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주 힐링글 02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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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라랜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4회 작성일 23-10-15 12:27본문
[ 누구를 위해서 시를 쓰나 ]
- 이기철 -
누구를 위해서 시를 쓰나?
문득 바람 앞에서 물어 본다.
새들은 산자락을 소리 없이 날고 꽃은 들판 끝에 향기롭게 피어 있다.
누구를 위해서 시를 쓰나 ?
나는 새들 대답하지 않고 피는 꽃, 소리 없이 피는데 떨어지는 나뭇잎을
밟으며 나 혼자 아프게 묻고 있다.
길은 동서남북 어디로든 뻗고 물은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데 내 말
알아듣지 못하는 나무가지에 내 몇 마디 말 걸어 주며 대답한다.
나는 지는 해를 향해 노래하지 않고 뜨는 해를 향해 노래한다고 나는
죽은 이를 위해 시를 쓰지 않고 나와 같이 이 땅의 쑥갓잎을 먹고
이 땅의 저녁 연기 함께 바라볼 사람을 위해 시를 쓴다고.
어제의 추억, 어제의 그림자를 위해 시를 쓰지안고 오늘과 내일, 우리
곁을 나는 새, 풀 뜯는 소.
아, 기쁜 일 같이 기뻐하고 슬픈 일 같이 슬퍼하는, 어느 길 위엣라도
만나 내 그의 이름 부르면 그도 달려와 내 이름 불러 줄 사람들을 위해
아픈 시대의 등을 매만지며 나는 오늘도 열줄의 시를 쓴다.
- < 이기철시선 " 청산행 " 중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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