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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라랜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0회 작성일 24-02-0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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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 먹는 저녁 ] 



국수 가락 앞에 놓인 순하고 가지런한 눈썹들 눈썹처럼 돋는 웃음이 

따뜻하고 면발 같은 말들이 졸깃해 목구멍이 뜨끈해 오는 저녁 너를 

떠올리는 가슴이 장국처럼 따뜻하다. 


어디선가 툭 끊어진 이야기들이 통통하고 길다 후루룩후루룩 바람이 

훌렁하고 문득 울리는 전화벨이 가지런하다 전화벨 너머의 어떤 

죽음이 순하고 가지런하다 그가 벗어놓고 간 말들이 담백하고 길다. 


둥근 그릇에 담긴 식구들이 서로를 휘휘 젓는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동생이 뒤섞인다. 


가지런히 온순하게 한 사발 국수로 풀어진다. 


- 허영둘님의 시 " 국수 먹는 저녁 " 부분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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