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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천만원짜리 개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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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8건 조회 891회 작성일 09-09-2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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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9.25 22:31 / 수정 : 2009.09.2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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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하 시인

그들이 지난 집권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나랏돈을 처먹었는지
너무도 잘 아는 나를 시골로 낙향해버리게 만든,
바로 그 장본인들이…

나는 지금 여기 없다.

여기란 누구나 다 알 듯이 이른바 공론(公論)의 현장이다.

공론의 현장. 오해의 여지가 많은 말이나 무슨 뜻인지는 또한 누구나 안다. 이른바 '입질'하는 자리다.

고 노무현 대통령 스타일로 말하면 '주둥이 까는 자리'다. '주둥이 까는 자리!'

나는 시골에 산다. 요즘 사는 곳은 알리고 싶지 않다. 알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또 알고 싶어도 알지 말아 주기 바란다.

왜 숨어 사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뻔하다.

"내가 왜 숨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숨어? '×' 같아서 얼굴 돌린 것뿐이지!"

이 '×'이란 말 꼭 지우지 말기 바란다.

조선일보가 물론 '막말 코리아'란 특집까지 내면서 쌍소리 천국에 개탄을 거듭하는 줄은 잘 안다. 그러나 15세기 피렌체와 베네치아는 막말 천지였다. 르네상스의 도화선이었다. 지금 이 나라에 네오 르네상스가 오고 있다는 증거다.

르네상스 없었으면 오늘까지 세계를 잡아 흔든 유럽 권력과 서구문명은 없다. 그런데 그 네오 르네상스가 다가오는 발자국이 곧 막말이니 지우지 말기 바란다는 말이다.

시골구석에 앉아 못난 삶을 살아가는 주제에 왜 또 '주둥이 까는 짓'을 하려는 걸까?

정운찬씨 때문이다.

나는 정운찬씨를 좋아한다.

한 번 만나 밥 먹은 일밖에 없지만 그이의 경제 노선(路線)을 잘 알고 있다. 그이의 평소 삶의 태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그이를 참으로 좋아하게 된 것은 스코필드(Frank W Schofield·1889~1970) 박사와의 인연을 알고 나서부터다.

무슨 얘기인가?

스코필드 박사는 정운찬씨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다. 박사가 하루는 정씨에게 물었다고 한다.

"돈 있어?"

"없습니다."

"줄까?"

"네."

"언제 갚을 건데?"

"못 갚습니다."

"어째서? 갚을 돈을 벌 자신이 없어서?"

"네."

"그래. 그래야 한다. 그런 태도로 살아야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서부터 나는 그저 멀리서라도 그이 잘되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스코필드 박사가 항일 의사 강우규(姜宇奎·1855~1920) 선생 재판정에 참석했다가 나오면서 하신 말씀이라 한다.

"사람은 저래야 한다. 위기를 뚫고 가는 사람은 저렇게 분명해야 한다."

분명한 것.

맹자(孟子)는 이러한 태도를 두고 '명지(明志)'라 했다. '뜻이 분명하다'는 뜻이다. 진솔한 삶의 태도에 대해서는 동·서양의 판단이 같은 모양이다.

청문회에서 어딘가로부터 천만원을 받은 사실을 까발리는 공격 앞에 간단히 '그렇다'고 대답한 정운찬씨를 보고 나는 맹자와 스코필드 박사를 떠올렸다. 그래야 한다. 총리 못하면 어떠냐!

그러나 그 태도로 총리 한다면 이 위기 국면, 거대한 문명사 변동의 한복판인 한반도의 지금 이 국면에 평소의 그 소신과 경제·사회 노선의 그 원만하면서도 날카로운, 중도 진보의 참다운 빛을 보탤 것이 분명하다.

안 된 것은 자기들 자신이 대권 후보로까지 밀었던 사람을 천만원으로 잡아먹겠다고 벼르는 자칭 진보주의자들이다.

지우지 말기 바란다.

그래!

한마디로 '×' 같아서 이 글을 쓴다.

그들이 지난 집권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나랏돈을 처먹었는지 너무도 잘 아는 내가 시골로 낙향할 만큼 얼굴을 돌려버리게 만든, 바로 그 장본인인 그들이 '주둥이 까는 자리'에 있다고 해서 '천만원짜리 개망신'을 사서 한다고 낄낄대는 이곳 시골 인심을 알려주는 것도 한 못난 애국이라 생각해서다.

그나저나 막말이 이리 질펀해서 국운(國運) 좋은 건 따 놓은 당상이다. 나 같은 욕쟁이가 입 닫고 공부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9/25/20090925017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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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영의정님의 댓글

영의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천만원뿐만이 아니지요, 병역기피 의혹, 탈세의혹, 논문이중개재 등등...... 국무총리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국가에 도움될 일은 없을 듯.

선장님의 댓글

영의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김지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이해를 못하시는 듯 합니다. 영의정님 <br />똥묻는 개가 벼묻은 개를 욕한다는 말하시는 것 입니다. </p><p> </p>

영의정님의 댓글

영의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글세요, 전 정부에서 얼마를 받아 먹었던, 정운찬씨는 총리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정도의 기준은 지난 정부때에도 있었지요. 많은 공직자 후보자가 낙마하기도 했었고...... </p><p><br />어차피 정운찬이라는 인물이 대한민국을 획기적으로 이끌어가거나 바꿀 수 있는 인물도 아니고, 다수의 국민들에게 그다지 이득을 가져다 줄 수도 없는 인물이라는 것도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p><p>즉, 김영삼과 김대중, 노무현의 민주화, 김대중 노무현의 사회복지...... 정운찬이 내세울 것은 경제발전 일까요? 정운찬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한국입니다...... 한강의 기적, IMF극복 등 많은 업적을 우리 국민들이 해냈지요.</p><p>어디 청년실업이나 해결할 수 있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어차피 한나라당 고집으로 총리는 되겠지만, 있으나마나한 총리가 될겁니다.</p>

프랙탈알고리님의 댓글

영의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p>나라의 어른이고자 하는자들이 전부 시정 잡배로만 채워지고,채워지려하니.. 걱정이 커집니다만, </p><p>우리 대한은 그런 역사속에서도 꿋꿋히 커 가는 나라이니 ,미래는 밝을것입니다..</p>

아다먁리님의 댓글

영의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뭐 다른걸 떠나서 돈한푼 안받고, 깨끗하고 능력 좋은 사람 많을 겁니다. 대한민국에 사람은 많고 청렴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코드가 안맞아서 후보감조차 안오르는거죠..

개굴님의 댓글

영의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제발 좋은학교 나와 머리 좋으니 나랏일 좀 해보라고 맡겨 놓았더니 깜빵가서 억울해 하지말고 그 좋은 머리 정말 제발이지 대한국민들에게 유용하게 쓰셨으면...아니할말로 우리나라든 다른나라든 머리좋고 똑똑한 인간들이 나라 다 말아먹는거 아뇨? 요번에는 또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깜빵 들어갈란지...그리고 국회에 저기 저 늙은 것들 제발 젊은 사람들 말도 쫌 듣지? 기저귀차고 다니면서 되네, 안되네, 맞네, 아니네 하지말고 쫌!!! 비리 캐내는 시간이믄 이나라 다 뒤져서라도 당신들이 그 자리에 적합한 인재 수백, 수천은 찾겠구만... 보좌진이 갖다주는 종이 쪼가리나 읊어대지나 말고 말이지...주둥아리 처 닫고 밖에 기어나와서 사람들 사이사이로 하루만 다녀보시지...출퇴근 고급 승용차로하고 사무실에 박혀 있다가 고급 음식점에 몇몇 모여서 양주 몇병 까는 그런생활만 하지 마시고...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족보에 '국회의원' 넉자 넣어 놓고는 뒤에서 '씨~익~'쪼개본들 죽고나믄 그 이름 지나가는 개새끼도 가물가물한 석자구만...욕심은 콱~~~ 그러니까 '늙으믄 디져야된다.'는 말이나 듣는 거라고 이 망할 것들아!!! 제발 일 좀 할려는 사람 발걸지말고 내일 아침에도 빨딱 일어날 수 있게 운동이나 열심히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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