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대왕 후보중 하나였던 소행성충돌 > 신비/기적/예언

직경 2km 소행성 지구로 돌진중…충돌확률 9만분의 1


60m짜리 부딪혀도 제주도 면적 초토화

요즘 우주천문학계의 최대 관심사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을 소재로 한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 ‘딥 임팩트’나 ‘아마겟돈’이 과연 현실로 나타날지에 쏠려

있다.

이달 초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천체 관측소에서 소행성이 지구로 접근하고 있음이 관측됐기 때문이다. 직경 2㎞로 추정되는 이 소행성의 이름은 ‘2002 NT7’. 천문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2019년 2월 1일 초속 약 28㎞ 속도로 지구에 돌진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았다.

‘2002 NT7’은 크기와 접근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지금까지 관측된

소행성 중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TNT 100만메가t의 폭발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제트추진연구소가 추적 중인 지구 근접물체 중 가장 위험한 등급이라는 분석이다.

◆ 지구와의 충돌확률은 얼마나 높은가

지난 5일 밤 소행성 ‘2002 NT7’이 미국 뉴멕시코에서 처음 관측된 후 전 세계 천문학자들은 200회에 걸쳐 추가 관측을 계속했다. 그 결과 소행성이 목성에서 지구에 이르는 비스듬한 궤도< 그림 맨 위 참조 >로 태양 주위를 837일 주기로 공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문제는 소행성의 공전궤도가 지구궤도와 두차례 교차하는데 그 순간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물론 충돌확률은 아직

관측기관마다 편차가 크다. 한국천문연구원 지구접근천체 연구실 문홍규 박사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22만분의 1, 이탈리아 천문학계는 9만분의 1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공전궤도상에서 지구 가까운 쪽을 도는 동안(향후

18개월 정도)은 관측이 가능하지만, 그 후에는 지구에서 멀어지면서 밝기가 줄어들어 관측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2002 NT7’과 지구가 과연 충돌할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1~2년쯤후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란 얘기다.

NASA의 도널드 요먼스 연구원은 “발견 당시에는 위협적으로 보이지만 나중에는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 소행성이 많았다”며 “소행성 2002 NT7도 시간이 지나면서 위험성이 약화되거나 지구를 비껴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원자폭탄 2000만개의 피해규모’

미국 밀워키 공공 박물관 연구팀은 ‘저널 지올로지’ 2000년 6월호에서 6500만년 전의 공룡 멸종의 원인으로 직경 10㎞의 소행성과 지구 충돌을 꼽았다. 영국 천문학자들은 직경 1㎞짜리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면,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원자폭탄 1000만개의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계산이라면 소행성 2002 NT7이 지구와 정면 충돌할 경우 원자폭탄 2000만개의 피해를 일으킨다는 얘기다.

미국 오리건주립대와 영국 남극조사국 연구팀은 생태학 전문지 ‘이콜로지 레터스(Ecology Letters)’ 2000년 3월호에서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하면, 우선

엄청난 먼지구름이 대기권을 덮으면서 태양을 가리는 ‘충돌겨울’이 390일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충돌겨울’은 충돌이 불러올 가공할 피해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충돌과 함께 지상 구조물이 파괴되고 대규모 해일이 일어나는 건 기본이다. 또 시간이 지나 하늘을 가린 먼지는 사라질 것이지만 질소산화물 증가로

인한 산성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함께 태양의 자외선을 차단할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지구는 ‘자외선의 무차별 공격’에 600여일간 노출된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자외선의 봄’이라 부른다. 자외선을 직접 쬐면 인간을 포함해서 살아있는 모든 생물체에서 돌연변이와 암, 백내장 등을 일으킨다. ‘자외선의 봄’ 현상이 계속될 경우, 생물체 내의 DNA 손상률은 충돌 전보다 1000배나 커질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결국 직경 2㎞의 소행성 ‘2002NT7’이

지구와 충돌하면, 충돌지점 인근 국가들은 초토화한다고 볼 수 있다.

◆ 충돌을 어떻게 막을 수 있나

미국은 수년 전부터 NASA와 미해군대학원이 공동으로 소행성의 지구충돌을

가정하고, 국가적인 대비책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아직 뾰족한 수를 내놓진 못했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추정하는 소행성충돌 대비책은 크게 파괴와 궤도수정. 첫번째 소행성 요격(邀擊)법. 영화 ‘아마겟돈’처럼 핵 폭탄을 이용해서

폭파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들은 초속 20~30㎞로 엄청나게 빨리 움직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대책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탐사선을 소행성에 근접시켜 궤도를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문 박사는 “소행성과의 충돌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려면, 우선 소행성들에 보다 가까이 접근해서 소행성의 밀도와 구성성분 등 물리적 성질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소행성이 앞으로 어떤 궤도를 어떤

식으로 움직일 것인지 계산하고, 궤도를 일부 수정하자는 것이다. 영국 정부가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감시하기 위해 구성한 연구 그룹에 참여중인 런던대학 데이비드 윌리엄스 교수 역시 소행성의 코스를 바꿔주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주장한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최선의 충돌모면법은 이렇다. 탐사선을 소행성에 착륙시키거나, 근접시켜 폭탄을 이용해서 소행성을 부분적으로 파괴한다. 그러면 소행성의 질량이 계속 줄어든다. 질량이 줄어든 소행성은 당초 궤도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이렇게 해서 당초 충돌을 예상했던 궤도에서 소행성이 이탈하면, 지구는 소행성과 충돌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다.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소행성의 궤도가 바뀔 경우 우주의 질서를 무너뜨려 새로운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車秉學기자 swany@chosun.com

◆소행성이란/ 지구 전체에 피해줄수 있는 것 240개쯤

소행성은 지구처럼 태양 주위를 돌지만 행성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은 천체를

말한다. 주로 화성과 목성의 공전 궤도 사이에서 띠를 형성하고 있다.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아 1801년에야 세레스(Ceres)라는 소행성이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2000여개 이상의 소행성 궤도가 밝혀진 상태다. 크기는 지름이

913㎞에 달하는 세레스부터 1m도 안되는 것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지름이 50m만 넘어도 지구에 타격을 줄 수 있다. 1908년 시베리아의 2000㎢ 지역을 초토화시켰던 소행성 크기는 60m쯤으로 추정된다. 국제소행성센터(MPC)는 지구와

충돌 위험이 있고, 지구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소행성을 240개쯤으로 추산한다.

소행성은 태양계의 생성 과정에서 남은 물질들이다. 행성이 파괴된 뒤의 잔해라는 학설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 소행성을 긁어모아 단일 천체를 만들 경우, 지름이 1500㎞를 넘지 못한다. 이는 달 지름의 절반보다 작은 것이기 때문에 행성

잔해설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크기가 작은 소행성들은 지구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대부분 타버린다. 그 잔해가

운석이다. 운석을 분석해 보면 92.8%가 규소(암석질)이며 나머지는 철과 니켈

등의 혼합물이다. 소행성은 작기 때문에 지구처럼 대기를 가질 수 없다.




* 선장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4-12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