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아침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정신이 들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는 단어를 기억해내는 능력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어가 혀 끝에서만 맴돌 뿐 정작 생각나지 않는 현상을 카페인이 일으킬 수 있 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국제고등과학원의 발레리 레스크는 카페인이 뇌의 다른 연결통로를 차 단함으로써 각성 효과를 내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레스크는 행태심리학(Behavioural Psychology)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카페인은 기억하려는 내용에 따라 단기 기억력을 저해하거나 혹은 증진할 수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고 밝혔다.

레스크는 32명의 대학생을 카페인 투여 그룹과 위약 투여 그룹으로 나눈 다음 간단한 한 단어짜리 답을 할 수 있는 100개의 상식 질문을 주고 응답 반응을 살펴 보는 실험을 했다.

예를 들면 "고대 이집트의 문자는?" 이라는 질문을 던지고 "상형문자"라는 답을 기대하는 식이다.

학생들에게는 응답 전 10개까지 단어를 제시했고, 이중 2-8개는 답과 발음이 비 슷한 것, 나머지는 전혀 관계 없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정답을 말하지 못할 경우 정답의 첫 음절을 들려줘 응답을 재촉하고 이 때 답이 나오면 "말이 혀끝에서만 맴돌고 기억나지 않는 현상"으로 간주했다.

실험 결과 카페인은 학생들에게 제시한 단어가 정답과 유사할 때만 기억을 되살 리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반면 제시됐던 단어가 정답과 관련 없는 경우 카페인 투여 그룹은 위약 투여그 룹보다 응답에 더 애를 먹었다.

이는 "정보가 사고작용의 흐름과 관련 있을 때는 카페인이 기억된 내용을 떠올 리려는 작용을 돕지만 관련 없을 때는 오히려 방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레스크 는 해석했다.

영국커피협회는 이 실험이 너무 작은 규모로 실시돼 일반화할 수 없다고 반박했 다.

이 연구팀은 카페인이 실어증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연구를 확대할 예정이 다.

maroon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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