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사의한 동물왕국의 섹스 > 자유 게시판

SCIENCE 제 443호 20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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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 and the Single Fly
불가사의한 동물왕국의 섹스

더 나은 種을 위해 침팬지 등의 암컷이 여러 상대와 교미한다는 새 연구 나와


Sharon Begley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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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똥파리 수컷은 무려 40분간 암컷과 교미하면서 사정이 끝나 생식기를 빼낸 후에도 암컷에 20분간 달라붙어 있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암컷이 또다른 구애자의 정자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달랑게 수컷은 교미할 때 먼저 암컷 몸 속에 ‘특수’ 액체를 집어넣는다. 그 액체는 굳으면 마개 역할을 한다. 그 마개는 먼저 도착했을지 모를 라이벌 수컷의 정자가 암컷 체내의 정자 임시 보관실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궁극적으로 다른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것을 막는다. 그런 후에야 수컷은 안심하고 자신의 정자를 주입한다. 붉은 등 거미 수컷은 암컷을 수태시킨 직후 스스로 암컷의 먹이가 된다. 그렇게 하면 암컷이 포식을 하느라 다른 수컷과의 짝짓기를 지연시키기 때문에 자신의 정자로 난자를 수정시킬 확률을 높여준다.

행동학·생리학·해부학 등의 측면에서 동물계의 섹스는 카마수트라(인도의 힌두교 性典)가 전하는 비법보다 훨씬 기이하다. 물론 앞으로도 당연히 그렇겠지만 적어도 과거보다는 덜 불가사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괴상한 생식기와 어이없는 교미 방식(가령 장장 79일에 달하는 자벌레의 교미 시간)처럼 이전까진 설명할 수 없었던 생명 현상들이 바로 암컷의 난교(亂交) 성향에 적응하기 위한 방편임을 생물학자들이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암컷의 난교성은 몇천 년 동안 간과돼 왔다. 美 셰필드大 생물학자 팀 버크헤드는 신저(新著) ‘난교’(가제·Promiscuity)에서 “그동안 생물학자들은 암컷들이 성적으로 일부일처를 추구한다고 가정했지만 이제 그 가정이 잘못됐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대다수 동물種의 암컷들은 일상적으로 여러 수컷들과 교미한다”고 말했다.

생물학자들은 연구대상 種의 약 70%에서 암컷의 난교를 볼 수 있었다. 한 胚의 메뚜기 알은 아버지가 여럿일 수 있다. 유리멧새 새끼들 중 35%는 어미 새의 짝이 아닌 다른 수컷의 소산이다. 어떤 스코틀랜드産 암컷 양은 5시간 동안 7마리의 수컷들과 짝을 지어 모두 1백63번이나 교미했다. 침팬지 암컷은 임신 때마다 5백∼1천 번 교미한다. 1997년 DNA 테스트 연구 결과 아기 침팬지들 중 54%가 어미의 짝이 아닌 다른 수컷의 새끼임이 밝혀졌다. 수컷들만이 자신의 씨앗을 널리 퍼뜨림으로써 진화상의 이점을 얻는다는 사회생물학계 통설과는 대조적으로 암컷의 일부일처제 선호는 보편적 현상이 아니라 예외에 가깝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여성들이 이상적으로 보는 일생 동안의 섹스 파트너 수는 남성들보다 적다. 실제로도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섹스 파트너 수가 적다. 텍사스大 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는 “이에 기초해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짝짓기를 단순화하고 여자들은 일부일처에, 남자들은 난교에 적합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지나친 단순화다. 양쪽 性 모두 양쪽 전략을 추구한다” 말했다. 암컷의 난교성은 性 전쟁을 촉발한다. 암컷이 난교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컷이 씨앗을 뿌려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달할 기회를 위해 싸워야 하는 운명이라면 그는 영리한 교미 습관과 훌륭한 교미 도구를 갖춰야 한다. 그런 적응방식 중 하나는 단순히 정자를 주입하는 기능을 넘어선 정교한 도구를 생식기에 갖추는 일이다.

실잠자리와 잠자리의 생식기가 좋은 예다. 이들은 모두 생식기에 돌기와 갈고리를 갖추고 있는데 그런 도구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자신들의 정액보다 먼저 암컷의 생식관에 도달한 다른 수컷의 정액을 퍼내기 위한 것으로 생물학자들은 보고 있다. 또 동물 세계를 통틀어 몸집에 비해 매우 다양한 수컷 고환의 크기는 암컷의 난교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쉽게 설명된다. 어떤 種에서 암컷의 난교성이 심할수록 수컷은 자신의 정자가 난자에 도달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환을 크게 키운다. 고릴라(암컷이 파트너에게 충실하다)의 고환이 작은 반면 침팬지의 고환이 큰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암컷들은 난교에서 어떤 이득을 얻는가? 일처다부제의 한가지 장점은 암컷과 그 자식들에게 더 많은 자원과 보호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대다수 수컷들은 교미의 대가로 기꺼이 먹이를 제공한다. 귀뚜라미 암컷 한 마리와 교미하는 모든 수컷들은 알에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단백질이 풍부한 먹이를 가져온다. 아델리 펭귄 암컷은 교미할 때마다 수컷에게서 둥지를 지을 돌을 제공받는다. 또 암컷들은 수컷에게 부권(父權)에 대한 혼동의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이득을 얻는다. 여러 수컷과 교미하는 붉은 어깨 검정새의 암컷은 새끼들을 천적에 잃을 확률이 비교적 적다. 자신을 아버지라 생각하는 수컷들이 각자 천적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영장류 수컷과 사자 수컷은 자신의 새끼가 아닌 새끼들을 죽인다. 따라서 부권을 혼동하게 함으로써 침팬지 암컷들과 암사자들은 새끼들을 위험 요소들로부터 더 잘 보호한다.

암컷의 난교는 수컷의 난교와는 달리 더 많은 자손을 가져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더 나은 자손을 가져올 수는 있다. 여러 종의 암컷들이 갖고 있는 생식 시스템은 ‘유전적으로 맞지 않는’ 정자는 거부하고, 자신의 난자를 보완하는 DNA를 갖고 있는 정자만 받아들이는 불가사의한 탐지기를 내장하고 있는 듯 하다. 그 결과 더 생존력 있는 자손을 낳을 수 있다. 다수의 연구 결과 암컷은 여러 수컷과 교미함으로써 더 나은 자손을 만든다는 것이 밝혀졌다. 과학자들은 암컷들이 어떻게 부실한 수컷과 튼튼한 수컷을 가려내는지를 이제야 겨우 파악하기 시작한 셈이다. 그래도 섹스의 어떤 측면들은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다. 그나마 천만다행한 일이다.

With Erika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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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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