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의 공중전기 실험 > 자유 게시판

프랭클린은 그가 행한 실험과 전기에 관한 그의 아이디어를 편지로 영국에 알렸고, 그 편지들은 런던에 있던 왕립협회에 전달되었다. 1751년에 이 편지들이 [전기에 관한 관측과 실험]이라는 제목으로 편집되었다. 1752년에 이 편지들은 프랑스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프랭클린의 이름은 유럽에서 급속히 유명해졌다. 이 편지의 내용 중에는 번개가 전기 작용이라는 것과 전기 작용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었다. 프랑스의 과학자로 프랭클린의 편지를 프랑스어로 번역했던 달리바르(Thomas-François Dalibard, 1709-1799)는 프랭클린이 제안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다. 번개가 전기라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구름에서 번개를 지상으로 끌어내리는 실험이었다. 1752년에 달리바르는 높이 30피트의 쇠막대를 단 의자를 설치한 다음 의자와 바닥 사이는 유리병으로 절연했다. 5월 10일 마침내 벼락이 쇠막대에 떨어져 쇠막대와 의자가 대전되었다. 대전된 쇠막대로 실험을 하다가 사방으로 불꽃이 튀어 함께 실험을 하던 사람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 실험은 커다란 화제가 되어 곧 프랑스 전역에 퍼졌고 마침내 파리에서 국왕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험이 재연되기도 했다.

전기학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연날리기 실험

그러나 미국의 프랭클린은 자신의 편지가 유럽에서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른 채 독자적으로 번개가 전기 현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실험에 착수했다. 1752년 그는 실험이 실패할 경우 세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을 우려하여 스물 한 살이었던 아들 윌리암(William Franklin)만을 데리고 비구름 속에 연을 날려서 전기를 모으는 실험을 했다. 이 연날리기 실험은 비공개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실제 실험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진위 여부를 떠나 전기학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실험이 되었다.

두 사람은 날카로운 금속 도선이 위쪽에 장치되어 있는 연을 비구름 속으로 날렸다. 연줄 끝에는 비단리본을 매고 그 끝에 금속으로 만든 열쇠를 매달았다. 구름 속에서 번개가 치차 전기가 연줄을 타고 흘러 금속으로 만든 열쇠를 대전시켰다. 손가락을 열쇠에 살짝 대자 라이덴병을 만졌을 때처럼 퍽 하고 불꽃이 튀며 손가락에 짜릿한 통증을 느꼈다. 그는 열쇠를 라이덴병에 대고 전기를 저장하는데 성공했다. 프랭클린과 그의 아들은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실험인지 잘 몰랐기 때문에 그런 실험을 할 수 있었다. 전류가 강하지 않아 무사할 수 있었지만 그들은 한꺼번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1753년에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프랭클린이 했던 연날리기 실험과 비슷한 실험을 하던 러시아 물리학자 리히만(George Wilhelm Richmann)이 전기 감전으로 사망하기도 했다.

프랭클린은 번개도 전기가 만들어 내는 현상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번개를 구름에서 끌어내 안전하게 땅으로 흐르게 하기 위해 금속으로 만든 첨탑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해서 낙뢰를 피할 수 있는 피뢰침이 발명되었다. 프랭클린이 발명한 피뢰침은 널리 보급되어 낙뢰의 피해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지만 영국에서는 왕이 ‘반역자들’의 피뢰침을 사용하는 것을 싫어해 프랭클린이 발명한 뾰족한 피뢰침을 사용하지 않고 끝이 뭉툭한 피뢰침을 사용했다. 피뢰침이 낙뢰의 피해를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밝혀진 후에도 프랭클린은 피뢰침으로 특허를 받지 않았으며, 이를 이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프랑스의 뒤페와 놀레가 전기에는 비트로스(유리, 플러스)와 레지너스(수지, 마이너스)의 두 종류의 전기가 있다고 주장한 데에 반해 프랭클린은 전기가 한 종류의 유체로 이루어졌다는 일유체설(One-Fluid Theory)을 주장했다. 그는 이 유체가 과도하게 많으면 (+)로 대전되고 지나치게 적으면 (-)로 대전된다고 주장했다.

전기를 단순한 호기심에서 과학적 연구로 바꾸다

프랭클린은 전기를 단순한 호기심에서 과학적 연구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전기에 관한 실험과 이론적 연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우리가 오늘날 사용하는 전기 용어들 중에는 프랭클린이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들이 많이 있다. 전지, 전하, 음전하, 양전하 같은 용어가 대표적인 것들이다. 과학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프랭클린이었지만 그는 하버드, 예일, 윌리암 앤드 메어리 대학으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1753년에는 영국 왕립협회가 주는 금메달을 받았으며 1756년에 왕립협회 회원이 되었다. 아직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식민지 출신에게 왕립협회가 이런 영예를 수여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프랭클린의 저서 중 가장 주목 받은 저서는 여러 사람들의 권유로 쓴 그의 자서전이었다. 미국 계몽주의 정신의 표상이었던 프랭클린의 자서전에는 프랭클린이 인생지침으로 삼았던 13가지 덕목이 설명되어 있다. 그는 절제, 침묵, 질서, 결단, 절약, 근면, 진실, 정의, 중용, 청결, 침착, 순결, 겸손의 13가지 덕목을 자신이 지켜야 할 계율로 정하고, 수첩을 만들어 매일 저녁에 그 날 하루의 행동을 반성하고 계율에 어긋난 것이 있으면 해당란에 흑점을 찍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을 통제했다. 프랭클린의 자서전은 현대에도 끊임없는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최근에는 프랭클린 다이어리라는 일정 관리수첩이 등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