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놀수록 머리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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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760회 작성일 01-12-24 22:17본문
방학이 시작되면 어머니들은 아이들이 놀지 않고 공부만 하는 일과표를 짜도록 윽박지른다. 그러나 최근에 아이들의 지능 개발을 위해 공부 못지 않게 놀이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놀 줄을 모른다. 까치와 까마귀처럼 큰 뇌를 가진 새들을 제외하고 놀기 좋아하는 동물은 포유류 뿐이다. 왜냐하면 놀이는 위험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물개의 새끼는 80%가 재미있게 노는 도중에 포식자가 접근하는 것을 눈치채지 못해 잡아먹힌다. 따라서 놀이가 진화된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수십 개의 이론이 제시됐지만 최근까지 두 이론이 가장 인기가 높았다. 운동이론과 기량훈련이론이다.
운동이론은 어린 동물들이 놀이를 통해 어른이 됐을 때 필요한 근육과 지구력을 발달시킬 수 있기 때문에 놀이가 진화됐다고 설명한다. 한편 기량훈련이론 지지자들은 동물이 어릴 적부터 재미있게 놀면서 훗날 짝짓기와 먹이 사냥 따위에 사용될 기량을 몸에 익힐 수 있으므로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들이 놀기 좋아하는 특성을 타고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두 이론은 제각기 약점을 지닌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생물학자들은 새로운 이론을 모색했다. 놀이를 하는 동물일수록 지능이 뛰어나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돌고래, 설치류, 유대류와 같은 포유동물을 연구한 결과 몸 크기에 견줘 상대적으로 뇌가 큰 동물들이 더 잘 노는 경향이 있음이 드러났다. 뇌의 크기와 놀 줄 아는 능력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낸 셈이다. 큰 뇌가 작은 뇌보다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른의 뇌로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릴 적에 더 많은 놀이가 필요하고 이 까닭으로 놀이가 진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새로운 이론이 제기된 것이다.
물론 이 이론이 완벽하게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생물학자들이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미국의 마크 베코프 교수는 사람 뇌의 많은 부위가 놀이와 관련되며 놀이는 예상 외로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이 요구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놀이를 잘 하려면 상대방을 파악해서 규칙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요컨대 잘 노는 아이일수록 정신적으로 건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베코프의 주장은 극성맞은 어머니들이 일찌감치 조기영어 교육을 시킨답시고 마음껏 뛰어놀 기회를 차단하는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 같다.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
◇ 참고자료
△마크 베코프 논문, <의식연구지(Journal of Consciousness Studies) 2001년(vol. 8)
출처 : 한겨레 사회란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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