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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망원경 우주를 향해 크게,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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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구인인데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85회 작성일 15-03-17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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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9년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년 전 네덜란드에서 첫 등장한 굴절망원경을 더 높은 배율로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 망원경을 이용해 지구 밖 천체를 관측했다. 인간이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을 얻은 순간이었다.

그 후 400년. 망원경은 우주를 좀 더 깊고 넓게 보기 위해 끊임없이 몸체를 불려 왔다. 빛을 모으는 능력인 '집광력'과 물체를 더 잘 분간하기 위한 '분해능'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 결과 빛이 들어오는 '창' 역할을 하는 굴절망원경의 렌즈, 반사망원경의 거울은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

● ‘벌집 거울’로 가장 많은 빛을 모은다! E-ELT

굴절망원경과 반사망원경은 둘 다 가시광선을 보는 ‘광학망원경’이다. 그런데 굴절망원경은 사용하는 렌즈가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크기를 계속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렌즈가 너무 커지면, 빛의 초점이 퍼지는 현상 때문에 상이 흐릿해지는 단점도 생긴다. 그래서 현재 가장 큰 굴절망원경의 대물렌즈는 직경이 1m에 불과하다.


E-ELT의 육각형 거울(좌)과 내부 구조(우). 수많은 철제 빔이 크고 무거운 거울을 받치고 있다. - ⓒESO/H.-H. Heyer 제공
반면 반사망원경은 여러 장의 작은 거울을 이어 붙여서 큰 거울처럼 쓸 수 있다. 또 주경에 반사된 빛을 다시 반사하는 작은 거울인 '부경'을 여러 장 이용하면 몸체도 짧게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금 사용하고 있거나 앞으로 건설 예정인 거대망원경은 모두 반사망원경이다.

ESO(유럽남방천문대)가 주도해서 만들고 있는 E-ELT(European Extremely Large Telescope)는 현재까지 계획된 망원경 가운데 가장 큰 39m급 반사망원경이다. 지름 39m짜리 거울 한 장을 쓴 것만큼 집광력과 분해능이 높다는 이야기다. 그 비결은 ‘벌집 구조’. 1.45m짜리 육각형 거울 798장을 마치 벌집처럼 촘촘히 이어 붙여 한 장의 거울처럼 만들었다.

왜 한 장을 크게 만들지 않고 여러 장을 이어 붙였을까? 답은 간단하다. ‘그만큼 크게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거대망원경에는 빛을 최대한 잘 모을 수 있도록 오목한 곡면의 각도를 정밀하게 계산한 거울을 사용한다. 이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작은 오차가 망원경의 성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곡면의 각도가 잘못되면 빛이 반사되는 각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빛이 제대로 모이지 못하고 상이 흐릿해진다.

여기서 반사경 크기의 한계가 생긴다. 거울이 너무 두꺼우면 유리가 ‘열팽창’을 일으키기 쉽다. 작은 온도차에도 유리가 부풀었다가 수축했다가를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곡면이 뒤틀려서 반사되는 빛이 엉뚱한 방향으로 퍼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반사경은 수cm 두께로 얇게 만든다. 하지만 이렇게 얇은 유리를 너무 크게 만들면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휘어질 수 있다. 형태와 곡면 각도를 모두 유지하면서 만들 수 있는 주경의 최대 크기는 지름 8~9m. 그래서 E-ELT는 한 장의 큰 거울 대신 작은 벌집 모양의 거울을 이어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E-ELT는 칠레에서 건설을 시작해,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허블우주망원경보다 15배나 선명한 사진을 통해 130억 광년 너머의 초기 우주와 외계행성을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건설 중인 또 다른 거대망원경 TMT(Thirty Meter Telescope, 주경 30m급). E-ELT와 마찬가지로 1.44m 길이의 육각형 거울 492장을 이어 붙인 벌집 모양 주경을 사용한다. - ⓒTMT 제공
거대망원경은 E-ELT 하나뿐만이 아니다. E-ELT와 마찬가지로 벌집 구조를 채택한 미국, 캐나다의 TMT(Thrity Meter Telescope)도 2020년 북반구에 위치한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세워질 예정이다. 이름 그대로, 지름 30m 크기의 주경을 자랑한다. 밤하늘을 가장 넓고 빠르게 훑는 LSST(Large Synoptic Survey Telescope)와 우리나라가 참여한 GMT(Giant Magellan Telescope)도 빼놓을 수 없다. 2020년대에는 세계 곳곳에서 하늘을 향해 창을 연 거대망원경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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