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주 힐링글 02편.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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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라랜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459회 작성일 22-11-20 14:20본문
[ 나의 자양분 ]
- 김경옥 -
단밤 같은 햇살들이 뒤청까지 내려앉으면 고마운 내색 짐짓 손차양으로 가린 채
간결하게 하늘 한번 보는 것으로 답례를 대신하던 어머니
웃자란 계절 여문 콩들이 와글거리며 어머니를 따라 다니고 분주한 소란들을
다듬어 콩알 속의 또 다른 콩알 뿌리지운 곳으로 돌려보내며 잊지도 않고
고명말 얹어 보탠다
" 이것 봐야 푸른 놈 하나가 여문 것들을 죄 다 녹여 버린당께 여물게 사는 기
암만 징해도 푸른 놈 기세에는 못당혀야 그랑께 니도.... "
새까만 쥐눈이콩 노란 탱자물에 놀래 가시울타리 아래서 지 천으로 깍지를 벗어
던지던 쓸쓸한 그 해에도 잦은 비로 할미꽃마냥 굽은 나락 세우느라 허릿병
도져 열이레나 마음 따로 몸 따로 였던 그 전해에도 말릴 수도 우길 수도 없어
침침하게 웃는 입속으로 버려진 콩알들이 촘촘하게 들어앉아 눅 눅한 주름을
펴기 시작한다
-< 김경옥 시집 " 신호가 사라지다 "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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