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향어와 할머니` > 미스테리

충남 계룡 신도시 인근에서 대둔산 방향으로 벌곡면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대전에 사시는 분 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그 동네에 열차를 개조해 만든 ‘기적소리’라는
레스토랑 바로 앞에 하천이 흐르고 있는데,
작년 8월 중순 경으로 기억됩니다. 저와 직장동료인 s는 그곳으로 밤낚시를 갔습니다.
도착한 시간이 10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주변에 3명 정도의 먼저 오신 분들도 있었지요. 전에도 몇 번 와서 자리를 아는 터라 전에 앉았던 자리로 가서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하천 건너편 산 밑에 마루에 백열등이 켜진 민가에서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기적소리’ 다리 바로 건너편 산 아래 )
처음엔 누가 많이 아픈 것이 아닌가 해서 찾아가서 119를 불러 주어야 되나, 병원으로 태워다 줘야 되나,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서 낚시를 할 까 고민도 했지요.
울음소리를 듣다 보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필이면 우리가 낚시하러 온 날 초상이 날게 뭐야!”
가끔씩 그쳤다 다시 울고, 시간은 1시 정도가 되어 주변에 있던 분들도 가 버리고, ‘기적소리’레스토랑의 불도 꺼졌을 무렵, 우리는 오늘 낚시 잘못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갈겨니라고 피래미보다 수질이 깨끗한 곳에만 사는 물고기가 있는데 이곳에는 밤에 그 갈겨니가 잘 잡혀요. 20여마리 잡았었나 봐요. 그런데 옆에 동료의 낚시대가 휘어집니다. 붕어 월척 정도의 모양새인데 꺼내보니 향어였습니다. 신기한 일이지요. 이 하천은 수심이 낮고, 붕어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거든요. 그야말로 시골 냇가인데 향어가 어디있다 이제 나왔을까? 10분도 안되어 제 찌가 들락날락 합니다. 늦었다 싶었는데 채보니 역시 엄청 무거워요.
이 때는 할머니의 곡소리가 멈추었을 때 였지요. 마루에 불빛은 보이구요.
거의 비슷한 크기의 향어였는데 이상하게도 배가 터질듯이 불룩해서 아직 산란을 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 평소에도 잡은 물고기를 놔주고 오던 터라 잡은 즉시 물로 돌려 보냈습니다.
갈겨니라는 물고기는 새벽녘에는 잘 안잡힌다는 것을 알고 있기도 하고, 초상집 때문에 기분도 상쾌하지도 않아서 1시에서 2시 사이에 철수했습니다.
기적소리 앞 다리를 건너면서 산 밑에 불켜진 민가를 보면서 왜 초상집이면 마을사람들이 한 명도 찾아오지 않을 까!, 큰 길에서 그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승용차 한 대도 보이지 않을 까를 궁궁해 하며 지나쳐서 대전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가을이 되었지요. 10월 말 정도 되었을 때, 우리는 그곳을 다시 찾았습니다.
토요일 낮이었는데, 지난 여름이 생각이 나서 건너 편을 바라다 보니 이게 무슨 기괴한 일입니까?
도대체 그 민가가 어디로 간 것일까? 집을 헐어버린 흔적도 없고 잡목만 우거진 그저 산자락일 뿐,
그 근처에는 묘지도, 전봇대도 없었어요.
분명히 2사람의 눈과 귀에 보고 들리던 그 할머니의 곡소리는 환상이고,환청이었단 말인가!
시골집 추녀 끝과 앞에 담장 사이로 보이던 백열등 불빛과 방문까지도 환상이었을까?
그리고 이상하게도 생긴 냇가에서 사는 향어 2마리는 그것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정말 TV에서 본 ‘괴곡산장’같은 미스터리를 경험했습니다.

추천1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