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고중력 환경 외계인의 공통점

[SF 관광가이드] SF관광가이드/ 외계인신화(26)

지난회까지 중성자별의 지표에서 살아가는 지적존재에 관한 작가 로벗 L. 포워드의 사고실험을 소개했다. 그의 장편소설 ‘용의 알’에 등장하는 중성자별의 외계종족 칠라 종족가 소설 속에서 문명발전을 가속화해가는 추이를 주요단계별로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다.(자료원: 위키) 사건별 연대(年代)는 동시대의 지구시간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최근으로 올수록 문명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짐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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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벗 L. 포워드의 소설 ‘용의 알’ 의 무대가 되는 중성자별의 자기력선. 우리 지구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강력한 자기장 때문에 이 지표면의 생물들은 특정방향으로만 이동할 수 있을 뿐 자연의 조건을 거스르기 어렵다. (copyright: Del Rey)

* 기원전 3천년: 중성자별 표면에 원시생명 탄생

* 기원전 1천년: 원시생명에서 식물로 진화

* 기원전 1천년 이후: 동물 분화

* 서기 2032년: 최초의 무기 발명/ 위험한 포식자를 물리치기 위한 책략 구사
(2049년 11월 인류가 중성자별 상공에 탐사위성 설치)

* 2050년 5월 22일 14시 44분 01초: 농업의 발명/ 수렵채집 기법의 진화

* 2050년 5월 22일 16시 45분 24초: 화산분출로 재난을 피해 부족이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 식량수급 통계를 위한 수학의 발명/ 조직화된 종교 탄생

* 2050년 6월 14일 22시 12분 30초: 문자의 발명

* 2050년 6월 20일 6시 48분 48초: 성전(聖殿) 건설/ 인류가 처음으로 칠라 종족에게 전파 메시지 송출/ 칠라들이 인간들이 보낸 디지털 영상을 인식

* 2050년 6월 20일 7시 58분 24초: 칠라가 인류에게 최초로 답신을 보내는데 성공

* 2050년 6월 20일 11시 16분 3분: 칠라가 자신들과 인류 둘 다 초신성 폭발로 생겨난 원소들로 창조된 존재임을 인지

* 2050년 6월 20일 20시 29분 59초: 칠라의 중력조작 실험 최초 실시

* 2050년 6월 20일 22시 30분 10초: 칠라가 중성자별 궤도 상공에 있는 인류의 우주선까지 탐사에 나서다.

* 2050년 6월 21일 6시 13분 54초: 칠라와 인류의 마지막 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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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중력 행성에 살아가는 생물의 한 예. 피부가 아주 유연해서 강한 중력의 환경에서 충격을 받거나 떨어지더라도 크게 다치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할 공산이 크다. 아니면 이와 반대로 외피가 아주 두터워 어지간한 충격에는 내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copyright: Artwork Premium Poster)

이제까지 소개한 고중력 환경에 사는 외계인 혹은 외계의 지적 생명은 생김새 면에서 대체로 다음 네 가지 특성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자료원: charliejane, ‘Four Theories About Creatures from High-Gravity Worlds’, io9.com, 11/20/07 1:33pm (http://io9.com/325109/four-theories-about-creatures-from-high-gravity-worlds)

1. 벌레나 곤충을 닮아 있다.

‘중력의 임무’의 메스클린인들과 ‘용의 알’의 칠라인들이 전형적이다. 메스클린인은 빨판 겸 다리가 18쌍 달려 있어 땅을 훨씬 더 잘 움켜쥘 수 있다. 고중력 환경에서는 떨어지면 크게 다치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칠라인은 껍데기 없는 전복이나 해삼처럼 생긴데다 눈 12개가 방사형으로 몸 끄트머리에 고루 퍼져 있다. 껍질 없는 벌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체구가 짧고 땅딸하다. 대신 근육과 뼈는 훨씬 더 강하다.

이러한 생김새의 외계인들은 얼핏 수중생활이 더 쾌적할 것 같지만 물속에서는 불을 쓸 수 없다. 따라서 어느 단계 이상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유로파에 생명이 존재한다면 바로 이점이 과학기술문명으로 도약하는데 장애가 될 것이다.

3. 인류처럼 중력이 약한 행성의 생명에 비해 우주 진출이 더 어렵고 설사 가능하다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구의 탈출속도는 초속 11km지만 목성의 경우에는 무려 초속 59.54km나 된다. 중력이 강할수록 탈출속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고중력 행성의 외계인들이 궤도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자면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기술력이 필요하다. 물론 칠라인처럼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상정하는 과학소설 작가도 있다.

4. 중력이 강한 행성은 우리가 숨쉴 수 있는 산소를 대기에 품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력이 너무 강한 행성은 수소처럼 가벼운 기체도 잔뜩 붙들어 놓는다. 결과적으로 가벼운 기체들 위주로 대기가 구성되다보니 산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런 곳에 생명이 잉태된다면 산소호흡이 아니라 메스클린인의 예에서 보듯 수소호흡을 하거나 기타 산소보다 가벼운 기체로 호흡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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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만도 중력우물을 끊고 우주로 나서기 위해서는 로켓이 초속 11km의 추진력이 있어야 한다. 지구보다 몇 배에서 수십 배가 넘는 거대행성이나 심지어 중성자별 표면에서 로켓을 띄우자면 이제까지의 통상적인 발상으로는 우주의 문턱에 다다를 수 없다. 그런 만큼 고중력 행성의 지표에 설사 지적인 존재가 출현한다 하더라도 이들의 우주로 진출하는 것은 우리보다 훨씬 힘들고 오랜 시일이 걸리는 과제가 될 것이다. (copyright: www.hdwallpaper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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