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마리 남았는데'…멸종위기 태국 듀공, 참수된 채 발견 > 괴물/희귀동물

[도바=AP/뉴시스] 태국 끄라비주 섬 해안에서 머리가 잘린 듀공 사체가 발견됐다. 듀공의 엄니는 태국 현지에서 '성공을 가져다주는 부적'으로 취급받고 있어, 암시장 등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바시 수족관에서 헤엄치고 있는 듀공 '세레나'의 2012년 모습. 2023.04.21.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태국의 한 해변에서 '목이 잘린' 듀공이 발견됐다.

20일 태국 현지매체 CH8 등은 태국 끄라비주 섬 해안에 듀공 사체가 떠밀려 왔다고 전했다. 죽은 듀공은 몸길이 2m, 무게 100㎏였으며 목이 잘려 있었다.

태국 현지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듀공은 목이 잘리기 전 그물에 걸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듀공이 그물에 묶인 채 목이 잘린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누군가 칼로 듀공의 목을 자르기 위해 고의로 다시 잡아들였다는 것이다.

태국 듀공 수렵은 1992년부터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듀공의 엄니가 태국 현지에서 '성공을 가져다주는 부적'으로 취급받고 있는 등, 엄니와 고기 등이 암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섬의 촌장 용윳 팡콰는 주민들은 끄라비주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팡콰 촌장은 듀공의 목을 자른 범인이 섬 외부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태국에는 현재 약 200여마리의 듀공이 생존해 있다. 런던동물학회(ZSL)는 지난 8월 무분별한 서식지 파괴로 중국 연안에 서식하던 듀공이 '기능적 멸종'(자체 번식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당시 ZSL은 무분별한 해안 개발과 사냥 등으로 듀공의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자연 보전 연맹(IUCN)은 듀공을 '야생에서 절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동물군인 '취약' 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듀공은 전 세계적으로 약 5만마리에서 10만마리만이 생존해 있다. 

CH8은 태국 현지 보호 동물 연구팀이 듀공이 발견된 해안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