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1시10분께 경기 양평군 용문산 9부 능선에 추락한 UH-1H 헬기의 사고 원인이 쉽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관련 부대의 원인 규명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사고 헬기의 추락지점이 공군의 방공포대의 부근인 용문산 정상 1천여m 지점이라는 점이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시계불량에 의한 산악충돌 가능성 낮아

용문산은 경기 분당의 국군 수도병원을 이륙,강원 모처에 있는 육군 204항공대대로 이동하던 사고 헬기의 이동 경로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이다. 따라서 현재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갑작스런 기상악화'로 인한 산악 충돌 사고시 용문산은 사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점일 수 밖에 없다.

실제 군 당국은 사고직후 "사고시간 대 야간기상 상황을 분석한 결과, 산 정상 부근에 운무가 끼는 등 국지적으로 기상이 악화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상악화가 사고 원인과 관련이 있는 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조종사인 신기용(44) 준위와 부조종사인 황갑주(35) 준위가 야시장비를 착용하고 조종간을 잡았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시계불량'으로 인한 산악충돌 사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야시장비를 착용할 경우 야간은 물론 심한 운무에도 웬만한 시야는 확보되기 때문이다. 또 사고 헬기 조종사들이 적지 않은 비행경험을 가진 베테랑들인데다 이 지역을 비행하는 헬기 조종사들은 용문산이 ' 가장 확실하고 위험한 장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헬기의 경우 웬만한 상황이 아니면 야간 비행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야간에 용문산 상공을 비행했다면 평소보다 고도를 높이는등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또한 20일 날이 밝으면서 공개된 헬기의 추락지점은 용문산 공군 부대로 진입하는 도로변인 것으로 드러나 시계불량에 의한 산악 충돌 사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후에 따른 엔진 결함?...왜 교신 없었을까??

사고 헬기가 도입된지 40년이 지난 노후 기종이기 때문에 엔진 결함등 기기 고장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통상 비행체가 기기 고장을 일으킬 경우 긴급 교신에 따른 구조요청이 수반되는 것이 보통인데 사고헬기는 아무런 교신도 없이 갑자기 추락했다.

더불어 통상 헬기는 엔진 교체후 2400 시간을 운영하는 데 이번 사고기는 엔진 교체 후 65.5시간을 비행한 것에 불과했고 이달 초에는 부대에서 정비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나 기체결함 가능성을 떨어 뜨리고 있다.

이와관련,사고 헬기는 당초 육군 측 발표와는 달리 추락 직전 지상관제소와 교신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은 이날 오후 "당초 설명중 '광탄 비행장을 지나고 있다는 교신을 끝으로 사라졌다'는 내용을 '광탄 비행장 부근에서 헬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졌다'로 정정한다"면서 "사고 헬기는 20일 새벽 0시55분에 수도통합병원을 이륙할 당시 '이륙한다'는 교신을 마지막으로 했고 비행하는 동안에는 레이더상에서 추적이 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사고 헬기가 국군수도병원에 뇌출혈을 일으킨 병사를 내려놓은 뒤 "이륙한다"는 교신을 한 것 외에는 추락 직전까지 아무런 교신을 하지 않은 것이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헬기가 추락한 지점은 공군이 운용중인 용문산 사이트의 부대 정문 부근이었다. 용문산 사이트는 중부전선의 일대의 비행물체를 감시하는 레이더와 함께 적기나 미확인 비행물체를 요격하는 대공 미사일과 대공포가 배치된 우리 공군의 가장 중요한 기지중 하나이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사고 헬기가 용문산 사이트와의 사전 비행연락 미비로 인해 모종의 사고를 당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사고헬기가 응급환자를 이송하게 되면서 사전에 204 항공대와 육군 항공작전사령부,또는 항공사령부와 공군 방공포병 사령부간에 제대로 연락이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관련,사고직후 관련 부대등에서 나온 초기 증언이 주목되고 있다. 사고 헬기가 "퍽"하는 소음과 함께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더불어 20일 공개된 사고 헬기는 두동강이 난 모습이었다. 기상악화로 인한 산악충돌,기체결함에 의한 추락일 경우 사고헬기는 훨씬 더 파손 상태가 심해야 한다. 기체를 정확하게 이등분하듯이 두동강 낼 수 있는 것은 미사일등 대공화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육군이 UH-1H의 비행을 전면 중단시키고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7명의 장병 목숨을 앗아간 사고의 실제 원인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되고 있다.


송한진 기자 shj@newsis.com

[이 게시물은 선장님에 의해 2014-02-02 11:29:24 미스테리에서 이동 됨]

추천1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