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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인간 : 양치기일까, 무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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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썰렁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4건 조회 1,873회 작성일 05-09-2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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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인간 : 양치기일까, 무당일까?

사진#01
1991년 9월에 발견된 얼음인간. 1차 시도로 엉덩이 부분가지는 밖으로 끌어냈으나 아직 신체 일부분이 얼음 속에 잠긴 모습이다. 시신이 인스부르크의 법의학연구소로 이전된 뒤에야 진짜 나이와 중요사항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1991년 9월 19일 독일의 산악인 두 사람은 현대의 기록으로 가장 오래 보존된사람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이탈리아에 속한 남부 티롤인데, 알프스의 주봉에 가깝고 오스트리아 국경으로부터 불과 90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알프스의 이 구역은 길고 좁은 외츠탈러 계곡의 이름을 따서 외츠탈의 알프스라고 불렸다. 그래서 시신은 오스트리아의 어느 기자가 ‘외츠탈’과 ‘예티(설인)’를 합쳐 만든 ‘외치’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냥 ‘얼음인간’이라고 부른다.

외딴 지역에서 시신이 발견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얼음인간이 어떻게 죽었는지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되었다. 과학적 분석은 그의 건강 상태와 시신 주변에서 발견된 그의 장비에 관해 상당히 상세한 결과를 산출했다. 그의 장비를 통해 고고학자들은 얼음인간의 신원에 관한 증거를 얻을 수 있었고, 이 알프스 고지에서 그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추론할 수 있었다.


사진#02
얼음인간의 장비에서 나온 미완성의 화살대와 가죽 화살통. 이 점으로 보아 그는 사냥 준비를 철저히 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사진#03
얼음인간에게 옷과 장비를 갖추어 재구성한 모습. 갈대나 밀짚으로 만든 외투는 18세기까지도 유럽 전역에서 사용되었다.



시신, 옷, 장비
시신의 주인은 25~45세의 남성으로 밝혀졌다. 보존 상태가 훌륭한 것으로 보아 세포의 분자 구조도 멀쩡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완벽하게 보존된 이유는 얼음인간이 사망한 과정과 이후에 일어난 일들 때문이다. 그는 초가을의 폭풍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생각된다.

가을 바람으로 시신이 건조되는 동안 시신 위에는 엷은 눈이 덮여 곤충의 애벌레가 갉아먹는 것을 막아주었다. 기본적으로, 그것은 자연적인 동결-건조 과정이었다. 겨울눈이 두텁게 덮이자 시신의 상태는 완전히 안정되었다. 시신의 세포로 방사능탄소연대측정을 한 결과 -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네 군데의 연구소에서 별개로 측정했다 - 사건이 일어난 때는 기언전 3300~3200년으로 밝혀졌다. 이후 시신은 5천여 년 동안 그 자리에 묻혀 있다가 얼음이 녹으면서 - 1991년 7월 사하라의 먼지가 바람에 실려오면서 가속화되었다 - 지표면에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얼음인간이 보존된 것은 신비스럽다기보다는 희한한 일이지만, 그가 사망한 정황과 소지품의 의미는 많은 의문을 낳는 것이 사실이다. 얼음 구멍 속의 시신 주변에는 주목(朱木) 손잡이가 달린 구리 도끼, 역시 주목으로 만들어진 미완성의 활, 낙엽송 판자와 짐승 가죽으로 만들어진 등짐, 돌칼과 칼집, 사슴가죽 화살통과 돌촉이 달린 화살 두 대, 미완성의 화살대 열두 개, 허리띠에 매달린 송아지가죽 주머니가 있었다.

이런 장비들 이외에 옷도 남아 있었는데, 모피로 된 각반과 모자, 판초 스타일의 모피 겉옷, 보온을 위해 지푸라기를 넣은 가죽신, 깔개나 담요의 두 배 크기인 밀짚 외투 등이 발견되었다. 현대적인 보온 방수 장비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옷은 겨우철만 아니라면 알프스의 모진 기후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장비에 관해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활과 화살 대부분이 미완성인 것으로 보아 그는 이 여행에 충분한 준비를 갖추지 않았던 듯하다. 게다가 그는 사망하기 전 6개월 동안 적어도 세 차례나 심각한 병에 걸렸다(그 대문에 손톱이 자라지 못했다). 또한 그는 등 아래쪽, 왼쪽 다리, 오른쪽 발목과 무릎에 문신을 했다. 이것은 장식용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관절염을 앓은 것으로 볼 때 그보다는 치료를 위해서인 듯하다.

시신이 냉동 건조된 덕분에 지금까지 멀쩡히 남아 있는 대장의 내용물을 분석한 결과 장염으로 인한 만성적 설사에 시달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병은 갈비뼈 여덟 개가 죽기 얼마 전에 부러졌다는 분명한 사실이다.

이 외상의 흔적은 얼음인간이 모종의 폭력 사태를 겪고 마을에서 쫓겨났다는 추론을 가능케 한다. 그래서 그는 장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오겨울 폭풍을 무릎쓰고 알프스로 허둥지둥 달아난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04
국제 조사단이 얼음인간의 연대, 건강 상채, 사망 원인 등을 상세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사진#05
흰색 대리석 구슬에 가죽으로 된 술이 달린 물건으로 미루어 얼음인간은 무당이었던 듯하다.



양치기일까, 무당일까?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예컨대 그는 단순한 양치기일 수도 있다. 시신에 남아 있는 이끼를 분석한 결과 알프스 남쪽 사면의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렇다면 얼음인간의 집은 그가 죽은 장소에서 정남향으로 2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빈슈가우일 것이다. 또 꽃가루가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죽은 시기는 초가을이므로 재난을 만난 것인지도 모른다. 양떼를 몰고 고지의 목초지로 가다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차가운 폭풍을 만났을 수도 있다. 아마 얕은 물가에서 은신처를 찾아갔다가 얼어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범한 설명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얼음인간은 무당 또는 의식의 집전자라는 설도 제기되었다. 미완성의 사냥 도구, 문신, 가죽으로 꼬아 만든 술이 달린 흰색 대리석 구슬이 그 증거다. 무당은 흔히 외딴 장소에서 영적 세계와 소통하므로 높은 산까지 올라온 이유는 그 때문이다. 민속학에 따르면 밝은 색의 매끄러운 돌 - 대리석보다는 수정을 많이 사용하지만 - 은 특수한 의미나 힘을 지닌다고 한다. 얼음인간이 무당이라는 사실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그다지 설득력은 없다. 이 발견의 독특한 성격과 너무도 완벽한 보존 상태 때문에 얼음인간은 - 장비가 좀 특이하기는 하지만 - 종교적 신분을 가진 인물보다는 기원전 4000년대에 알프스 고산지대에 살던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판명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 그는 생전의 지위보다는 시신에 닥친 운명 때문에 독특해진 인물일 것이다.

사진#06
외츠탈 시신과 그가 소지했던 일부 장비. 시신 가까이에서 발견된 나무 자루가 매달린 구리 도끼가 연대 측정의 첫 번째 대상이었다.

출처 : 고대 세계의 70가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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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비일공일님의 댓글

신중히결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국의 풍수사상으로 따져보면 그토록 오랜시간동안 시신이 흙으로 돌아가지 못했으니 저사람의 후손은 대가 확실히 끊겼겠네요..^^  썰렁한 넝담 이었슴다..ㅡㅡ; 좋은 자료 잘 보고갑니다..^^

스피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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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엔 호주 연구팀이 아이스맨 옷에 묻은 피에서 DNA를 조사한 결과 서로 다른 네 명의 피가 묻어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치열한 싸움 끝에 죽은 것 같다는 새로운 주장도 나왔다고. 아래 주소에 관련기사 있습니다.

<동아일보 2005. 5. 25>
http://www.donga.com/fbin/output?sfrm=2&n=200505260049

썰렁님의 댓글

신중히결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피넬 요원님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를 주셔서...

여러 군데 갈비뼈가 부러진데다 여러 명의 피까지 묻었다면 그럴 가능성이 높네요.

하지만 맞아죽었다니... 불쌍한 생각이 드는군요.

스피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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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기사주소 하나 더 올립니다. 뼛속에서 공기방울같은 구멍이 발견돼 보존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 박테리아에 의해 생긴 것으로 의심된다는군요. 오래된게 아니라서 쉽게 찾을 수 있었네요.

<동아일보 2005. 7. 6>
http://www.donga.com/fbin/output?sfrm=1&n=200507060123

썰렁님의 댓글

신중히결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img src="http://keylhj.com.ne.kr/200507060123.jpg " border=0 name=zb_target_resize>

<img src="http://keylhj.com.ne.kr/200505260049.jpg " border=0 name=zb_target_resize>

감사합니다. 스피넬님. 덕분에 자료의 내용이 풍성해지는군요.

자이로스코프님의 댓글

신중히결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단한 발견이네요.....3300-3200 년 정도면 엄청난 세월을 얼음속에서 있었다는 애기인데....
근데 얼음속에 있으면 즉 추운곳에 있으면 바이러스도 살지 못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썩지를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존 상태가 참 좋네요. 저기 정자도 파손되지 않고 남아 있다면
추출해내서 연구하면 그 시대의 인간에 대하여 도움이 많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설렁요원님 좋은자료 잘 보고 갑니다.

워니야님의 댓글

신중히결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데 이 사람 어찌 옷을 벗고 발견되었나요. 혹시 그 시절에도 변태가...ㅋㅋㅋ
이 사람 머리카락은 원래 없는건지 아님 죽은 후에 빠진건지.. 사진으로 봐서는 꼭 대머리 같네..
그럼 대머리의 역사적 기원도 밝혀지는거냉~

흐르는태양님의 댓글

신중히결정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디스커버리에 나왔던 적이 있는 자료 군요

연대 측정 할때는 꽃가루 즉, 이사람이 죽기전 먹었던 음식 속에서 꽃가루가 나온걸 보고 했다고 하고

그러니깐 돌화살촉이 발견되어서 살해된것으로 추정 되고요.

맞은 자리에서 좀 벗어나 탈진과 출혈로 죽었다가..눈속에 갇혀서 오래 있었고 녹으면서 물을 따라 다니다가

2타동결 된후에 우리에게 발견 됬다고 합니다.

전쟁이나 살해 당한거죠 .

부족 전쟁으로 살해 당한듯 하다고 ..밝히던데..

죽은 자리에서 화살대가 발견됬는데

몸에 있던 화살촉하고 같은 화살 이었던게 밝혀 졌구요..

또한 갈비뼈 부러진것은 죽은후에 압력?이나 도주 할때 입었던 부상으로 추론 한다고 하네요.

요즘도 가끔 디스커버리에서 재방영되니 시청 해보시는것도 재밌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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