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외설스런 손짓…"미켈란젤로 벽화에 암호" > 미스테리

美 등서 '시스틴 비밀' 책 인기 "히브리어 형상 남겨놔" 주장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가 바티칸 의 시스틴 성당에 그린 그림들에 반(反)기독교적인 메시지를 암호로 남겨 놓았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뉴욕 예시바대 교수이자 유대교 랍비인 벤자민 블렉(Blech)과 바티칸의 투어 가이드인 로이 돌리너(Doliner)가 지난 4월 펴낸 '시스틴의 비밀: 미켈란젤로의 반항적 걸작 속 암호 풀기'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7개 언어로 번역돼 12개국 이상에서 출판됐다.

저자들은 미켈란젤로가 1508년부터 4년에 걸쳐 천장 1300㎡에 완성한 그림들이 히브리어 알파벳과 일치하며, 이 알파벳들은 유대교 신비주의(카발라)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천장 그림의 다윗과 골리앗을 그린 부분은 카발라에서 힘을 상징하는 알파벳 'λ'(기멜·gimel)의 모양을, 유대 여인 유디스가 아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의 잘려진 목을 운반하는 형상은 카발라에서 '자애(慈愛)'를 뜻하는 알파벳 'Π'(체트·chet) 형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또 미켈란젤로가 구약 시대 예언자 스가랴의 얼굴을 당시 교황 율리우스 2세와 비슷하게 그린 뒤, 천사가 그의 머리 뒤에서 외설스런 손짓을 하는 모습을 그려 넣었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천장벽화에 나오는 아홉 개 장면 모두가 히브리어 알파벳과 일치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0일 보도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미켈란젤로가 남긴 저술 어느 곳에서도 시스틴 성당 그림 속 암호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반박한다.

[최현묵 기자 seanch@chosun.com" target="_blank" rel="noreferrer noopener">seanch@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