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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간 이어온 고정관념 깨다 십자 나사못 / 세상을 바꾼 발명품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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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허순호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4회 작성일 15-04-1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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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은 고장 난 폭격기를 영국으로 보냈다. 당시만 해도 영국군이 최고의 기술과 장비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군은 미군의 폭격기를 수리하는 데 실패했다. 영국과 미국에서 사용하는 나사의 규격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1990년 초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볼티모어의 한 호텔방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곧 소방차가 출동했고 작은 화재였던 이 불은 곧 진화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불은 계속 커져서 결국 대형 화재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그 이유는 소방전과 소방호스 연결 부위의 나사 규격이 서로 맞지 않아 물을 제때에 공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들은 나사 규격이 서로 달라 벌어진 ‘나사의 일화’들이지만, 요즘에도 느슨하게 조여진 나사 하나 때문에 대형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나사못은 평평한 몸통을 지닌 일반 못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두 개의 물건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낸다. 항해하는 선박이 현재 위치를 구하는 데 사용하는 육분의를 비롯해 시계, 현미경, 망원경 등의 정밀기계는 모두 나사못 덕분에 기술적 혁신이 가능했다. 이처럼 나사는 모든 기계산업의 기초이자 관절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고대인들도 나사에 대한 기본 원리를 알고 있었겠지만, 기록상으로 전하는 나사의 최초 발명자는 기원전 3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이다. 당시 그가 발명한 나사는 그리스 해군의 배 밑에 괸 물을 퍼내는 데 사용하기 위한 커다란 나무 장치였다.

나사란 원통 모양의 못에 한쪽 방향으로 계속 회전하는 골을 파놓은 것을 말한다. 이처럼 비스듬히 나 있는 빗면은 작은 힘으로도 두 물체를 꽉 조일 수 있도록 해준다. 마치 높은 산을 올라갈 때 완만한 경사를 따라 걷는 것이 가파른 길을 올라갈 때보다 훨씬 힘이 적게 드는 원리라고 보면 된다.

라디오 수리하다 십자 나사못 발명

지금처럼 크기가 작고 머리에 하나의 홈이 있는 최초의 금속 나사는 18세기 중반 무렵 독일의 한 시계공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자형 나사못에는 단점이 있었다. 머리의 홈과 드라이버가 정확하게 밀착되어야 사용이 가능하며, 사용 중 드라이버가 머리의 홈에서 쉽게 미끄러질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러한 일자형 나사못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이는 1908년 캐나다의 피터 L. 로버트슨이었다. 평범한 영업사원이었던 그는 끝이 날카로운 일자형 드라이버를 사용하다 미끄러져 손을 찔린 사고를 당한 후 안전한 나사못의 발명에 매달렸다.

그 결과 그가 고안해낸 것은 머리에 네모진 홈이 있는 사각 나사못이었다. 사각 나사못은 조이는 도중 드라이버가 미끄러지는 위험을 덜어줄 뿐 아니라 더 세게 나사못을 조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 사각 나사못으로 인해 그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었다.

하지만 사각 나사못의 로버트슨보다 더욱 간단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나사못의 혁신을 주도한 인물은 헨리 F. 필립스였다. 1900년대 초 미국 오리건 주의 한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 무렵 아버지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견습공으로 취직했다.

머리가 비상하여 남들보다 빨리 기술을 익힌 그는 1년 후 정식 수리공이 되어 고장 난 라디오를 고치는 일을 담당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는 라디오를 수리하던 중 곤란한 일을 겪게 됐다. 당시 라디오는 고장이 잦았던 편이라 어떤 라디오의 경우 여러 번 수리를 거치기도 했는데, 그가 수리하던 라디오의 일자 나사못의 홈이 완전히 닳아 드라이버를 아무리 돌려도 빼낼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만 것.

할 수 없이 그는 나사 머리에 홈을 하나 새로 파서 나사못을 풀었다. 그 후 필립스는 자신이 수리하는 라디오의 나사에 여분의 홈을 하나씩 더 파서 수리를 하곤 했다. 그러던 중 그는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처럼 십자로 파놓은 나사못의 홈이 일자보다 쉽게 망가지지 않을뿐더러 조이는 힘이 더 세다는 걸 알아차린 것.

전 세계 특허 출원, 자동차 제작자들에게 인기 높아

십자 나사못에 사용할 수 있는 십자 드라이버까지 개발한 그는 먼 친척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에 특허 출원을 하고, 1933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필립스 스크루 컴퍼니(Phillips Screw Company)’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가 개발한 십자 나사못은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필립스는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십자 나사못의 발명은 제2차 세계대전 중 탱크와 지프, 전투기 등을 생산하는 속도를 높여주었을 뿐 아니라, 부품을 더욱 단단하게 조일 수 있어서 자동차 제작자들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이후 그의 이름을 차용하여 십자 나사못의 머리를 미국에서는 ‘phillips head’라고 부르고 있다.

일자형 나사못과 드라이버가 개발된 것이 18세기 중반이니, 단순히 나사 머리에 홈을 하나 더 판다는 아이디어를 내는 데 무려 200년이란 세월이 걸린 셈이다. 십대의 라디오 수리공이었던 헨리 필립스는 자신의 필요에 의한 발명으로 나사 머리의 홈은 무조건 1개라는 약 200년간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처음엔 사람 손에 의해 만들어지다가 선반기의 등장으로 기계에 의해 정밀한 나사못이 탄생한 이후, 최근에는 사람의 몸속에서 저절로 녹아 없어지는 첨단 나사못까지 등장했다. 지난 201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이 첨단 나사못은 마그네슘과 칼슘, 아연 등 우리 몸을 이루는 금속들로만 이뤄져 있어 사람의 체액과 비슷한 식염수에 넣을 경우 거품을 내면서 분해된다.

실제 동물 실험 결과 체내 삽입 후 약 3개월 만에 완전히 녹아 없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첨단 나사못을 이용해 골절 환자의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할 경우 뼈가 완전히 붙은 지 1~2년 내에 나사못이 분해되어 저절로 없어지므로, 나사못을 제거하기 위한 2차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
출처;http://www.sciencetimes.co.kr/?news=200%EB%85%84%EA%B0%84-%EC%9D%B4%EC%96%B4%EC%98%A8-%EA%B3%A0%EC%A0%95%EA%B4%80%EB%85%90-%EA%B9%A8%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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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친불꽃의노래님의 댓글

미친불꽃의…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르키메데스를 그리스의 인물이라 하기에는 ... 로마와 싸웠던 카르타고인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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