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겪은 일.. > 체험 및 경험담

오래간만에 혹시나 론건맨에 들렀는데 다시 열렸네요.

간단하게 얼마전에 있었던 일 하나 풀어볼께요.

부모님이 남대문시장에서 식당을 하십니다.

구정 연휴가 끝나고 나서 총 종업원 6분중 3분이 이유없이 일을 그만두신데다,

연락까지 안되서 한창 일손이 모자랄때였습니다.

뭐 저야 할일없이 집에서 빈둥빈둥거리면서 군대갈 날만 기다리고 있으니,

가서 배달도 하고 홀 서빙도 보고 하면서 일손을 거들고 있었습니다.

저희 가게가 백화점같은 상가의 9층에 위치한 터라,

가끔 그릇 몇군데 돌아서 찾아오려면 무거워서 팔이 떨어질 지경입니다.

(어떤때는 무리하게 들다가 팔 근육이 놀라서 팔이 팅팅 붓기도 했었어요.)

'2시 넘으면 음식냄새가 엘리베이터에 배서 손님들께 불쾌감을 준다.'

는 이유로 에스컬레이터로 9층까지 가야하죠.

네다섯군데 돌아서 그릇 찾아서 9층까지 에스컬레이터로 가려면 정말 사람 죽어납니다 -_-;

때문에 가까운곳이 있다거나 한가하다거나 하면 후딱 돌아서

2시 이전에 웬만큼 일을 마치게끔 뛰어다니거든요.

하루는 대충 계산으로 13~4인분어치의 그릇들을 찾아서 가게로 돌아오는 중이었는데요,

다행히 2시가 되기 전이라 마음놓고 엘리베이터쪽으로 가는데,

상가건물이라 안에 쇼핑하러 오신 손님들로 북적이는데

대충 열걸음정도 앞에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더군요.

저걸 놓치면 또 기다려서 타느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말지 하는 생각에

'잠시만요~ 좀 지나가겠습니다~!'

반 고함으로 양해를 구하고 -_-;;

(게다가 빈 엘리베이터라 사람들이 안에서 잡아줄리도 없고..)

허겁지겁 엘리베이터 앞으로 거의 다 왔는데

검은옷을 입으신 할머니 한분이 문이 닫히기 직전에 타시더군요.

그 할머니 들으시라고 다시 한번

'잠시만요~ 같이가요~!' 하고 딱 앞에 서는데 문이 닫히더군요.

양 손은 쟁반에 묶여있어서 바로 버튼 눌러서 문을 열 수도 없고..

제기럴 그렇게 불러도 안세워주나.. 속으로 궁시렁대면서

쟁반 잠시 바닥에 내려놓고 허리를 펴는데,

제가 타려고 했던 엘리베이터가 올라가지도, 내려가지도 않은 채 가만히 있더군요.

어라?

얼른 버튼을 누르고 쟁반 치켜들고 탔는데,

안에 아무도 없더군요 -_-;;;

한낮인 시간이고, 사람 많은 상가 건물 내라서,

9층까지 올라가는 내내 소름이 가시질 않더군요.

계속 바쁘게 일하다보니 기억 속으로 묻어두고 있었는데,

론건맨 열린 기념 -.-;; 으로 써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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