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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가 에이즈 원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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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발발이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2회 작성일 04-11-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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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IV DISBELIEVER
“HIV가 에이즈 원인이 아니다”

기존의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고
치료약을 변기에 버리라는 머조리의 주장은 충격적이다.
그녀가 말하는 음모論의 실체


David Franc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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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어느 무더운 오후의 캘리포니아州. 크리스틴 머조리(44)는 국제에이즈회의 참석차 남아공에 다녀온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비좁은 사무실을 지켰다. 그녀는 남아공에서 만난 사람들이 보내온 수천 통의 전자우편에 답장할 틈조차 없었다. 에이즈 자료, 혹은 의사추천을 요청하거나 그녀의 노고에 감사한다는 내용들이었다. 언제 짬을 내서 밀린 일을 다 할 수 있을지 그녀도 알 수 없다. 사실 에이즈 운동 때문에 그녀의 인생 전체가 미뤄졌다. 그녀는 “약혼자와 나는 벌써 몇 년째 결혼식 올릴 시간을 내려 애써 왔다”고 푸념했다. 캘리포니아州 버뱅크에서 ‘에이즈에 대한 건강한 대안’(Alive & Well AIDS Alternatives)이라는 단체를 이끄는 그녀는 여느 에이즈 운동가와는 다르다. 남아공에서 일부 과학자들은 그녀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회의장 밖에서 가두시위를 벌이며 그녀와 추종자들을 총으로 쓸어버리겠다고 위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세계 1천8백80만 명의 사망 원인으로 지목된 HIV가 에이즈의 원인이 아니라는 그녀의 이단적인 주장 때문이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바이러스 전염에 대해 염려하지 말라고 권장한다.

그녀의 영향력은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가수 니나 하겐은 그녀를 위해 노래를 만들었고 배우 에사이 모랄레스는 든든한 재정후원자로 나섰다. 1백만 장 이상의 앨범판매를 기록한 올터너티브 록 밴드 푸 파이터스는 자신들의 홈페이지에서 머조리의 주장을 홍보한다. 한편 머조리는 남아공에서 자신의 주장을 상당 부분 지지하는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을 직접 만났다. 음베키는 HIV의 에이즈 유발 여부에 대한 좀더 면밀한 연구를 촉구했고 언론은 그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대경실색한 5천 명의 과학자들은 그에 맞서 HIV의 에이즈 유발을 규명한 실험 증거는 “분명하고 철저했으며 이론의 여지가 없음”을 천명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그런 일치된 견해도 머조리의 신념을 꺾지는 못한다. 의류업체 중역 출신으로 총명하고 설득력 있는 그녀는 과학 교육을 받은 적도 학위를 딴 적도 없다. 그녀는 감동적인 신문 기고문이나 전자우편, 마이애미 의대나 앨 샤프턴 목사가 이끄는 할렘의 국민행동 네트워크 강연 등을 통해 과학적 연구의 허점을 파헤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 전략은 특히 기성 제도권에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호소력을 갖는다. 푸 파이터스 밴드의 베이스 네이트 멘델은 “전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공개되지 않고 있는 정보가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머조리는 HIV가 에이즈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녀가 보기에는 아직 HIV의 위험성을 입증한 과학 저널은 없다. 그녀는 일반 HIV 항체 테스트가 지나치게 민감해 “감기 주사를 맞았거나 임신한 적이 있다면 양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실례들을 수집하고 있다.
그렇다면 에이즈로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여기서 그녀의 주장이 음모론으로 선회한다. 그녀는 아프리카에서 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보건당국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에이즈로 사망한 42만 명의 미국인이 에이즈 치료약 때문에 사망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마약이나 “에이즈에 대한 극심한 공포가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머조리는 “사람들이 에이즈로 죽은 것이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다른 가능성을 검토함으로써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그녀의 설득을 받아들여 약물 치료와 콘돔을 포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노에 찬 비판도 적지 않다. HIV를 공동 발견한 뤼크 몬타니에 박사는 “많은 이들이 치료를 받지 않아 사망할 것”이라고 했고, 백악관의 에이즈정책 책임자인 산드라 서먼은 “그녀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구는 평평하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과학 불신론자들은 계몽주의 시대부터 존재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은 부분적으로 과학의 사회에 대한 주도적인 역할에서 기인한 것이다. 과학에 지배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그들은 기존 인식을 반박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증거에도 쉽게 회의론에 빠져든다. 그 주제도 식수 불소 첨가, 지구 온난화, 아동 백신 접종, 인공 감미료,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진화론까지 다양하다. 그와 같은 이단적인 견해의 증거를 제시하는 웹사이트도 부지기수다. 과학에 대한 반동 현상을 다룬 ‘사람들이 기이한 것을 믿는 이유’(Why People Believe Weird Things)의 저자 마이클 셔머는 “많은 분야에서 회의론이 정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보스턴大의 심리학자 조지프 테세 교수는 “부정은 몹시 거북한 것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욕구에 바탕을 둔다. 끔찍한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믿어버리려는 심리”라고 설명했다.
머조리에게 끔찍한 사건은 1992년 2월 24일에 찾아왔다. 정기 혈액검사에서 HIV 양성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당시 그녀는 36세의 독신으로 의류 도매업체를 공동운영하고 있었다. 전에 사귀었던 애인도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녀는 “수치스러웠다. 통념대로라면 나는 어리석게도 내 인생을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의 나락에 빠뜨린 것”이라고 회고했다.

머조리가 즉시 불신론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진찰을 받고 치료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에이즈에 관한 몇몇 의학적 소견이 그녀에게는 들어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보균자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했다.
마침내 그녀는 HIV가 감염인자가 아니라 문란한 성생활과 마약 복용 같은 생활습관에 의해 유발된다는 버클리大의 바이러스 학자 피터 듀스버그의 논문을 발견했다. 에이즈 예방 토론회에 참석했던 1994년 어느 봄날 저녁 그녀는 에이즈에 대한 통념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처럼 인생을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6년 도입된 신종 에이즈 약제인 프로테아제 억제제의 성공에 대한 질병통제예방센터의 1999년 보고서는 얼마나 많은 신약이 처방됐느냐에 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형적인 에이즈 관련 감염증상의 급감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녀는 “처방이 곧 복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약을 변기통에 버리고 있다”고 반박했다(그녀는 많은 환자들의 건강이 회복된 것은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에이즈 약 변기에 버리기’ 운동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주장한다).

요즘 머조리는 ‘HIV = 에이즈 = 사망’이라는 등식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의 선봉에 서 있다. 그녀가 1995년부터 직접 펴낸 소책자는 2만8천5백 부가 판매되거나 무료 배포됐고, 불어·독어·이탈리아어·서반어어·포르투갈어·일어판으로 발간됐다. 또 그녀가 설립한 ‘에이즈에 대한 건강한 대안’은 전세계적으로 지부를 확장하고 있으며 수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같은 뜻의 단체들과 연대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은 지난 20년간 신체 징후에 신경쓰며 매일 독한 약을 먹어온 다수의 남성 동성애자 사이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그들은 오랫동안 비등하던 에이즈 음모론을 부활시켰다. 1995년 종교를 가진 미국 흑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분의 1이 HIV는 정부가 흑인을 학살하려고 만들어 낸 것이라고 믿었다. 머조리가 1998년 할렘에서 강연할 때 참가자들은 주문에라도 걸린 것처럼 열광했다. 그들은 머조리를 흑인해방운동가에 비유했다.

에이즈 전문가들은 머조리와 그 추종자 때문에 새로운 감염자가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1999년 신규 감염자 수가 1997년의 배에 가깝다고 발표했다. 피츠버그大 소수민족 건강센터의 스티븐 토머스 소장은 “사람들이 자신을 에이즈에서 보호하고, 검사를 받으며,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 데 신경쓰지 않고 음모론에 열을 올린다”고 지적했다.
HIV 음모론자들은 때로는 건설적인 토론이 아니라 혼란의 유발이 주된 목적인 듯 보인다. 에이즈 연구비 증액을 위한 로비를 벌였던 ‘액트업’(Act Up)이 대표적인 예다. 이제 액트업 샌프란시스코 지부는 음모론 신봉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그들은 툭하면 다른 에이즈 운동가들에게 오물을 던지거나 침을 뱉는다. 1987년 액트업을 설립한 래리 크레이머는 “그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가 쟁취한 것을 모두 허물어뜨리고 있다”고 한탄했다.

머조리는 자신은 다른 사람이 간과하는 문제를 지적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마음이 좁고 아집이 강한 사람들이 자기 주장에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나치게 권위적이라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동생 스티븐(41)은 그녀를 현대판 코페르니쿠스로 묘사했다.
그러나 머조리는 자신의 주장을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줬다. 그녀는 아들 찰리(3)의 출산과정을 이야기하며 인공적인 방법을 쓰지 않고 자연 임신을 했으며 모자 감염 예방약을 사용하지 않고 출산했다고 설명했다. 주치의에 따르면 그녀는 지금도 모유를 먹인다. HIV가 모유를 통해 전염될 수 있으며 실제로 재판에서 아이의 HIV 감염 책임이 모친에게 있다는 판결도 있지만 가족들은 머조리의 선택을 믿는다.

머조리와 찰리의 생부 스코빌은 지금까지 찰리의 HIV 검사결과를 알고 싶었던 적은 없다고 말했다(스코빌도 HIV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주치의 폴 플레이스는 그동안 찰리의 건강상태가 좋았다면서도 아이 부모처럼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는 “나는 찰리의 혈액검사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빌은 찰리에게 쿠키를 먹이려 하면서 “찰리는 아주 건강한 아이”라고 말했다. 찰리가 선뜻 받아먹으려 하지 않자 스코빌은 “이 쿠키는 몸에 아주 좋단다. 바이러스도 줄여주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렇게 찰리의 부모는 에이즈의 공포를 마음껏 비웃었다. 그것이야말로 믿음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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