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손에 볼펜의 잉크가 묻었을 때 물로 씻으면 잘 지워지지 않지만, 자고 나면 자연히 없어져요. 왜 그런가요?


A. 우리 피부는 매일 조금씩 벗겨진답니다. 그래서 손에 묻은 볼펜 얼룩도 자연히 함께 떨어져나가게 되는 거지요. 피부가 벗겨진다고 해서 끔찍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피부가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지요. 맨 바깥쪽에 있는 피부는 각질처럼 단단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각질층은 주변과의 마찰로 인해 항상 조금씩 벗겨지고 새로 돋아나기를 반복하고 있지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양 손을 마주 대고 비빌 때도 세포가 많이 떨어져 나가고 있답니다.


볼펜의 잉크는 피부 세포를 물들이는 ‘염료’의 성질을 가진 것이 아니라 다른 물질의 표면에 그냥 입혀져 있는 ‘안료’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부의 표면에 묻어 있을 뿐입니다. 피부 속으로 잉크가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피부가 벗겨져 나가면서 자연히 떨어져나가게 되는 것이지요. 피부 표면에 묻어있는 볼펜 잉크가 비누나 물로 지워지지 않더라도 자고 나면 자연히 없어지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지요?


대부분의 물감이나 잉크도 볼펜처럼 시간이 지나면 피부와 같이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피부의 세포를 물들이는 염료의 경우에는 꽤 오랫동안 그 색이 빠지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피부 세포 속을 물들이는 머리 염색약의 경우는 손에 묻으면 지워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다 해도 아래쪽의 세포층이 자라면서 위쪽 세포층을 밀어내게 되면 물이 든 부분은 이 피부세포가 떨어져 나갈 때 함께 사라지게 되지요. 참고로, 옷감에 볼펜 얼룩이 생겼을 때는 옷감 뒷면에 천을 대고 에탄올이나 표백제를 천에 적셔 두드려주면 빠집니다.


/과학문화재단(www.science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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