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고속철 수출산업으로 육성 의지
- 사실상 日기술력, 양국간 미묘한 긴장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일본 언론들이 지난달 30일 정식 개통한 중국의 고속철도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중국은 `공산당 90주년` 전야제를 맞아 원자바오 총리가 시승식을 하는 등 개통식을 정치 이벤트로 최대한 활용했다. `21세기 초강대국`을 향해 고속 성장하는 자국의 경제력을 부각시키려는 듯한 모습이다.

▲ 중국 철도부가 공개한 고속철도(사진출처:닛케이)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개통 소식을 비중있게 전하면서도 현지 노동자와 직장인 인터뷰를 통해 "가격이 비싸서 못탄다", "그 가격이면 더 빨리 가는 비행기를 선택한다" 등 깎아 내리고 있다. 자국 고속철도를 그대로 따라한 것에 불과하다며 `짝퉁 신칸센`이란 표현도 쓰고 있다.

일본 언론이 이처럼 `까칠하게` 반응하는 것은 중국에게 세계 경제 2위 자리를 내준 것에 모자라 기술력까지 뺏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가장 못마땅해 여기는 것은 중국이 미국 등지에서 중국식 고속철도 기술 특허를 따내려는 것이다. 중국 철도부는 고속철도 차량제조 기술 특허를 미국 등 5개국에 일괄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등록이 될 경우 일본 민간 기업들이 진행하는 신칸센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국은 10년 전부터 일본 고속철도 기술에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 2000년에 방일한 주룽지 당시 중국 총리는 야마나시현의 자기부상 열차 실험노선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자 일본측은 지난 2004~2005년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민간 6개사가 신칸센 `하야테`를 기반으로 한 고속철도를 중국에 공급했다. 지금의 중국 고속철도는 사실상 일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측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고속철도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한 것은 맞지만 자체식으로 혁신했기 때문에 특허 절차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또 철도를 수출 산업으로 키워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계획이다. 중국 고속철도는 설계에서 시공과 운행, 관리까지 철도성이 총괄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이 빠르고, 차량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20% 정도 싼 것도 강점이다. 특허까지 갖추면 경쟁력은 더욱 올라 갈 수 있다.

일본은 `중국판 신칸센` 수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주요 경제 협력국으로 떠오른 중국과 불필요한 마찰은 피하려는 등 조심스런 모습이다. 중국 고속철도 특허권의 등록을 놓고 양국간 미묘한 긴장 관계는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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