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주 힐링글 03편.txt > 자유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자유 게시판

요번주 힐링글 03편.txt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라랜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5회 작성일 22-09-18 14:44

본문

[ 인생은 술래잡기야 ] 



삶의 속도에 의지해 바삐 살다가 문득 멈춰서면 시간의 바깥에 서있던 추억들이 

나를 끌어 안는다. 


지나간 시간과 겨루어 아프지 않은 삶이 있을까. 


사는 것이 힘들고 지쳐 몸과 마음이 시름시름 아플 때마다 훌훌 털고 일어나 

길을 걸었다. 


마음 속의 어지러움을 길 위에 토해 내며 걷고 또 걸었다. 


빈틈없이 움직이는 자연을 만날 때마다 자연 앞에 경건한 경의를 표했다. 


그리고 나에게도 우주가 운행하는 것처럼 질서정연히 내 의지대로 내 삶이 

이어지길 기원한다. 


간절한 염원을 되풀이 하다보면 어느새 아픈 방랑을 하던 마음도 제 자리를 

찾고 온몸을 쑤시던 통증도 사라지는 치유의 순간을 만난다. 


자연은 아주 특별한 힘이 있다. 


입술을 가지고 말을 하지 않아도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자연은 

아픈 곳을 찾아 내어 고통을 가라앉히는 힘이 있다. 


삶의 해답이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이 흔들리며 방황할 때,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때, 난 아픈 몸을 이끌고 자연을 찾아 해답을 구했다. 


자연이 나에게는 삶의 스승이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인간적이지만 현실감 없이 도전했던 이십대 삼십대를 

보내고 벌써 마흔을 훌쩍 지난 지금, 이제는 빨리 움직이고 서두르며 사는 

것이 버거운 나이가 되었다. 


느리게 사는 것이 뒤쳐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한 템포 

느리게 사는 것이 나이에도 맞고 나에게 맞는 편안한 삶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시간 날 때마다 똑같은 표정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빌딩숲을 벗어나 자연을 

찾는다. 


조금만 나가면 눈 앞에 자연이 먼저 인사를 한다. 


길가에 핀 억새풀이 하늘거리며 나를 붙잡는다. 


태양을 바라보며 피는 해바라기도 몸을 흔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 낸다. 


그들을 만나면 숨가쁘게 해왔던 일들을 잠시 멈출 수가 있고 멈추면 아름다운 

세상이 보인다. 


사는 것이 기쁨만 있고 하는 일마다 내 뜻대로 된다면 사는 재미는 없을테니까. 


울며 웃으며 분노하며 용서하며 위로하며 배려하는 일들이 많아야 숨은 행복을 

찾아 나풀거리며 뛰어가는 술래가 될테니까. 


아프도록 눈물겹지만 즐겁고 신나는 술래잡기가 인생이니까. 


꿈을 향해 행복을 찾아 정직하고 끈질지게, 때로는 비틀거릴지라도 뿌리까지 

흔들리지 않는 술래가 되리라. 


한판의 후회없는 술래잡기를 하며 멋지게 살리라. 


- 김정한 에세이 < 잘있었나요 내인생 > 에서 -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27건 39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www.sunjang.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