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보다 박쥐가 더 무섭다 메르스 에볼라 등 매개 전염병 많아 > 자유 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뒤로가기 자유 게시판

모기보다 박쥐가 더 무섭다 메르스 에볼라 등 매개 전염병 많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4회 작성일 15-07-22 18:27

본문

1976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출현해, 이후 주기적으로 발병하며 숱한 생명을 앗아갔을 때 세계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가난한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질병이라는 이유에서인지, 제약사도 백신 개발을 외면했다. 돈이 안 되는 질병이었기 때문이다.

포유류 가운데 유일하게날 수 있는 박쥐는 동물 가운데 가장 많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에볼라와 메르스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아주 높은 동물이다. 사진은 과일박쥐 ⓒ batworlds.com
포유류 가운데 유일하게날 수 있는 박쥐는 동물 가운데 가장 많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에볼라와 메르스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을 일으킬 가능성도 아주 높은 동물이다. 사진은 과일박쥐 ⓒ batworlds.com
무관심 속에 외면당한 박쥐 매개 질병들

그러다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가 대대적으로 유행해 감염자 2만 2000여명과 사망자 9000여명이 발생했다. 세계의 무관심과 제약사의 이기적인 욕심이 빚어낸 참사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메르스만 해도 중동에서만 발생하다 보니 백신 개발은 커녕, 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지 3년도 안 됐다. 메르스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다.

에이즈를 비롯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09년 신종플루,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최근 몇 년 새 급증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신종 전염병의 75%는 야생동물에서 사람으로 넘어와 진화한 바이러스다.

이런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염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한다. 인수공통전염병은 대개 동물이 먼저 갖고 있던 병이어서 사람에게는 항체가 없는 탓에 더 치명적이다. 하지만 인수공통전염병을 유발하는 동물 바이러스 가운데 인류가 밝혀낸 것은 고작 1%다. 이마저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많다.

에볼라, 메르스 이외에도 매개하는 질병 많아

2000년대 유행한 대부분의 인간 감염질병은 박쥐로부터 전파된 바이러스가 원흉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전염시킨 이집트무덤박쥐와 2002∼2003년 중국에서 창궐한 사스 바이러스를 퍼뜨린 관박쥐 등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박쥐 매개 질병은 이외에도 많다.

▲메르스 바이러스(이집트무덤박쥐) = 낙타가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집트 무덤박쥐에 의해서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정확한 과학적 연구는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다. 박쥐의 일종인 이집트무덤박쥐(Egyptian Tomb Bat)만이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지, 다른 박쥐도 옮기는지에 대한 뚜렷한 연구결과가 아직 없다. 과학자들은 낙타에서 메르스 바이러스 항체를 발견했다.

낙타와 박쥐가 서로 상관 없이 이 바이러스를 각기 지니고 있는지, 아니면 박쥐에서 낙타로, 다시 낙타에서 인간에게 전염되었는지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다. 추정할 뿐이다. 중동의 가난한 지역에서 발생한 질병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일천하고 관심도 없었기 때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과일박쥐) = 지난해 ‘에볼라 바이러스 공습’으로 그나마 잘 알려진 인수공통전염병이다. 바이러스를 보유한 ‘과일 박쥐’를 잡아 먹는 식습관에 의해 사람에게 전염된다. 그러나 과일박쥐는 동남아에도 존재한다. 또 식용으로 사용되는 지역도 많다. 그러나 이 곳에서 에볼라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아직까지 없다. 앞으로 연구대상이다.

▲사스 바이러스(관박쥐) =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에서 유행하면서 수많은 희생자를 낸 사스가 박쥐에 의해 옮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생하여 순식간에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캐나다 등으로 확산되었고, 6개월 만에 13개국에서 1,622명이 감염, 58명이 사망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2003년 세계 보건 기구(WHO)는 사스 바이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종류라고 공식 발표했다. 관박쥐(greater horseshoe bat)로부터 전염된다.

▲광견병 바이러스(뱀파이어 박쥐) = 광견병을 옮기는 동물은 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쥐에게 물렸을 때도 일어날 수 있다. 뱀파이어 박쥐로 알려진 흡혈박쥐가 그 주인공이다. 이 박쥐는 비단 사람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도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치명적인 동물이다.

뱀파이어 박쥐로 알려진 흡혈박쥐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포유류를 공격해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긴다. ⓒ animals.nationalgeographic.com
뱀파이어 박쥐로 알려진 흡혈박쥐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포유류를 공격해 광견병 바이러스를 옮긴다. ⓒ animals.nationalgeographic.com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박쥐 외에도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고양이와 스컹크 등 상당수의 포유류에 의해 감염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매개 동물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니파(Nipah) 바이러스(과일 박쥐) = 니파바이러스(NiV) 감염증을 일으킨다. 1998~1999년 사이 동남아에서 유행됐다. 2004년 방글라데시에서 NiV를 보균한 과일박쥐에 오염된 대추야자열매(date palm) 수액을 마셨다가 감염된 사례가 발생하면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전염되며 메르스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전염된다. 박쥐에 의해 감염된 돼지가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킨다는 연구도 있다.

▲헨드라(Hendra) 바이러스(과일박쥐) = 말과 사람을 죽이는 헨드라바이러스 감염증을 일으킨다. 1994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경주마와 3명의 조련사에서 최초로 발병했다. 그 가운데 2명은 사망했다. 자연 숙주는 호주와 파푸아뉴기니 등에 서식하는 과일박쥐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르부르크(Marburg) 바이러스(과일박쥐) = 에볼라 바이러스가 진화한 것으로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마르부르크 출혈열을 일으킨다. 이 병은 지난 1967년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의 한 연구원이 아프리카 녹색원숭이의 조직을 관찰하던 중 감염되어 사망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2008년 여성 2명이 박쥐가 가득한 우간다의 한 동굴에 들어갔다가 마르부르그 바이러스(Marburg virus)를 유럽과 미국으로 전파시키면서 과일박쥐가 옮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생물학적 무기들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간다 정부는 작년 10월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보유한 동물

2013년 영국 ‘왕립학회보 B’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박쥐의 몸에는 총 137종에 이르는 바이러스가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인수공통 바이러스는 61종으로 나타났다. 종별 평균으로 따지면 박쥐는 2.71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으며, 이 중 인간에게 옮길 수 있는 바이러스는 평균 1.79종이었다.

일반적으로 체내에 바이러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인간에게 쉽게 전염병을 퍼뜨린다고 알려진 쥐보다도 많다. 쥐를 포함한 설치류는 평균 2.48종의 바이러스를 갖고 있으며, 이 가운데 1.48종이 인수공통 바이러스다. 어쩌면 모기보다 더 위협적인 것이 박쥐다. 메르스처럼 동물 숙주에 잠복해 있다가 언제든 나타나 인류를 괴롭힐 수 있으니 말이다.

김형근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5.07.14 ⓒ ScienceTimes
추천3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4건 3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www.sunjang.com. All rights reserved.
PC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