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유모차 충돌…6개월 아기 기적적 생존 > 신비/기적/예언

【시드니=뉴시스】허겸 특파원 = 생후 6개월 된 영아가 탄 유모차가 철길로 미끄러져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와 부딪혔지만 아기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16일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멜버른 동부 근교의 애쉬버튼 기차역에서 전날 오후 4시께 아기 어머니가 잠시 눈길을 돌린 사이 유모차가 승강장을 벗어나 철길로 떨어졌다.

한 발 늦게 이 사실을 깨달은 어머니가 역으로 들어오는 기차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유모차를 끌어올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불과 30m 거리에서 진입하는 기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유모차 위로 지나쳐 버렸다.

하지만 유모차는 철길을 따라 40m 가량 밀린 뒤 멈췄고 태어난 지 6개월 된 남자 아기는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아기는 약간의 부상만 당했을 뿐 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으로 달려간 구급대원 존 라이트는 "정말 다행인 것은 열차가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아기는 머리를 약간 부딪친 것뿐이어서 유모차가 목숨을 구해준 것 같다"고 했다.

아기는 왕립 소아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호주 방송과 언론사 인터넷판들은 승강장에 있던 카메라에 잡힌 동영상을 '기적의 탈출'이라는 제목과 함께 내보내면서 이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빅토리아주 마이클 페레다 경사는 "누구나 기차역에서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런 것이 바로 '행운의 탈출(lucky escape)'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신속하게 속도를 줄여 불상사를 막은 기관사에 대한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멜버른 트램회사 콘넥스의 존 리스 대변인은 "기관사도 매우 놀랐겠지만 평소 훈련을 잘 받은 덕분에 제때 제동을 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사고는 콘넥스와 키드세이프 빅토리아가 철길 안전사고 방지 대책을 시행한지 하루도 안 돼 발생한 것이다. 키드세이프 측은 "수영장에서 어린이들을 관찰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처럼 역에서도 부모들은 아동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hu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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