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 지능? "꼭 그렇지는 않다오" > 자유 게시판

컴퓨터게임 등 순발력 높아져 점수 상승
급식서 인공첨가물 빼자 14% 오르기도


지난해 말 오스트리아 빈 의대는 50개국 국민의 IQ(intelligence quotient=지능지수)를 비교해 본 결과, 한국인이 2위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민에겐 자부심을 안겨줄 만한 내용이어서 많은 언론들이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홍콩이 1위, 일본이 3위, 싱가포르가 4위를 차지했다는 이 결과가 발표된 직후 많은 인지 과학자들은 이를 비판했다. 비판 요지는 IQ는 국가간 수평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2002년엔 "국민의 평균 IQ가 높은 국가가 경제적으로 부유하다"는 북아일랜드의 얼스터대와 핀란드 탐페레대의 공동 연구결과 역시 과학계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연구결과는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가 국민의 평균 IQ 점수도 높았다는 것이었다.




이들 논쟁의 핵심은 ▶과연 IQ를 국가별로 비교해 특정 국가 국민이 다른 국가 국민보다 더 똑똑한 지를 판단할 수 있는지 ▶IQ에 인종적 차이가 존재하는 지다. 그러나 결론은 그렇지 않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 실시되고 있는 IQ 검사는 ▶언어능력▶수리능력▶공간지각력▶기억력▶추리력 등의 각기 다른 영역을 측정하게끔 고안돼 있다. 성균관대 심리학과 이순묵 교수는 "IQ 검사는 문제를 이해하고 풀고 기억하는 등 두뇌가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지, 즉 학교에서 얼마나 잘 학습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잣대"라고 말한다. 과외 등을 통해 자신의 나이보다 높은 수준의 풀이 능력을 반복해서 배우는 한국 학생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점수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영국 BBC도 인터넷판 '지능 특집'에서 "IQ 점수는 문화.사회계층.성(性)에 따라 달라지며 이는 IQ 검사가 디자인된 방식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IQ 검사가 과연 '지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일대 심리학과 로버트 스턴버그 교수팀은 "IQ는 창의력과 상식 같은 문제해결 능력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하버드대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IQ로 잴 수 있는 분석적 지능 외에 ▶대인관계 지능 ▶언어지능▶운동근육 지능▶음악 지능 등 7~8가지 지능이 따로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일부 인지 과학자들은 IQ는 다만 개인이 IQ 검사지를 얼마나 잘 푸는지를 반영하는 숫자일 뿐이라고까지 폄하한다.

평균 IQ가 10년마다 20점 정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 것도 IQ가 지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증거로 활용되곤 한다. 뉴질랜드 과학자인 제임스 R 플린이 주창한 이른바 '플린 효과'다. IQ 점수가 높아졌다고 사람들이 더 똑똑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IQ 점수가 높아지는 이유로는 좋아진 영양상태 등 여러가지가 거론되지만 컴퓨터 게임.비디오 게임 등의 발달로 공간 지각력과 순발력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래서 15~20년에 한번씩 평균점수를 1백에 맞춰 표준편차를 재조정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미국 뉴욕시에 있는 1백만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급식과 IQ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도 흥미를 끈다. 방부제. 색소. 인공 첨가물 등을 급식에서 빼자 IQ 점수가 14%나 상승했다.

흔히 IQ 검사라 불리는 지능지수 검사는 프랑스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가 1905년 처음 만들었다. 당시 목적은 취학 연령에 이른 아동 중 정신지체 아동을 가려내는 것이었다.

이를 미 스탠퍼드대 루이스 터먼 교수가 발전시켜 1916년 '스탠퍼드-비네'방식을 고안해냈다. 이 방식을 응용한 필기식 집단 지능검사는 세계대전 때 징병검사의 하나로 애용됐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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