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아"에서 여왕, 세계를 제패한 군주로, 엘리자베스 1세 여왕 > 자유 게시판

요약

Queen Elizabeth I. 1533-1603.
영국의 제국화, 절대주의를 이끈 사상 최강의 여군주. 자신이 여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어머니의 목이 잘리는 등 무수한 난관 끝에 왕의 자리에 올라 피폐했던 조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키워냄. 허약했던 정치 기반을 여성 특유의 지혜와 유연성으로 극복하고, 안으로는 정치적 안정 및 상공업 발전, 밖으로는 해상을 제패하고 해외 식민지 확장을 도모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후원자를 자처, 셰익스피어와 같은 역사적 문인들을 키워내기도 했다.


사실들

1533년 헨리 8세(Henry VIII)와 그의 두 번째 왕비 앤 볼린(Anne Boleyn)의 딸로 출생.

엘리자베스가 여자로 태어난 것은 "재앙"이었음. 헨리 8세는 이미 첫번째 아내 캐서린 사이에 낳은 딸 매리(Mary)가 있었고, 아들을 갖고 싶어 국교까지 바꿔가며 두 번째 부인을 맞은 것이었음. 그런데 이렇게 또 다시 딸을 얻게 되자 헨리는 격노했고, 앤 볼린에 간통과 반역죄를 뒤집어 씌워 참수 시킴. 그리고 헨리 8세의 사주를 받은 의회는 엘리자베스를 사생아라 선언, 왕위 계승권마저 박탈함. (이후 헨리 8세는 3명의 아내를 더 맞아들여 결국 아들 에드워드를 얻게 됨.)

헨리 8세. 아들을 낳기 위해 5번 재혼하고 2명의 아내의 목을 벤 비정의 사나이.
그는 2번째 딸이자 왕위 계승서열 3위였던 엘리자베스가 영국의 왕이 돼
세계를 제패하리라곤 꿈도 꾸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하긴 했으나 엘리자베스는 여전히 왕위 계승서열 3위였음. 첫번째가 배다른 남동생 에드워드, 두 번째가 배다른 언니 매리.

1547년 헨리 8세 사망, 남동생 에드워드 역시 1553년 병을 얻어 사망, 언니 매리가 영국의 여왕이 됨. 카톨릭 보수파였던 매리 여왕은 개신교였던 동생 엘리자베스를 극도로 경계함. 결국 엘리자베스는 "토마스 와이엇" 반란 사건에 휘말려 감옥 수감됨.

수감 기간 동안 엘리자베스는 여러 차례 처형 위기를 넘김. 엘리자베스는 국민적으로 인기가 높던 공주였을 뿐만 아니라 반란에 가담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어 처형이 어려웠음. 몸이 약했던 매리 여왕은 5년간의 짧은 재위기간 만에 병사.

이로서 서열 3위였던 엘리자베스가 1558년 여왕 즉위. 당시 영국은 안으로 구교와 신교의 지독한 세력 다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지역 간 대립,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한 경제 파탄, 밖으로 날로 강성해지는 스페인과 프랑스의 위협 등으로 위기와 도탄에 빠진 국가였음.

당시 구교와 신교 간의 세력 다툼으로 폭발 직전에 있던 어려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통일령을 부활해 국왕이 사실상 종교를 지배토록 했으며, 전국민에게 국교회(國敎會)의 의식과 기도서를 강제로 지키게 해 국교의 확립을 꾀하고 종교적 통일을 추진하였다. 이는 영국을 개신교(성공회)의 국가로 안정시키는 것을 의미했음. 그러나 여왕은 자신의 종교를 외부에 공표하지도 않았고 전통으로 돼 있던 교회의 수장직도 맡지 않았다. 그리고 종교적 극단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고 종교적 이유로 사람들을 처형하는 것을 삼갔다.

여자가 영국의 왕이 된 뒤, 사방으로부터 정략 결혼 요청이 쏟아져 들어왔음. 그러나 엘리자베스는 이를 정치 외교적 기회로 이용했음. 영국에 위협적인 국가가 있으면 그 국가의 적국에 시집간다고 엄포를 놓는 식으로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무기 삼아 영국의 정치적 독립과 안정을 지킬 수 있었음.

일설에 의하면 엘리자베스가 마음에 두고 있었던 남성이 있었으니, 바로 로버트 더들리(Robert Dudley)라는 사람이었다. 레이카스터 공작 더들리는 엘리자베스가 왕위에 오르기까지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람으로 수년의 세월 동안 엘리자베스의 곁에 함께 있었다. 그러나 더들리는 반역자의 후손이었던 데다, 처음 맞이했던 아내가 의문사를 하는 등 여러 구설수에 휘말려 있었음. 국가의 수장인 엘리자베스가 남편으로 맞기엔 너무 힘든 상대였음. 엘리자베스는 끝내 결혼하지 못한 채 처녀로 늙어 죽는다.

정치적으로 "장기전"을 선호하는 스타일이었음. 왕위에 올랐을 때 무수한 반대 세력들, 특히 의회를 포용하기 위해 군주로서의 독단을 삼갔으며, 외부의 의견을 끝까지 들어본 뒤 마지막 순간까지 결정을 유보했음. 이는 주변의 정적들이 왕을 쉽게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급한 상황에 처한 정적들이 먼저 여왕에게 머리를 조아려 결정을 "구걸"하는 양상을 만들었음.

재상 그레셤의 주도 아래 화폐제도를 통일하고, 물가의 앙등을 억제함. 또한 노동시간과 임금을 일정하게 규정화 하고, 빈민구제법을 통해 농민의 무산(無産) 계급화를 방지하였다. 그리고 각종 공업 분야에 독점권을 부여, 이의 보호육성을 도모하는 등 중상주의(重商主義) 정책을 도입. 이는 영국 무역의 확대와 해외 진출을 도모에 원동력이 됨.

엘리자베스 여왕의 가장 큰 위협 세력은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있던 5촌 조카 매리였음. 매리는 잉글랜드의 "숙적"이나 다름없는 스코틀랜드를 다스리고 있었고 독실한 카톨릭 교도로 (개신교 신자였던) 엘리자베스와 철저한 적이었음. 매리와 그의 추종자는 여러 차례 엘리자베스의 왕권을 전복시키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음. 오히려 매리는 거듭된 실정에 왕권 싸움으로 스코틀랜드에서 실각하고 엘리자베스에게 망명을 온다. 이때 엘리자베스 정권은 매리를 가택 연금 시키고 20년 동안 매리를 감시하며 정적으로부터 보호했음. 그러나 매리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다시 한번 왕권 전복 음모에 휘말렸고, 엘리자베스는 어쩔 수 없이 조카를 참수 시킴. (수정했습니다. 답글로 지적해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1588년, 스페인의 무적 함대 아르마다가 영국을 침공. 카톨릭 국가였던 스페인은 개신교 신자인 엘리자베스 여왕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고, 마침 매리까지 참수당하자 이를 빌미로 쳐들어 옴. 그러나 영국 함대는 우월한 전술과 전투에 최적화 된 배의 설계, 그리고 기후적 행운까지 겹쳐 스페인 함대를 섬멸해 버림. 이는 영국이 "제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 영국은 이때부터 유럽의 해상 지배권을 갖게 됐으며, 동인도 회사를 비롯해, 해외 여기저기에 식민지를 건설해 국내 경제와 산업의 끝없는 팽창을 촉진시켰다.

여왕에 오르기까지 숨 죽이고 살았던 수 십년 간의 어둠의 세월에 대해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각종 스포츠, 음악, 사냥, 오락 등을 즐겼다. 여왕의 이런 오락적 취향은 당시 영국의 문화 예술 발달을 크게 촉진시켰음. 특히 연극 공연을 즐긴 여왕 덕에 당시 영국은 희극을 중심으로 한 국민 문학이 절정에 달함. 셰익스피어, 말로우 등 비롯해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극작가들이 모두 이 시대에 탄생했음.

어린 시절부터 무서울 정도로 침착하며 영특했음. 어떤 학문을 배우든 최고의 성적을 보였으며, 4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로 언어적 감각도 탁월했다. 그러나 이런 겉모습과 달리 개인적으론 (아버지 헨리 8세의 영향인지) 경솔하고 무례하며 포악한 모습도 많이 보였다고 함.

1603년, 노환으로 별세. 처녀인 채로 후손을 두지 않았던 엘리자베스의 후계는 처형된 메리의 아들, 제임스 1세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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