엽에 손상을 입어 인간답게 행동할 수 없었던 피니어스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그는 사람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켰지만, 칠레에서 성공적으로 역마차를 모는 일을 했으며, 특히 조카들에게는 매우 좋은 삼촌이었다.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피니어스는 “상상으로 멋진 이야기를 지어내 놀라운 무용담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른 사람들의 최후와 비슷하게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았다. 그런 피니어스의 삶을 단순히 ‘비인간적’이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흥미진진하게 시간 여행을 마치고 나면, ‘인간다움’에 대한 고민이 남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가치이다. 물론 그 대답은 독자의 몫이다.
김청한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chkim3050@gmail.com
저작권자 2011.08.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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