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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족보행 로봇 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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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슈느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26회 작성일 10-10-1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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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 나무에는 맛있어 보이는 과일이 매달려 있다. 입을 가져가려 하지만 나무의 높이 때문인지 쉽지가 않다. 조금씩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앞다리를 천천히 들어서 나뭇가지에 가져간다.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뒷다리만으로도 서 있기에 충분한 느낌이다. 앞발로 과일을 잡아 입에 가져간다. 두발로 서있는 불편함을 충분히 보상시켜주는 이 맛! 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다!”

위 글은 초기 인류의 이족보행 원인에 대한 여러 학설들 중 하나를 바탕으로 꾸며 본 가상의 이야기이다. 이처럼 초기의 인류는 두발로 걷기를 선택하였으며, 그러한 모습으로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왔다. 인간을 창조한 신으로부터 물려받은 본능에서일까? 현대의 인간은 이처럼 두 발로 걷는 자신의 모습을 닮은 피조물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는데, 그것이 바로 ‘이족보행 로봇’이다.

두 발로 서 있기는 그 자체가 곡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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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체가 지표면에서 떨어져 있는 어떤 물체가 안정적으로 서 있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개의 다리가 필요할까? 면을 정의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점의 개수를 알고 있다면 정답은 간단하다. 즉, 3개의 다리를 지닌다면 물체는 쓰러짐 없이 안전하게 서 있을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두 발로 지표면을 디디고 서 있는 로봇은 매우 불안한 자세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 로봇은 그 무게가 고스란히 로봇의 발바닥을 통해 지표면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여 쓰러짐을 방지한다. 즉, 로봇은 내부에 장착된 각종 센서들을 이용하여 자세의 안정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게 되며, 불안정한 상태에 놓였을 경우, 몸체나 다리를 움직임으로서 몸체의 무게중심을 이동시켜 로봇 자세가 안정범위 내에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자세제어 없이 로봇몸체의 무게가 로봇의 발바닥을 통해 지면으로 전달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로봇은 로봇의 두 발을 잇는 직선을 회전축으로 하여 무게가 실린 방향으로 넘어져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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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게 서 있으려면 최소한 3개의 다리가 필요하다.
<출처: (cc) Photograph © Andrew Du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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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에 전시 운영 중인 네트워크형 이족보행 로봇 ‘마루’. 마루는 직립된 자세에서도 쓰러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모터 등의 구동부에 힘을 주고 있으며, 외력이 들어온 상황에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체의 움직임을 달리하는 등 자세제어를 한다. 마루가 보행할 때는 한 쪽 다리에 로봇의 무게 및 정지마찰력 등을 집중시키고 진행방향으로 쓰러지기 시작한다. 이 때 다른 한 쪽의 다리가 먼저 진행방향으로 내디디고 다른 한 쪽에 걸려있던 힘을 이어받아 준다. 이러한 동작의 반복이 로봇 보행의 기본이다.

인간도 마찬가지로 쓰러지지 않기 위하여 끊임없이 두 발바닥에 전달되는 지면의 압력을 체크하고, 귓속의 전정기관을 통해 몸의 평형상태를 확인해 가며, 전신의 근육들을 조금씩 움직여 몸체를 안정범위 내에 들어오도록 유지시킨다. 이러한 복잡한 메커니즘은 의식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는 다분히 반사신경에 의한 무의식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처럼 두 발 달린 로봇의 직립은 겉보기에는 편안해 보일지 모르지만, 매우 불안정한 상태 속에서 지속적으로 환경감지와 자세제어를 통해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일종의 곡예상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발로 걷기와 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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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발로 걷는 것을 떠올려보자.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은 하나의 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순간 몸체는 하나의 다리로 지지된다. 어느 방향으로 쓰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불안정한 상태인 것이다. 실제로 걷는다는 행위를 몸체의 ‘불연속적인 쓰러짐’으로 보기도 하는데 쓰러지는 방향으로 미리 한 발을 내디뎌 중심을 유지하고, 다시금 진행방향으로 쓰러지려고 하는 동작의 연속이 곧 이족보행의 본질인 것이다. 이 때, 로봇 과학자들은 로봇의 고유한 걸음패턴을 미리 계획하여 로봇에 입력시키고, 더불어 지면의 상태나 로봇 내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같이 그때그때 달라지는 불확실성들에 대해 실시간으로 적응하는 제어기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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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걷는 모습(위)와 뛰는 모습(아래)의 연속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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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로봇이 뛰는 것은 어떨까? 인간과 마찬가지로 로봇이 달리기 위해서는 로봇의 두 다리 모두가 지면으로부터 떨어지는 순간이 발생한다. 이처럼 공중 부양되어 있는 상태, 그 극단적인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동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술은 현재까지도 꾸준히 연구 중에 있으며, 잘 알려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서 일본의 아시모(ASIMO)나 우리나라의 휴보(HUBO)와 같은 로봇에 적용되어 시험 중에 있다.

그 밖의 로봇 이동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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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로봇은 꼭 인간과 같이 두 다리로 걸어서 이동해야만 할까? 물론 아니다. 오히려 몸체에 네 개, 여섯 개의 다리, 아니면 바퀴를 부착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더욱 효과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할 것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실제로 인간과 다른 포유류들도 일반적으로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걷거나 뛰며, 인간보다 빠른 속도로 쉽게 이동하는 특성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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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에 전시 운영 중인 서비스 로봇. 이 로봇은 상반신은 인간과 유사한 형태이지만, 이동은 하체에 부착된 바퀴를 통해 이루어 진다. 이동속도는 오히려 ‘마루’보다 빠르며, 세 개의 바퀴가 달려있어 훨씬 안정적이다.

앞으로 어떤 로봇의 이동수단 형태가 개발되고 또 발전될지 모르겠지만, 예전 로보트 태권 V나 아톰 만화에서 본 것과 같이 인간을 빼 닮아 두 발로 걷고 뛰는 로봇, 그것만이 유일한 로봇의 미래 이동수단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출처 : 유만선 / 국립과천과학관 전시기획총괄과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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