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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을 뒤흔든 북 후계자 문제,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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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현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댓글 4건 조회 1,311회 작성일 09-06-06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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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을 뒤흔든 북 후계자 문제, 진실은?
유재순 기자 icon_mail.gif

북, 후계자? "손자뻘에게 충성하라고?"



■ 김정운이 후계자라고? 천만의 말씀!

요 며칠 일본언론이 몹시 시끄럽다. 북한 때문이다.

일본언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3남인 김정운이 결정됐음을 한국의 국정원이 확인해 주었다고 보도했다. 그 증거로 북한이 해외공관에 공문형식으로 김정운이 후계자가 되었음을 통보했다는 것.

또한 김대중 정부 시절 특사로 자주 북한을 오갔던 민주당의 박지원 의원도 6월 1일, 정부로부터 북한의 후계구도 움직임이 있었고, 따라서 김정운에게 충성맹세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를 두고 일본언론과 정가는 마치 대단한 일이 벌어진 것처럼 난리가 났다. 국정원의 공식확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한편, 평양주재 외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일일이 확인해 보기도 했다.

물론 일본언론사와 전화연결이 된 독일대사관과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는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면서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과 일본에서만은 북한의 후계자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사실 지난 5월 2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상중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하 핵 실험을 감행했다. 덕분에 일본과 미국은 북한의 동향에 신경을 곤두세웠고, 그러는 와중에 2일, 김정운 후계자 결정 뉴스가 흘러나왔다.

문 제는 후계자 결정이 과연 정확한가 하는가였다. 1일 국정원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었다'라고 한일 양국 언론이 보도하고 있지만, 국정원은 이에 대한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공문형식으로 김정운이 후계자가 되었다는 내용을 해외공관에 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뿐이었다.

그런가 하면, 산케이신문은 6월 3일 자 워싱턴발 기사에서, 미국정부의 고위간부가 ‘건강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는 김정일 총서기가 3남인 김정운 씨에게 권력승계를 하고,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확립을 서두르고 있다.’ 라고 보도했다.
덧붙여 지금까지 미 고위관리가 김정운이라는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하며 후계자 문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렇듯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는 김정운의 후계자 결정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며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같은 정보가 어디까지 사실일까?

우선 국정원이 확인해주었다는 북한의 해외공관 공문 예를 살펴 보자.

국내신문은 물론 일본언론 어디에도 김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문구를 직접 보거나 확인했다는 기사는 단 한 군데도 없다.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다는 국정원의 공식확인조차 해외공문을 봤다는 언급이 전혀 없다.

그 렇다면,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아마 국정원은 국정원이 심어놓은 정보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문서나 확인내용이 없다. 또한, 왜 이 시점에 이 같은 정보를 일부러 언론에 흘렸나 하는 것이다. 과거 군사정권 때처럼 코너에 몰린 정국타개를 위해?

게다가 올 연초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김정운이 결정되었다는 기사가 한일 양국에서 꾸준히 보도되어 왔었다. 새삼스러운 내용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직접 확인한 내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그런 소문이 있다’라는 정도에서 북한 소식통의 입을 빌려 보도해왔다.

다만, 이번에 다른 것이 있다면 ‘국정원이 확인해주었다’라는 정도다. 그래서인지 한국과 일본언론은 ‘국정원의 확인’을 유독 강조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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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 국정원의 확인’조차도 ‘확인’할 수 없는 ‘가정’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해외공관으로 보내는 공문에 김정운의 이름을 넣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교 배낭으로 보내는 공문에서 이메일로 후계자 결정내용을 보냈다고 갑자기 그 루트가 바뀌었다. 이 또한 이상하다.

특히 '후계자'라는 문구는 북한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절대로 입 밖에 내어서도 활자로 나타내서도 안 되는 금기사항 중의 최고 금기어다. 그런데 해외공관, 그것도 공문 혹은 이메일을 보내 후계자 내정을 알렸다는 것은, 북한의 내부 사정상, 정서상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 2일, 3일 북한으로 떠나는 한 재일동포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공문에 후계자 혹은 김정운의 이름을 담는다는 것은 북한의 생리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공식, 비공식을 막론하고 북에서는 입 밖에도 못내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공문을 보내 후계자 결정을 알린다는 것은 너무 오버하는 해석입니다.”

북경에 주재하고 있는 또다른 북한 사람은,

“만약에 말입니다. 그 정도의 큰일이라면 위에서 직접 해외대사들을 본국으로 불러 후계자 결정 내용을 시달하면서, 해당 나라에 어떻게 알릴지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지 절대로 종이(문서)로 알리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다. 또 있다.
조총련의 한 고위간부는 요 며칠 한일양국의 언론이 보도하고 있는 후계자 문제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다.

“만약 김정운이 진짜 후계자로 결정이 됐다면 그것은 뭔가 전략적인 계산이 깔려 있을 거예요. 바로 그 밑에 깔려있는 셈(계산)을 잘 읽어 봐야 돼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진짜 사실이라면 언론보도와는 달리, 이것은 북의 내부용이 아니라 외부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냐하면 북에서는 이미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언론이 북의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걸 낚으려고 일부러 그런 정보를 흘렸을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아마 그런 면에서 꽤 여러개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흘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후계자문제만 집착하지 말고 북에서 나오는 다른 문제도 한번 잘 살펴보세요. 뭔가 연결되는 부분들이 있을 겁니다.
게다가 우리 총련에는 아직 그런 지침이 내려온 바도 없거니와 그와 비슷한 공문 하나 온 게 없어요.”


이쯤되면 상당히 혼란스럽다.

국정원은 공식적으로 틀림없다고 하고, 반면 북한사람이나 북과 관계가 깊은 조총련계 재일동포들은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반론을 편다.

그럼 기자가 만난 북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후계자 문제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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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김일성, 김경희 ©JPNews


■ 북 관리, "손자뻘에게 충성하라고?"

그동안 기자는 지난 5년 동안 3회에 걸쳐 북한에 직접 가 취재를 했고, 그리고 북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50여 차례 이상 중국을 오갔다. 그러는 과정에서 북한의 여러 계층을 골고루 만났다.
그중에는 최고위층의 측근으로서 베스트에 들어가는 고위간부도 있고, 무역을 하는 북의 경제인도 있다.

한국인의 특징은 정이 많고 화통하다는 것이다. 북한인도 남한사람과 별반 다를 바 없다.
북한 사람을 만나기 위해 50여 차례 중국을 오가면서 수백여 회가 넘는 미팅을 가졌다. 그러다 보니 서로 정이 들고 신뢰감이 쌓여져 피차간에 솔직하게 된다. 거기에다 술 한 잔 들어가면 소위 말하는 혼네(진심)가 나온다.

북한 사람들도 그랬다. 그들은 처음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북한의 입장을 이야기하다가, 대화가 무르익으면 어렴풋이 진실을 알 수 있는 말들을 무심코 던지곤 했다.

그래서 기자는 그들을 만나면 나중에 호텔로 돌아와 퍼즐게임을 하듯, 그런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모아 조합하곤 했다. 그리고 이튿날 다시 확인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소식을 들었다.

기자가 만난 고위간부들의 특징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북의 내부의 일을 솔직하게 말해 주지도 않았다.

하 지만, 하도 자주 만나다 보니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가 있었다. 실제로 그들은 어떤 사실을 놓고 구체적으로 물으면, ‘사실’일 때는 무조건 ‘모릅니다.’라고 대답했고, 사실이 아닐 때는 대신 말이 많아졌다. 긴 설명이 따라붙는 것이다.

한 예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 중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인 김영남 씨를 확인할 때, 북의 고위관리는 며칠동안 ‘모른다’로 일관했다. 이리저리 에둘러 질문을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오로지 한가지 ‘우리 선에서는 알 수 없습니다.’였다. 그런데 나중에 헤어질 무렵 딱 한마디 했다.

“일본언론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그 순간,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은 남한출신 김영남 씨라는 것을 확신했다. 실제로 몇 개월 뒤, 그것은 사실로 밝혀졌다.

후계자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사람들은 지위를 막론하고 김 위원장 로얄패밀리에 대한 공개적인 이야기를 극히 꺼린다. 금기사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자 입장에서는 남북한, 나아가서는 국제정세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치는 북한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후계자 문제도 그 중 하나다.

2007년 북경에서 만난 북의 고위간부 3명과 회식자리에서 나눴던 이야기다. 물론 그 당시에는 오프 더 레코드로 대화를 나눴다.

기자: 3대에 걸쳐서 권력세습을 할 수가 있나?
북: …
기자: 설령 3대에 걸쳐 권력세습을 한다고 해도 성공할 수 있겠나. 3대에 걸쳐 권력승계에 성공한 나라가 이 지구 상에 어디 한군데라도 있나? 없지 않나. 왕조도 상징적으로 남는 판에.
북: 우린 후계자 문제를 이야기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모두 남한과 일본언론이 일방적으로 추측하고 만들어 낸 작문기사다.
기자: 그럼 김 위원장 이후에는 누가 북의 지도자가 되나?
북: …


기자: 설사 김정남이든 정철이든 정운이든 아들 중에 새 지도자가 된다고 치자. 그럼 군부에서 이를 승인하겠는가? 게다가 후계자 수업을 전혀 시키지 않고 있지 않은가?
북: 이남 사람들은 왜 우리 공화국 내부 문제에 대해서 그리 관심이 많은 지 모르겠다. 우리 장군님께서는 후계자에 대한 이야기를 절대로 입 밖에 내지 못하게 지시를 내리신지 이미 오래다. 그래서 우리는 후계자에 대한 논의를 전혀 하지 않는다.

기 자: 남이나 북이나 모두 같은 민족이다. 때문에 우린 옛부터 유교사상에 깊이 젖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세 아들 중 한 사람이 후계자가 된다 한들, 군부의 실세들 입장에서 보면 아주 새파란 손자뻘인데, 그런 어린 손자뻘한테 군 실세들이 ‘충성’하고 맹세를 할 수가 있겠는가?
북: 우리 공화국에 대해 많이 연구하셨구먼요.
기자: 농담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독재권력이 3대까지 이어진 나라는 단 한 군데도 없다. 이는 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 김 위원장의 사후는 집단체제로 가는 것인가?
북 : 그건 우리도 알 수 없다.

기자: 그럼 세 아들 후계자문제는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가?
북: 솔직히 말하면 60이 넘은 우리들도 신뢰감은 안간다. 하지만, 그에 대해서는 우리장군님이 알아서 하실 문제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대단히 심도있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그때 기자는 두 번 다시 이들을 못 만날 수도 있다라는 각오 아래 발언내용에 있어 전혀 수위조절을 하지 않은 채 물어보고 싶은 말은 모두 물어보았다.

오죽하면 그들이 기자를 가리켜 ‘당신은 말이 너무 스트레이트여서 공작원 같은 오해는 안 받겠수’라고 할 정도로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보았다.
그래서였는지 그들은 며칠 후 헤어지는 순간까지 걱정이 됐는지 기자에게 오프 더 레코드 를 걸어왔다.

그때 북의 고위관리는 기자의 말을 전혀 부인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긍정도 하지 않았다. 이러면 이쪽 말에 동조를 한다는 의미다.

또 다른 북한관리의 말. 이들은 북경에서 만났다.

“솔직히 김주석과 빨치산운동을 하며 독립운동을 한 군 어른들이 손자뻘 밖에 되지 않는 그 아이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기는 좀 그렇지요.
하지만 장군(김정일)님은 다릅니다. 장군님은 군부에서 먼저 우리 공화국의 다음 세대 구심점으로 적극적으로 지도자 추천을 하셨고, 그래서 마지못해 주석께서 허락하셔서 영도자가 되신 것입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부터 장군님은 지도자 수업을 철저하게 시키셨구요. 말하자면 장군님은 남한에서 잘 쓰는 ‘준비된 지도자’ 였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또 이렇게 말했다.

북 한의 군부 실세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김 위원장에 대한 군부의 입장을 한 마디로 ‘애상’이라고 표현했다. 그것은 대단히 특별한 감정으로, 현재 북의 권력구도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김주석과 함께 빨치산운동을 한 동지적 연계의식이, 그 아들인 김 위원장에게 고스란히 대물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지도자이기 전에 함께 독립운동을 한 동지의 아들로서 지켜 주어야 한다는 책임과 의무, 그리고 의리를 지키기 위해 김위원장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군부 실세들의 기득권 고수도 포함돼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하 지만, 3대에 걸친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이들도 솔직히 그 미래를 알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정남,정철,정운 등 이 세 아들은 할아버지 세대인 군부 실세들과 절대적인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가령 고 김일성 주석과 현 군부 실세들은 같은 빨치산 세대다. 그의 자식들인 김 위원장과 군부 실세 자식들도 같은 동년배 세대다. 때문에 이들은 비슷한 환경에서 함께 자랐고, 학교도 혁명세대들만이 다니는 만경대혁명학원을 거쳐 김일성대학교를 나왔다.

그런 만큼 자식들끼리도 절친한 친구이거나 혹은 한다리 건너면 잘 알 수 있는 선후배 관계다. 연대의식이 깊을 수밖에 없는 공통점이 있는 것이다.

반면 김 위원장은 지도자로서의 존재뿐만 아니라 아버지 세대인 김일성 주석과의 관계에서도 인간적으로 지켜줘야 할 ‘책임과 의무, 의리’가 현 군부 실세들에게는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같은 공통점이 세 아들에게는 없다는 것.
아무리 군부와 연결하려 해도 아버지인 김 위원장의 존재를 빼고 나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조차 후계자 문제가 3대로 넘어오면 이야기는 물론 분위기가 전혀 달라진다고 한다.

“정남이나 정철이, 정운이는 솔직히 우리도 잘 모릅니다. 저희들도 장군님께는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할 수 있지만, 그 애들은… ”

이것이 바로 현재 북한의 내부 정서다.

그런데 이번에 3남인 김정운이 정식으로 후계자가 되었다고 연일 리바이벌해 보도되고 있다. 그렇다고 실제로 확인된 기사는 하나도 없다. 직접 문서화 된 공문을 본 사람도 없다. 그런데도 점점 기정사실로 굳혀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 만약 3남 정운이 후계자가 된다 하더라도 권력승계 어려워

문제는 설령 김정운이 후계자로 정해졌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사후까지 권력승계가 이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거의 ‘노-’에 가깝다.

지난 5년 동안 기자가 만난 북한고위간부들과 그 밖의 관계자들은, 단 한번도 3대에 걸쳐 권력승계를 한다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저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까지는 ‘목숨을 바쳐 충성을 다 할 수 있지’만, 그들이 ‘그 아이들’이라고 표현하는 정남, 정철, 정운 3형제에게까지 ‘충성’을 바치지지는 못하겠다는 의미에 다름아니다.

기자가 후계자에 대한 질문을 수십여차례에 걸쳐 묻고 또 물어봤을 때, 그들은 대답 대신 침묵을 지켰다. 단 한 번도 인정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
결국, 이는 3대에 걸친 권력승계에 대한 완곡한 거부감의 표현이다.

한편 작년, 누구라고 지칭할 수 없지만 꽤 핵심적인 자리에서 일을 하는 북한관리가, 기자에게 대단히 흥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미얀마 같은 체제로 갈 지도 모르지요. 지금은 우리 장군님의 지도력이 워낙 뛰어나 군부도 충성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아이들한테까지 대물림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면 당이 권력을 쥐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역시 군이지요. 군이 가장 세요.
어쩌면 군이 권력을 쥐고 김주석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 공화국을 이끌어 갈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즉 3대에 걸친 권력승계보다 군부가 정권을 쥘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80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등장을 예로 들었다.

79년 10월 26일,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 부장에 의한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이후, 대부분의 국민들은 최규하 대통령이 잔 임기를 마치면 당연히 제2인자였던 김종필 총리가 대통령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군인 하나가 튀어나와 자기 스스로 초고속 계급승진을 하고, 종국에는 비록 체육관 선거이긴 하지만 대통령이 되었다. 바로 전두환 씨다.

북한관리는 바로 이 같은 예를 들었다.
때 문에 막상 절대적인 권력자가 쓰러지면 그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정남, 혹은 3남인 정운이 후계자가 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들은 절대적인 권력자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군, 당 그 어느 쪽에서도 선뜻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의 예를 들었다.

김위원장은 10대 후반부터 아버지인 김주석을 따라다녔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무 의식 없이 따라다녔고, 김일성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부터는 후계자 수업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김정일위원장을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이 에 대해서는 기자가 실제로 김일성종합대학의 16개의 교실에 설치된 김일성.김정일부자의 기념관에 가서 직접 확인한 바가 있다. 그곳에는 김 위원장의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김주석의 현장시찰 때마다 함께 다닌 사진들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그 현장은 농촌이 되기도 하고 때론 군부대, 혹은 공장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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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 주석과 함께 농촌 현지 시찰 중인 김정일 ©JPNews

하지만 정남, 정철, 정운은 이 같은 후계자 수업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권력 다툼을 염려한 김 위원장이 후계자 문제를 일체 거론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후계자 수업을 하기에는 정남은 너무 밖(외국)으로 나돌아다녔고, 정철은 정치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인문에 더 관심이 많아 아버지인 김 위원장조차 권력자 자리에 아예 후보군으로 올려놓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일 양국 언론에서는 정철은 마음이 유약하여 지도자감이 안된다고 보도해 왔다.
하지만, 일부 북한관리들은 실은 정철이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그다지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은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몇 년 전, 정철, 정운이 평양에서 최고급 호텔로 알려진 고려호텔에 친구들과 함께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이번 주에는 정철, 다음 주에는 정운 하는 식으로 두 형제가 번갈아가며 고려호텔에서 술을 마시며 친구들과 놀았다는 것.

나중에 이를 안 김 위원장이 대노하여 출입금지를 시켰는데, 그 후 정운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았고 정철이만 몇 번 더 친구들과 와서 술을 마셨다고 한다.
만약 정철의 성격이 유약했다면 절대적 권력자인 아버지의 명령을 어길 수 있었을까?

그들의 행동을 몇 번 지켜봤다는 북한관리는, 정철은 처음부터 아예 정치에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지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마치 김정남처럼.

“ 정남이는 매우 머리가 좋은 친구예요. 정남이는 공화국 내부 사정은 물론 국제정세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는 몇 안되는 공화국 사람중에 하납니다. 장군님도 정남이가 보고하는 보고는 100% 신뢰를 합니다. 실제로 가장 정확하니까요.

문제는 정남이가 의도적으로 공화국 정치를 멀리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공화국에서 중요한 결정이 있을 때는 일부러 외국에 나갑니다. 자기를 의식하지 말라는 메시지이지요.
아버지인 장군님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본 밀입국 때문에 눈 밖에 났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 알려진 것입니다.

원래 우리 공화국 사람들 여권을 여러 개 가지고 사용하는 거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위조 여권 사용은 공화국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에서 발각된 것에 대해서는 칠칠치 못하다고 야단을 맞았지만, 그래서 장군님 눈밖에 나 외국을 떠돌아다닌다고 알려진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즉 아버지의 사후를 준비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의 행동반경은 중국,홍콩,마카오,싱가폴,호주,프랑스를 넘나드는 것입니다.”


특히 김정남은 권력의 속성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일찌감치 권력 다툼으로부터 스스로 물러나 앉았고, 또한 그 길이 아버지의 사후에 자신이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김정남은 자신이 드나드는 해당국의 언어는 그래서 꼭 익힌다고 한다. 그래서 영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일어, 프랑스어, 독어도 아주 유창하게 말할 줄 안다는 것이다.

북 한관리의 말에 의하면, 김정남은 언어만 가지고도 먹고 사는 데는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외국친구들과의 인간관계도 좋아, 중국 고위간부 자제들과는 대단히 막역한 사이이고, 중국권과 연관이 깊은 홍콩, 싱가폴에도 SOS 신호만 하면 당장 달려올 인맥들이 늘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김정남의 생각과 행동을 아버지인 김 위원장도 잘 알고 있다는 것. 때문에 장남 정남이 외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반대를 한 적이 없다고 북 관리는 말했다.

아무튼 최근 북한의 핵 문제와 맞물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구도를 놓고 한일 양국 언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정운을 후계자로 기정사실화하여 온갖 추측기사를 남발하고 있다.

하 지만, 북한 고위관리는 이에 대한 확인요청에 금시초문이라고 시치미를 떼고 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북경 주재 북한관리는 그 출처가 국정원이라는 사실을 근거로, 코너에 몰린 이명박 정부가 국내 정치문제 현안을 북풍으로 잠재우려고 꼼수를 부리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럼 진짜 후계자는 과연 누구일까?
북 고위 간부의 말대로 손자뻘 되는 정남,정철,정운에게까지 차마 '충성'을 외칠 수 없는 것인가. 아니면 미얀마처럼 김 위원장 사후에는 군부가 집단체제로 통치를 하게 되는 것인가?

북의 고위관리가 말했다.

"김 주석, 김 장군님처럼 절대적인 카리스마가 없는 아들들이 우리 인민들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보장 못합니다. 더욱이 장군님의 사후라면 더더욱...
역시 군이 더 세지요."


 ■ 최초로 공개하는 '김일성 종합대학에 전시된 김정일 현지시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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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함께 김정일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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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 시찰 중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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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은 늘 아버지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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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 주석과 함께 현지시찰중인 김정일 ©J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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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일성 주석 ©JPNews


[이 게시물은 선장님에 의해 2014-02-02 10:35:32 미스테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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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모글리최고님의 댓글

뽀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한국역사를 제대로 아셔야합니다.<br />6.25는 남한이나 북한문제가 아니라는 것쯤은 아셔야 한다고 생각해요.<br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하면서 시작된거라고 보셔야합니다.<br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우리는 누구인가" MBC에서 강의한거 추천~

나물꾼님의 댓글

뽀리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요원 작성일

      [!--9004|1--]힘없는 나라의 비극이지 누구를 탓할거요???온 세상이 평화로 가득 찼으면 좋겠지만 국가간에도 약육강식의 논리가 적용되는 마당에 ...일제 치하에서의 민족수모를 뼈져리게 겪었잔소...남의 나라 탓 해봐야 내 자신만 못난놈되는거지....힘을 키우는게 그 무엇보다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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