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공포 확산.... 제 2의 재앙 오나 > 자유 게시판

전염병공포 확산…제2의 재앙 오나

인도네시아 해저 지진과 후속 해일로 아시아 남부지역 사망자가 5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폐허 현장과 썩어가는 시쳇더미 속에서 장티푸스, 말라리아, 설사 등 전염병이 나돌 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

또 사망자 가운데 3분의 1은 어린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한 구호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8일 보도했다.

AFP,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얀 에이걸랜드 긴급구호조정관은 27일 “이번 지진과 해일은 해안의 인구밀집지역을 강타한 최악의 자연재해”라며 “당장 보건체계를 정비해 가동치 않으면 수일 내에 전염병이 나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다수 전문가는 파괴 현장에 사망자 시신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다 해일의 여파로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에서 모기와 다른 곤충들이 서식, 말라리아 같은 열대 질병들을 퍼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제구호단체인 ‘국경없는 의사회’도 상·하수관의 파괴, 백신 프로그램의 붕괴, 쥐나 모기 같은 질병 매개체의 방치로 질병 위험이 악화할 수 있다면서 소규모 풍토병이 대대적인 유행성 질병으로 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는 27일 스리랑카가 이번 지진과 해일로 정부와 반군 간 내전 당시 매설된 지뢰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경고했다. 유니세프는 성명에서 “지뢰들이 물에 떠다니고 있어 어디에 있는지 우리도 알 수 없다”며 “이런 상태에서 생존자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최대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전세계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피해 규모에 비해 물자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구호작업이 크게 지연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최대 피해지인 반다 아체의 주공항이 폐쇄된데다 부족한 의료설비와 넘치는 부상자들로 본격적인 구호작업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아직도 리히터 규모 6.5의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또 다른 해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여력이 없는 피해 주민들은 가슴을 졸이며 시신 수습에 나서고 있다.

지진 발생 이후 계속 전력이 끊긴 상태인 반다 아체의 적십자사 본부 바닥에는 비닐에 씌워진 피흘린 시신이 500여구 놓여져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1만1499명이 숨진 인도에선 여진에 따른 또 다른 해일이 1∼2일 사이에 밀려들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주민들은 고지대에서 변변한 침낭 장비도 없이 밤을 지샜다.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27일 반다 아체 지역을 방문하고 수마트라로 돌아오는 길에 “인도네시아에서만 사망자가 2만1000∼2만5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까지 공식 집계된 인도네시아 사망자 숫자는 2만7174명이다.

인도네시아 서남쪽 나간 라야 지역에서는 17개 마을이 한꺼번에 지도에서 사라졌다.

특히 진앙에서 가까운 안다만·니코바르제도는 27일 오후에서야 통신이 회복됐는데 희생자가 최소 3000명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고 생존자들은 고지대에서 밤을 새웠다.

가장 큰 지진 해일 피해를 입은 스리랑카에는 국제 구호팀들이 집중적으로 도착하면서 38만여명의 이재민들을 돕는 작업이 시작됐다.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국가재난’을 선포하며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태국에서도 7300명의 부상자와 3만여명의 이재민을 돕기 위한 구호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물과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조정진 기자, 외신종합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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