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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2월 25일 금요일 힐링글입니다.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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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라랜스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0건 조회 460회 작성일 22-02-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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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합니다 아버님 ] 



안녕하세요? 전 33살의 주부입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분가해서 살고 있는데 남편은 혼자 사시는 

아버님을 모셔 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어느 며느리가 혼자 되신 시아버지 모시자는 말에 단번에 

좋다고 할 수 있겠어요. 


더구나 우리보다 훨씬 형편이 나은 형님도 계시는데, 수입이 

많지 않은 남편이 모신다는 것이 저로선 이해가 안 됐습니다. 


전 임신 중이라 회사도 관둔 상태였거든요. 


그 일로 거의 매일 싸웠습니다. 


전 저대로, 남편은 남편대로 서로 입장만 이야기하니 싸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더군요. 


그렇게 서로 지쳐 갈 때쯤, 남편이 술을 마시고 들어와 눈물을 

글썽이며 속에만 담아놨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곧 칠순을 바라보시는 아버님 속을 그동안 얼마나 썩였는지를요. 


그때마다 아버지가 다른 사람 앞에 얼마나 많은 고개를 숙였는지, 

차에 치일뻔한 남편 대신 차에 치여 어깨를 아직 잘 못 쓰는 것도, 

공사장에서 막노동하시며, 자식들 평생 뒷바라지 하셨고 넉넉하진 

않지만, 많이 부족하지 않게 키워주신 이야기도 했습니다. 


아주버님네는 아예 모시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놓은 상태고요. 


아들자식 키워도 다 소용없네 싶었지만, 막상 제 남편이 아들 

노릇 해보고 싶단 소리에 아버님을 모시면 불편해질 여러 가지 

점을 생각하니 선뜻 동의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어떡합니까? 제 남편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그렇게 

결정하고 모시러 갔는데 우리 집으로 가는 걸 한사코 

거절하시더라고요. 


늙은이 가봐야 짐만 된다고요. 


하지만 남편이 설득해 겨우 모셔왔습니다. 


그렇게 아버님과의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반찬도 그렇고, 여러모로 신경 쓰이는 게 많았습니다. 


아무리 신경 써도 반찬이 돌아가신 시어머니 솜씨 못 쫓아갔지만, 

그걸 드시면서도 엄청나게 미안해하셨어요. 


가끔 고기반찬이라도 해드리면, 저랑 남편 먹으라고 일부러 

조금만 드시더라고요. 


한 번은 장을 보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버님께서 걸레질하고 

계신 거예요. 


깜짝 놀라 걸레를 뺏으려고 했더니 괜찮으시다며 끝까지 다 

청소하시더라고요. 


하지 마시라고 몇 번 말씀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그게 편하다는 

아버님 마음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시는 것 같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버님의 한 달 전쯤부터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때쯤 들어오셨어요. 


놀러 가시는 것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지 않으시고 웃으면서 

다녀올게 하시며 매일 나가셨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래층 주인집 아주머니께서 


" 이 집 할아버지 유모차에 상자 실어서 가던데 "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며칠 전부터 저 먹으라고 사 오신 과일과 간식들이 아버님께서 

어떻게 가져오신 것인지, 아들 집에 살면서 돈 한 푼 못 버는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을 이끌고 폐지를 수거하시며 돈을 

벌었던 거죠. 


저는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이리저리 찾으러 돌아다녀도 안 보이시고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정신이 혼미해졌습니다. 


친정아버지도 평생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셨는데 아버님께서도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실 거 같아 정말 두렵고 죄송한 마음에 

한참을 펑펑 울고 또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말하니 아무 말도 못 하더군요. 


평소보다 일찍 들어온 남편이 찾으러 나간 지 한 시간쯤 남편과 

아버님이 함께 들어왔습니다. 


오시면서도 제 눈치를 보시고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시더군요. 


주책없게 눈물이 쏟아졌지만, 아버님이 더 미안해하실까 봐 

꾹 참았어요. 


그리고 아버님 손을 잡아 드렸습니다. 


평생 가족들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손은 꺼칠하셨고, 

어깨는 꽉 잡으면 부서질 것처럼 많이 야위어 있으셨습니다. 


아버님 돌아가신 저희 친정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정말 잘 모실 

거예요. 


두 번 다시 밖에 나가서 힘들게 일 안 하시게 허리띠 졸라매고 

알뜰하게도 살게요. 


사랑합니다. 아버님, 제 곁으로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내 부모님과 당신 부모님, 그렇게 선을 그어 놓고 살고 있진 

않나요? 


때론 섭섭하게 할 때도 있고, 마음을 몰라 주실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당신 부모님이 아닌 내 부모님이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럼 벌어졌던 마음에 거리가 훨씬 가깝게 느껴질 거에요. 


# 오늘의 명언 # 


부모님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꾸며주셨으니, 우리도 부모님의 

남은 생애를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한다. 


- 생 텍쥐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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