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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보고 판단 마라… 사람도 길도 맛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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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7건 조회 1,042회 작성일 13-10-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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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만 보고 판단 마라… 사람도 길도 맛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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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전 서울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서울 중구 을지로동이다. 이곳에 있는 식당들은 사진 속 등심구이 식당 ‘통일집’처럼 음식 맛도 가격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다.

서울 '최고령' 골목 을지로에 가면…

구닥다리면 어떠랴… 이런 끝내주는 맛이 있는데


서울 을지로3가에 붙어 있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도무지 2013년 서울 도심이라고 믿기 어려운 풍경이 펼쳐진다. '○○정밀' '○○금속' 등 상호(商號)를 얌전한 붓글씨로 쓴 간판이 붙은 작은 가게들이 들어찬 2층, 아니 제대로 재면 1.5층에 불과할 야트막한 건물들이 빼곡히 줄지어 늘어서 있다. 1970년대, 늦춰봐야 1980년대 중반으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30년 전 서울의 모습을 간직한 이곳은 '을지로동'이다. 중구 을지로3·4·5가와 입정동·주교동·방산동·산림동·초동·저동2가· 인현동1가를 아우르는 행정구역이다. 서쪽으로 명동, 북쪽으로 청계천, 남쪽으로 남산, 동쪽으로 동대문 사이 위치한 을지로동은 서울에서 가장 '연로한' 동네다. 인구 2070명 중 19.9%인 412명이 65세 이상이다. 65세 이하 50세 이상도 780명으로, 장년층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다.

을지로3·4가 일대는 1980년대까지 서울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였다. 명보극장과 국도극장이 있었고, 제조업 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을 겨냥한 유흥업소로 밤에도 북적댔다. 하지만 이 일대 제조업이 쇠퇴하고, 재개발까지 미뤄지면서 1980년대 모습이 박제된 채 남아있다.

이 지역 식당·술집도 자의 반 타의 반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역사를 쌓게 되었다. 게다가 이 동네 손님들은 예전 '제대로 된 음식 좀 드셔 본', 맛을 아는 연세 지긋한 분들이 대부분. 그래서인지 허름해도 음식은 오랜 내공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을 내면서, 합리적인 가격대의 식당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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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3가 큰길에서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도 서울의 옛 모습이 살아 숨 쉰다.

을지로동을 샅샅이 훑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맛집 다섯을 확인했다. 골뱅이골목, 노가리골목 등 이미 유명한 곳도 함께 소개한다.

지난 25일 저녁 서울 을지로3가 골목 안에 있는 양·곱창구이 전문 '우일집'에서 박용설(77)씨와 이재명(73)씨를 만났다. "우리 나이에는 인테리어 요란하게 한 집보담두, 구닥다리라두 이런 집이 좋다구. 맛있고 푸짐하구." 이 동네 식당들은 나이 지긋한 손님이 대부분이라선지 점심과 저녁 중간에 이른바 '브레이크 타임(쉬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 저녁에는 문을 일찍 닫는 편이다. 대개 밤 9~10시 마감한다. 소주를 주문하면 종업원이 "(뚜껑이) 빨간 거(알코올도수 20.1도)요, 아니면 파란 거(19.0도)요?"를 묻는 것도 공통점이다.

원조녹두

등산모를 벙거지처럼 머리에 얹고 작은 금속 뒤집개를 손에 든 주인은 체구가 작았지만 뭐라 말할 수 없는 고수(高手)의 기운을 뿜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전주에서 7년, 서울에 올라와 30년 도합 37년 부침 경력의 소유자였다. 주문을 하자 주인은 달걀 프라이부터 부치기 시작했다. 이 집에서는 기다리는 동안 허기를 달래라고 달걀 프라이를 먼저 낸다. 전 부치는 방식이 독특하다. 밀가루 반죽을 달궈진 번철에 얇게 편다. 그 위에 파와 다진 오징어 따위를 피자 토핑하듯 얹는다. 다시 밀가루물 얇게 붓고 앞뒤로 꾹꾹 눌러가며 부친다. 거의 익었다 싶으면 달걀을 하나 깨서 올리고 뒤집개로 누른다. 파전이 완성되면 뒤집개로 길게 세 조각으로 잘라서 접시에 얌전하게 담아 낸다. 얇은 밀가루 막은 테두리가 바삭하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쫄깃하달 정도로 탄력이 강하다. 여태 먹은 파전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녹두전은 기름을 듬뿍 둘러야 맛있는데, 조금 덜 두르지 않았나 싶다. 속으로 넣은 배추김치가 너무 시큼하단 점도 아쉬웠다. 해물파전·해물녹두 9000원, 고기파전·고기녹두 8000원. 중구 입정동272-8, (02)2277-0241

동원집

감자국(탕)과 ‘신선하다’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 같지만, 이 식당 감자국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으면 이런 표현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걸쭉하고 텁텁한 대부분의 감자국과 달리, 돼지뼈를 폭 고아 끓인 육수에 얼큰하게 양념한 국물이 시원하고 개운하다. 돼지 등뼈에서 고기를 뜯어내지 않아도 젓가락질 몇 번이면 쉽게 떨어져 나온다. 35년째 순댓국을 팔고 있다는 주인은 “얼려서 들어오는 수입 등뼈가 아니라 냉장 국산 등뼈를 사용해서 그렇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순대도 훌륭하다. 양배추를 듬뿍 넣은 데다 풋고추를 다져 넣은 덕분인지 무겁게 느끼하지 않고 산뜻하다. 감자국·술국·머리고기 1만3000·2만·2만5000원, 감자국 7000원, 순댓국 6000원, 접시순대 1만원. 중구 입정동96-2, (02)2265-1339

안성집

2013103002312_2_59_20131031040119.jpg전 부치는 솜씨가 고수급인 ‘원조녹두’집 주인(좌). ‘안성집’ 돼지갈비(우).
1957년부터 영업 중이라는 이 식당은 육개장으로 오래전부터 이름이 났던 식당이다. 소 사골과 양지, 갈비뼈 따위를 4~5시간 기름을 걷어가며 끓인다. 이때 고춧가루를 함께 넣어 끓이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칼칼하면서도 맵지 않고 시원한, 어찌 보면 모순적인 맛이 진짜 입안에서 느껴진다. 육개장 국물에 밥 대신 칼국수를 말아주는 ‘육칼’은 다른 집에서 보기 힘든 메뉴이다. 저녁에는 소갈비와 돼지갈비를 먹으러 오는 손님이 많다. 양념이 너무 달지 않고 고기 맛을 살려줄 정도로 적절하게 조절하는 솜씨는 오랜 역사에서 우러난 내공으로 느껴진다. 육개장 8000원, 육칼 9000원, 소갈비 1인분 2대 3만원, 돼지갈비 1인분 500g 2만8000원. 을지로3가208-1, (02)2279-4522

우일집

요즘 양·대창 먹기가 겁날 정도로 비싸다. 1인분에 3만원 가까이나 하니 말이다. 50여 년 전 이문자(87)씨가 시작해 이제 두 딸이 잇고 있는 이 식당에서는 양·대창을 절반 정도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양·대창의 품질이 비싼 식당만큼 일정하지는 않을 수도 있고, 숯불이 아닌 가스불에 구워 먹는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만한 양·곱창을 먹기는 쉽지 않다. 점심에는 대부분 칼국수 손님이다. 소뼈를 삶은 국물에 조개 국물을 섞어 시원하면서도 구수하다. 양깃머리 1만8000원, 대창 1만3000원, 곱창 1만5000원, 칼국수 4500원. 중구 을지로3가155-4, (02)2267-9848

통일집

이 일대에서는 비싼 편이나,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쇠고기가 싸고 양이 많다. 고기 질도 나쁜 편은 아니나 편차가 크다. 쇠고기를 얼려 보관하지 않고 하루 팔릴 만큼씩만 사다가 썰어서 판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고 손님이 많으면 드럼통 테이블을 가게 밖 골목에 내다 놓고 손님을 받는다. 어둑어둑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 좁은 골목에 나앉아 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는 맛이 독특하다. 오래도록 앉아서 술과 고기를 추가 주문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한우등심 3만2000원(200g), 된장찌개 5000원, 김치찌개 7000원. 중구 을지로3가202-7, 02-2273-0824

이미 이름 난 을지로 맛집

노가리골목

2013103002312_3_59_20131031040119.jpg을지로 맛골목. 좌측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우일집' 곱창구이, ‘원조녹두’해물파전, ‘동원집’감자국, 통일집’등심구이
어린 명태를 일컫는 노가리. 1마리 1000원이면 맥주 두세 잔은 가뿐히 마실 수 있어 가볍게 2차 술자리 하기에 맞춤하다. 왕노가리를 처음 내놓은 곳이 을지로 노가리골목에 있는 맥줏집들이다. 7~8개 맥줏집 중에서 ‘오비베어’가 왕노가리를 처음 내놓았다고 알려졌으나 일찍 닫는다. 만선호프(중구 을지로3가 95, 02-2274-1040)와 뮌헨호프(중구 을지로3가104-5, 02-2273-2288)에 손님이 많다.

골뱅이골목

국내산 골뱅이만을 낸다. 시장이나 수퍼마켓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수입산 골뱅이와 맛이 완전히 다르다. 우진골뱅이(중구 저동2가 79-10번지. 02-2263-7661), 영락골뱅이(중구 저동2가 80-1번지, 02-2264-9489), 영동골뱅이(저동2가 79-1번지, 02-2266-5006)가 원조로 꼽힌다.

조선옥

소갈비의 명가. 6·25 전에 문 연 을지로 터줏대감이다. 중구 을지로3가229-1, (02)2266-0333

을지면옥

전국 냉면집 명가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집. 중구 입정동161, (02)2266-7052


안동장(安東莊)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중식당. 중구 을지로3가315-18, (02)2266-3814

오구반점(五九飯店)

6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중식당. 군만두가 명성만 못하나, 볶음밥은 나쁘지 않다. 중구 을지로3가5-9, (02)226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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