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런저런 신변잡기에 대한 얘기들 ... > 체험 및 경험담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체험 및 경험담

그냥 이런저런 신변잡기에 대한 얘기들 ...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아싸정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15회 작성일 04-05-12 10:10

본문

아마 초딩 2년 때였을 겁니다. 20년도 넘었죠 ... 당시만 해도 별달리
초현상이니 UFO같은 건 전혀 모를때죠.

그저 방안에서 뒹굴 뒹굴 놀기를 좋아하는 소심한 녀석이었습니다.
내성적인 성격 탓에 친구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

화창한 일요일 오랫만에 아버지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모 회사 무역부 부장이었던 아버지는 야근도 많고 출장도
잦아서 얼굴 보기도 힘들었는데 참 운 좋은 날이었죠.

그때 꾼 꿈은 UFO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길다란 쇠 봉위에 얹어진 작은 의자(맥주 바의 바 의자가 무척 길다고
생각 하시면 될 듯 ...)에 꽤 성장한 듯한 내가 앉아있고 -거의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아저씨 ... 당시엔 내가 어렸으니 20대면 아저씨였죠.-
주변에는 기계들이 벽면을 가득채운 묘한 분위기이고 누군가가 머리를
울리는 소리로 질문을 합니다.

저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중얼 거리기만 합니다.
그러면 머리가 일그러지면서 엄청난 고통이 밀려 옵니다.

마치 뭔가에 눌린 듯 머리가 뭉게 지는 것이었죠. 그게 꿈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깰 수 없었습니다. 꿈이란 걸 알기는 쉬웠죠. 내 모습을 내가 보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잠을 깬 후에도 머리가 욱신 욱신 아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식은 땀을 흘리면 깨어난 저를 아버지가 "나쁜 꿈 꿨니?" 하면서 쓰다듬어
주셨더랬죠.

행복하고도 무서운 기억이랄까?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꿈의 느낌과
분위기는 잊혀지질 않습니다.

당시 꿈에서 느낀 머리의 고통도 고스란히요.

모 도시에서 전경대 복무하던 당시 꿈해몽에 용하다는 보살님과 좀 친해져서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생각나서 이 꿈얘기를 하고 나니 그러시더군요.

"좋은 꿈은 아니구나 ... 나 같은 사람은 그런 분위기는 이해가 잘 안가네 ..."

그때 보살님이 해준 얘기가 있었죠.

"네가 꾸는 꿈들이 보면 색채가 선명하고 현실하고 구분이 잘 안되는 걸 보니
천상 재주꾼 -예능인들을 그렇게 부르셨더랬죠.- 기질이 있는 것 같다. 평생
그러고 살면 단명 할 것인데 ... 참 아깝구나 ..."

보살님은 그냥 평범한 멋쟁이 아줌마 스타일이었는데 프로이트 심리학 같은
서양학문도 원서를 사들고 공부를 하는 둥 꽤 멋진 분이었습니다.

항상 그런 말씀을 하셨죠 ... "꿈 해몽은 현재의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로 하는게
좋아.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면 인생이 느슨해지거나 피곤해지지 ..."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제는 꿈에서 색채가 점점 옅어지고 현실같은 꿈도 적어졌죠.

아마도 나이를 먹으면서 무감각 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녀는 가짜였다는 것입니다. 제대 이후 그 동네를 찾아간 일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죠. 가겟집 아저씨나 동네 사람들도 "그런
사람 모른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내가 모를리가 있겠나?" 하시면서 말이죠.

그냥 프로이트나 꿈 해몽에 취미가 있었던 뻥쟁이 아줌마가 아니었나 하고
생각하지만 당시에 그녀에게서 배운 꿈의 해석에 대한 이론은 꿈의 해석이나
프로이트 정신 분석학 책을 읽는데 엄청난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인연이라면 뭐하지만 군 시절 제가 있었던 전경대의 같은 사단 훈련소 출신
고참 중에는 여름 파출소를 나갔다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려다 익사한 분이
계셨습니다.

같은 훈련소 출신이라는 것도 그렇고 '참 아쉽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더랬죠.

그 기수는 제가 신병으로 들어갔을때 제대말년 군번이라 디자인을 전공했던 제가
추억록 같은 걸 도맡아서 만들어 주곤해서 그 사진도 참 기억에 남고 그렇습니다만
더 믿을 수 없었던 건 당시에 좋아하던 여자친구가 뜬금없이 그러더군요.

"내 6촌 오빠중에 그 쪽 전경대 갔다가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있다더라 ..."
였는데 이래저래 따져보니 그 애의 6촌 오빠였더군요.

부대가 한동안 다른 곳에 있을 때 원래 있던 잔류대에서 귀신소동도 나곤 했었죠.

행정반 외에는 아무도 없는 건물에서 전화도 없는 그 사람의 소대 막사에서
인터폰이 걸려온다는 둥 ... 뭐 그냥 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당시엔 꿈도 그랬고 군복무 스트레스 라던지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다소간
정신이상 증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대후에 1년여간 시달린 문제였는데
마치 술에 취한 것처럼 나는 그런 말을 할 생각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생각하지도
않은 말을 하거나 하는 경우가 생겼었죠.

하지도 않던 경찰학교 공부를 한다고 하거나 될 생각도 없었던 경찰을 하겠다고
나서는 둥 ... 전혀 의지와 무관한 헛소리를 맨정신에 하곤 했더랬죠.
꾸지도 않은 꿈얘기를 하거나 ... 어쨌든 거의 미쳐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히 내가 그런 말을 할 의지도 없고 말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런 헛소리를
하지?'라고 생각하면서도 입에서는 그 말이 그냥 술술 나오는 ...

자존심 때문에 그냥 그때는 그랬다고 말하지만 ... 아직도 풀리지 않는 개인적인
수수께끼 입니다.

덕분에 제대 이후 많은 방황을 했고 그녀와도 좋은 관계로 남기는 힘들었죠.

뭐 별로 미스테릭 하지 않은 신변잡기 들이었습니다.
추천1 비추천0

댓글목록

금광명님의 댓글

아싸정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술먹는 자리에서 들었으면 좋았을거 같은 이야기네요....
전 기동대 나왔습니다. 제가 다니던 대학교앞에서 저의 친구들에게 최류탄쏘던 그 친구입니다.
데모진압 잘했다고 특별외출을 받으면 곧장 달려가 실기실에 친구들 모아놓고 누가누가 돌잘던지더라
그리고 위험하니깐 앞으로 나서지 말고 옆에서 돌던져라 하면서 웃다가 부대로 돌아옵니다.

광주에 지원을 나간적이 있습니다. 전 쇠파이프에 팔꿈치를 얻어맞아 부러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옆의 동료는 날아온 돌에 맞아 앞니가 4개 모두 부러졌습니다.
데모진압중이라 병원에는 7시간 후에 도착했습니다. 대학생, 전경, 일반인등등 이번 데모와 집압으로인한
부상자가 병원에 가득 모였습니다.

이 광경은 그저 씁슬한 미소만을 짓게 합니다.
이제 갓 들어온 신병들은 밤에 끙끙 앓아가며 꿈을 꿉니다.
저는 무슨 꿈을 꾸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마에는 땀이 고여 있습니다.

예지의 꿈이 아니라면 그들은 분명 현실도피를 위한 꿈을 꾸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낮의 그 처참함을 아직도 느끼고 있을지도...
제 말의 결론은 없습니다. 막잔 털고 이젠 일어나서 집에 가야겠네요.

Total 1,403건 9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www.sunjang.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