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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쓰레기·시체와 씨름 드라마처럼 화려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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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베틀이장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7회 작성일 07-08-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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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철재.안준용] 지난달 9일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순찰 중이던 경찰관 한 명이 차량절도범들의 총에 맞아 숨졌다. 뉴욕경찰(NYPD)의 범죄현장감식반(CSU)이 현장에 출동했다. 수사관들은 반도체 공장의 청정복과 비슷한 멸균복으로 갈아입은 뒤 범인이 버린 차량을 수색해 음료수 캔과 패스트푸드 포장 용기를 발견했다. 여기서 채취한 DNA와 지문을 분석, 범인 세 명의 신원을 확인해 체포했다.

뉴욕시의 연간 살인 사건은 1990년 2262건에서 지난해 569건으로 줄었다. 그 선봉엔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과학수사부(Forensic Investigation Division.FID) 소속의 CSU와 과학수사연구소(PL)가 있다. 80년대 뉴욕 마피아 간에 마약전쟁이 벌어졌을 때는 CSU가 3000번 출동한 해도 있었다.

CSU와 PL은 93년 세계무역센터(WTC) 폭탄 테러 사건에서 폭탄이 장치됐던 차량이 전소했지만 차대번호를 복원해 범인 체포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2001년 9.11 사태 땐 사고 현장에서 수천 명의 신원 감식을 수행했다.

개리 고물라 CSU 팀장은 CSU 수사관에게 필요한 자질이 '인내심'이라고 강조한다. "CSU 수사관의 생활은 영화나 드라마처럼 화려하지 않다. 아주 지루하다. CSU 대원이 되면 끔찍한 시체를 종종 본다. 하루 종일 쓰레기 트럭에서 쏟은 쓰레기들을 뒤질 때도 많다."

고물라 팀장의 말처럼 드라마 'CSI:뉴욕'과 실제 CSU는 차이가 있다. CSU 수사관들은 "정말 총을 쏘고 범인도 잡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대답은 "아주 드물다"는 것이다. 경찰로서 CSU 수사관은 권총을 휴대하고 체포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수사와 범인 체포는 강력반의 임무다.

드라마의 맥 테일러 반장은 현장에서 증거물을 찾아 실험실에서 직접 분석도 한다. 그러나 CSU의 임무는 범죄 현장에서 증거물을 채취하는 것이다. 증거물 분석과 감식은 PL에서 한다. 마이클 커닝햄 CSU 선임수사관은 "드라마에서 보면 수사관 한 명이 DNA 감식도 하고, 탄도학 분석도 하는데 실제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과정이 복잡하고, 각각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지문을 입력하면 컴퓨터가 곧바로 용의자 사진을 찾아주는 드라마 장면도 약간 과장됐다. 현실에선 자동지문감식시스템(AFIS)이 최소 한 시간에서, 길면 하루 정도 걸려 비슷한 지문 15개를 검색해 준다. 이후 용의자의 지문 대조는 수사관의 몫이다. 고물라 팀장은 "뉴욕 경찰 CSU와 PL의 가장 큰 자산은 첨단장비가 아니라 실무경험이 풍부한 수사관들"이라고 말했다.

뉴욕=이철재.안준용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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