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기구가 컴퓨터로 생성한 지구 저궤도 이미지(사진출처: ESA)

지구 주변을 온통 인공위성들이 둘러싸고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정말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4월 10일 유럽우주기구(ESA)에서 발표해 화제가 된 사진인데, 물론 실사는 아니고요. 지구 저궤도 주위를 돌고 있는 추적 가능한 물체들을 컴퓨터가 이미지로 표시했다고 합니다.(실제 우주에서 본 인공위성은 티끌보다 작아 거의 눈에 띄지도 않겠죠.^^;)

ESA에 따르면 1957년 10월 4일 구소련에서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린 이후 지금까지 6000여개의 인공위성이 궤도에 떠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이 가운데 800개 정도만 제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하니까 80~90%는 수명이 다한 '우주 쓰레기'라고 할 수 있죠. 이들 대부분이 800~1500km 사이 저궤도에 이처럼 잔뜩 모여 있다는군요. (자료출처: http://www.esa.int/SPECIALS/ESOC/SEMN2VM5NDF_mg_1.html )

보통 인공위성은 위치에 따라 저궤도, 중간궤도, 정지궤도 위성 등으로 구분합니다. 지구에서 36000km 떨어진 지점을 도는 정지궤도 위성은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면 항상 같은 위치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주로 통신위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혼신을 막기 위해 1도당 위성 1개씩 밖에 둘 수 없게 돼 있어 정지궤도위성은 선착순 360개까지만 가능하다는군요.

반면 지상관측 목적의 군사첩보위성 등은 근접촬영을 위해 주로 저궤도에 위치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초기 인공위성들이 주로 군사목적으로 쏘아올려졌고 이들 위성의 수명이 고작해야 5~6년 정도 되다보니 이제는 퇴역한 수천개의 위성들이 지구 주변을 떠돌게 돈 것이죠.

언론재단 과학디플로마 셋째, 넷째주에 걸쳐 바로 이 인공위성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5월 10일에는 최근 코스닥 등록으로 화제가 된 인공위성 벤처기업 (주)쎄트렉아이 박성동 대표가 '인공위성산업 동향'을 조망했는데, 여기서 앞서 언급한 인공위성을 다양한 쓸모를 알게 됐죠. 이어 지난 24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최준민 박사님에게 우리 인공위성 개발현황 및 실제 테스트 과정을 세세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별1호, 2호, 3호, 아리랑1호, 2호... 지금까지 우리가 쏘아올린 위성들인데요. 2006년 7월 지구관측 목적으로 발사된 아리랑2호의 카메라 해상도가 1m라고 합니다. 가로 세로 1m인 물체를 한 개의 점으로 파악한다는 의미인데 2010~11년경 발사될 아리랑3호 해상도는 70cm 정도라고 합니다. 구글어스에서 우리나라를 보여주는 위성사진 해상도가 60~70cm에서 1m 정도라니 큰 차이가 없는 셈이죠. 구글어스에서도 미국 뉴욕이나 유럽 대도시는 해상도가 30cm 정도로 정밀한데, 실제 위성사진은 아니고 항공촬영사진을 합성한 거라고 하는군요. 그래도 이 정도 해상도로는 사람 얼굴은커녕 자동차 차종 구분도 쉽지 않죠.

하지만 미국 군사정찰위성 키홀의 해상도는 무려 10cm 정도라고 하니, 인공위성으로 사람을 추적하는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의 한 장면이 먼 미래의 일은 아닐 듯 하군요.

아무튼 많이 늦긴 했어도, 미국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등 강대국이 즐비한 인공위성 보유국 대열에 한국이 끼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일입니다. 올해 전남 장흥 외나로도에 나로우주센터가 문을 열고 나면 우리나라 최초로 소형위성을 우리 발사체에 담아 직접 우주로 쏘아올리게 됩니다. 우리 우주과학사에 이소연 박사 우주여행 못지않은 큰 이정표를 새기는 것이죠.

과학디플로마 일정 가운데 하나인 나로우주센터 방문이 벌써 기대되네요.

*별빛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