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3월 25일 금요일 힐링글입니다.txt
페이지 정보
작성자 사라랜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471회 작성일 22-03-25 17:55본문
[ 안이 바깥을 키우다 ]
도마 위 반으로 잘린 파프리카를 보면서 철 내내 그것이 집중한 건
겉이었음을 짐작합니다.
속을 채우는 다른 열매채소와 달리 파프리카나 피망이나 고추는
바깥을 만드는데 충실한 듯 합니다.
공기 한 줌이 들어있을 것 같은 텅 빈 그 안이 넓을수록 외피가
커지니 말입니다.
양배추처럼 속이 꽉 찬 사람이 되라는 말도 있지만 바깥에 충실해라,
라고도 해야 할 것도 같네요.
속에서 오래도록 숙성시켜 내보낸 바깥.
그것이 분위기와 인품이겠지요.
젊을 때처럼 꼿꼿하거나 예쁠 수는 없지만 나이 들어 표정에서
흐르는 기품은, 이러저런 갈등이나 욕망을 비워내고 얻어내는 멋진
겉입니다.
- 최선옥 시인 -
추천0 비추천0
Loadin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