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양자암호통신...SKT와 `퀀텀 경쟁`

KT가 양자암호통신 기술 파악에 착수한다.

KT에 앞서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에 돌입한 SK텔레콤과의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KT융합기술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으로 11일 대전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교류회를 개최한다. KT융합기술원 대전연구개발(R&D) 센터에서 열리는 이 교류회에는 이동면 기술원장과 이창희 카이스트 전기 및 전기공학과 교수가 참석한다.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국내외 동향, 향후 전망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KT의 이같은 행보는 단순한 정보수집 차원 이상으로 해석된다.

KT융합기술원이 미래기술을 연구하는 곳으로, 기술 개발과 투자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KT안팎에선 대전 R&D센터가 아닌 융합기술원 차원에서 행사가 진행된다는 것은 그만큼 비중 있게 본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KT가 뛰어들면 국내 양자암호통신 기술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SK텔레콤과 기술개발 경쟁이 촉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 융합기술원 내에 ‘퀀텀테크랩’을 설립하고 양자암호통신 연구를 수행해왔다. 최근 양자암호통신을 저렴하고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칩 개발에 나서면서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에 이어 KT가 양자암호통신 대열에 합류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양자암호통신 상용화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도열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아직 대중적으로는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뛰어들어도 기술적 추격이 가능하다”면서 “국내를 대표하는 두 통신사가 경쟁한다면 기술발전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암호통신은 도청이나 감청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한 ‘꿈의 보안기술’로 불린다. 전통적인 유·무선 통신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필수 기술로 평가된다.

정부도 ‘양자암호통신 중장기 추진 전략’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미국·중국·유럽·일본·캐나다·호주 등 각국이 수백억원에서 최고 1조원에 이르는 거액을 투자하고 있어 향후 ‘총성 없는 양자(Quantum)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