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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오명 남긴 '불의의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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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2건 조회 1,267회 작성일 09-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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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을 암살한 범인에게 하숙집을 내줬던 메리 수라트에 대한 사형 선고는 정당했나. 나치 전범들은 왜 재판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죄목으로 유죄를 인정받았나.

사람의 판단으로 이뤄지는 재판 과정과 결과가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다. 중간에 법과 정의보다 센 '힘'이 끼어들 여지는 언제나 있다.

영국 변호사 브라이언 해리스는 '인저스티스'(열대림 펴냄)에서 기원전 399년 아테네의 소크라테스 재판부터 1951년 미국 로젠버그 간첩사건 재판까지 역사에 오명을 남긴 정치범 재판 13건을 꼽아 본다.

그 안에는 누가 봐도 '사법 살인'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사건도 있으며, 피고인이 분명히 도덕적으로 잘못된 범죄를 저질러 단죄가 필요했던 사건도 있다.

13가지 사건은 피고인의 유죄 여부를 떠나 권력의 영향으로 재판 결과가 바뀌었다는 '합리적 의혹'이 있는지 기준으로 선택됐다.

저자는 나치 전범이 저지른 가공할 범죄를 응징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뉘른베르크 법정이 당시 법률에 정해지지 않았던 평화에 대한 범죄와 반인류 범죄를 피고인들에게 소급 적용했다고 비판한다.

인간의 사악함도 '발전'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형법 조항을 만들어 응징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새로운 형법 조항을 소급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반론을 제기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던 소련 측 재판관, 그것도 스탈린의 선전용 재판에나 참여했던 이올라 니키첸코가 재판정에 포함됐다는 것도 '승자의 정의'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1950년대 소련에 원자폭탄 기밀을 넘겨준 죄로 사형당한 줄리어스ㆍ에설 로젠버그 부부는 매카시즘 광풍이 불고 있을 때 재판을 받은 탓에 증거가 부족한데도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로젠버그 부부가 소련에 넘긴 정보가 사형 선고를 받을 만큼 중대한 것이 아니었다는 증거도 있었고 이들의 간첩 혐의에 대한 증언과 증거들이 조작됐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법정은 추가 심리를 거부하고 서둘러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1865년 링컨 암살 사건에 대한 재판에도 합법성과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 있다. 일반 법정이 열려 있었음에도 군사법원에서 사건을 맡았고, 재판위원회는 링컨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채워졌으며, 고소장은 암살 공모 혐의와 살인 혐의를 구분하지 않을 만큼 불명확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근현대 사건들 못지않게 역사 속에서 벌어진 재판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아테네 신들을 섬기지 않은 불경죄, 새로운 신들을 제시한 죄,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죄로 고발당한 소크라테스는 "돈을 받고 남을 가르친 적이 없으며 신의 존재를 '고발자들보다 높은 수준으로' 믿었기 때문에 고발자들이 오해한 것"이라는 변론을 펼친다.

오늘날 사람들은 소크라테스가 세상의 시기와 중상을 받아 사형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정치란 대중보다 '합당한 자들'의 통치라고 믿는 소크라테스 때문에 민주주의의 안정이 깨질 것을 두려워한 도시 국가 아테네의 방어책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저자는 법정 드라마를 보여주듯 역사 속 재판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놓는 솜씨를 보여준다. 까다로운 법률 용어를 쓰거나 법의 정당성에 대한 교훈을 늘어놓지도 않아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고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을 주로 나열한 탓에 지나친 음모론이 아닌가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법정이 모호한 법률적 잣대를 들이밀어 스스로 정당성을 해친 적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저자의 전제만큼은 손을 들어줄 만하다.


[이 게시물은 선장님에 의해 2014-02-02 10:35:32 미스테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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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루시엔다크님의 댓글

루시엔다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사법살인의 대표적 예는 멀리갈것 없이<br /><br />인혁당사건이죠. <br /><br />그리고 인혁당사건의 재판일이 세계 사법암흑의 날로 선포된바도 있죠(국제법학자회의)<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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